아메리칸 학원 1
이민진 지음, 정소영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메리칸 학원』 1권

 

우리는 흔히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성공적인 삶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죠.

특히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과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클 거예요.

하지만 과연 좋은 교육이란 무엇일까요?

그리고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성공은 정말 행복한 삶으로 이어지는 것일까요?

 

이민진 님의 『아메리칸 학원』은 이러한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에요.

처음에는 교육과 학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1권을 읽고 나니 단순히 교육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의 사랑과 희생, 이민자의 삶, 세대 간의 갈등, 그리고 각자가 꿈꾸는 성공의 의미를 담아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권은 1990년대 초 대치동에서 살아가던 존과 헬렌 부부, 그리고 세 자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져요.

IMF 외환위기로 삶의 기반이 흔들리면서 가족은 한국을 떠나 호주 시드니를 거쳐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하게 되죠.

 

익숙했던 환경을 떠나 낯선 나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일 것이에요.

부모에게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야 하는 또 다른 도전이었을 것이죠.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같은 상황을 겪으면서도 서로 다른 고민을 한다는 점이었어요.

부모는 어떻게든 가족을 지키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려고 애쓰지만, 자녀들은 부모의 기대와 자신의 꿈 사이에서 혼란을 느낀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부모의 사랑이 때로는 자녀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아이들에게도 자신만의 생각과 선택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더라고요.

 

무엇보다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마음에 남았어요.

한 사람이 오랜 시간 쌓아온 경력과 능력도 낯선 사회에서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죠.

그럼에도 다시 시작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와 인내를 필요로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어요.

 

2권에서는 미국 사회에 조금씩 적응해 가는 가족의 모습과 함께 교육을 둘러싼 다양한 갈등이 표출된다고 하여 더 몰입해서 읽어보려 해요.

파친코 못지않게 책을 손에서 쉽게 놓기 힘드네요.

 

😍 우주 @woojoos_story 진행으로 우주서평단 단체 디엠방에서 함께 읽고 있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해저 2만 리 2 ㅣ 비룡소 클래식 26
쥘 베른 지음, 드 뇌빌 외 그림, 윤진 옮김 / 비룡소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저 2만리』


드디어 쥘 베른의 명작, 『해저 2만리』를 2권까지 완독했어요.

1권에서 노틸러스호를 처음 탔을 때의 신비로움과 경외감이 기억나시나요?

2권은 정말 숨 돌릴 틈도 없이 파란만장한 사건들이 휘몰아치더라고요.

책장을 넘기는 내내 노틸러스호 창밖으로 퍼지던 붉은 피와 칠흑 같은 바닷속 풍경이 눈앞에 선연하게 펼쳐졌답니다.

 

2권을 읽으며 가장 가슴이 아팠던 건 단연 ‘네모 선장’이라는 인물의 재발견이었어요.

1권에서는 그저 차갑고 지적인 해양학자이자 제국주의에 반항하는 인물처럼 보였지만, 2권의 끝자락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증오와 슬픔에 짓눌려 부서진 한 인간의 영혼이었죠.

 

‘문명의 잔혹함에 상처받아 바다라는 영원한 안식처로 망명했으나, 끝내 자기 안의 증오라는 사슬을 끊어내지 못한 고독한 거인!’

제가 느낀 네모 선장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봤어요.

그는 압도적인 과학기술로 바다를 지배했지만, 정작 자기 마음속에서 불타오르는 복수심이라는 바다는 통제하지 못했던 비극적인 인물이었죠.

 

이 작품은 단순한 해양 모험 소설이 아니더라고요.

읽는 내내 우리에게 여러 질문을 던져요.

 

과학이란 무엇인가?

베른은 과학을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위대한 도구로 그리면서도, 그것이 맹목적인 신념이나 복수심과 결합했을 때 얼마나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는지 경고해요.

 

자연과 문명의 관계는?

네모 선장은 육지의 문명을 ‘인간이 인간을 수탈하는 야만’으로 규정하고 바다로 도피해요.

하지만 과연 자연 속으로 도망친다고 해서 인간의 이기심과 폭력성이 사라질까요?

인간이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자연과 타인을 지배하려는 오만을 버리지 않는 한, 참된 자유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돼요.

 

19세기에 집필된 이 책을 오늘날인 2026년에 다시 읽으니 감회가 정말 남달랐어요.

지금 우리는 AI, 해양 자원 개발, 기후 변화, 그리고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갈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잖아요?

19세기의 쥘 베른이 상상했던 전기 동력이나 잠수함 같은 기술은 이미 일상이 되었지만, 과연 ‘기술을 다루는 인간의 도덕적 숙성도는 얼마나 발전했는가?’라는 서늘한 질문이 남더라고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외로움과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다면, 우리 역시 스스로 만든 기술이라는 이름의 ‘노틸러스호’에 갇힌 채 고립되어 떠도는 존재가 될지도 몰라요.

 

두 권을 통틀어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장면은 ‘남극 빙산 갇힘 사고’였어요.

산소가 떨어져 가는 극적인 순간, 서로를 위해 마지막 남은 공기를 양보하려 애쓰던 대목은 냉혹해 보이던 이 소설에서 가장 따뜻하게 빛나는 휴머니즘의 순간이었죠.

반대로, 대회오리의 소용돌이 속으로 짓눌려 들어가며 절규하던 네모 선장의 마지막 모습은 인간이 자연과 자신의 분노 앞에 마침내 무릎 꿇는 거룩한 퇴장으로 기억된답니다.

 

『해저 2만리』는 바다 아래 2만 리라는 거대한 거리를 탐험하는 이야기인 동시에, 인간 이성의 가장 높은 봉우리(과학)에서 마음의 가장 깊은 심해(증오와 고독)까지를 가로지르는 서사였어요.

비룡소 완역본 특유의 깔끔한 문체 덕분에 그 아득한 깊이감을 텍스트 너머로 온전히 느낄 수 있었죠.

클래식은 역시 클래식인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고전 독서 고민 중이신 분들, 망설이지 말고 노틸러스호에 탑승해 보세요.

 

😍 우주 @woojoos_story 진행으로 우주세문단 단톡방에서 함께 읽고 있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안녕, 엄니 - 전경철 유고집
전경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 엄니』

 

『안녕, 피터팬』을 읽고 리뷰를 한 지가 얼마 안 되었는데...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죠.

중증 자폐 아들과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홀로 돌보며 남긴 그분의 마지막 발자취...

MBC <실화탐사대>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던 ‘피터팬 아빠’ 故 전경철 님의 마지막 유고집, 『안녕, 엄니』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이 책은 저자가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원고들을 모은 책으로,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어요.

 

1부 : 어머니의 날들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위해, 아들이 대신 기억하는 이야기’

치매로 조금씩 소중한 추억들을 잃어가는 어머니(김건순 여사)의 삶을 아들의 따뜻한 시선과 목소리로 복원해내요.

종가의 며느리로 살아내야 했던 고단한 세월, 한복 가게를 운영하며 가족의 생계를 묵묵히 책임졌던 어머니의 희생을 들려주며 뭉클한 감동을 전해주죠.

 

2부 : 피터팬 아빠의 마지막 날들

‘내가 떠난 후에도, 내 아이가 존엄하게 살아갈 세상을 꿈꾸며’

전작 『안녕, 피터팬』 출간 이후 저자의 마지막 여정이 담겨 있어요.

아들이 살아갈 공동체 보금자리를 마련한 뒤에도,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 중증장애인이 홀로 남겨지지 않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을 ‘피터팬의 네버랜드’를 만들기 위해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했던 기록들이 녹아있어요.

 

책장을 넘기는 내내 가슴 한구석이 아려오는 통증과 함께, 설명하기 힘든 뜨거운 묵직함이 마음 가득 차올랐어요.

중증 자폐 아들과 치매에 걸린 어머니...

한 사람이 감당하기엔 단 하나도 결코 가볍지 않은 짐인데, 저자는 이 두 굴레를 동시에 짊어진 채 얼마나 외롭고 외로운 사투를 벌여왔을까요.

그럼에도 글 속에서 느껴지는 그의 문장은 원망이나 절망이 아닌, 묵직하고 다정한 사랑의 온기였답니다.

 

1부에서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아들의 시선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돋보기 같았어요.

종가의 며느리로, 한복 가게 주인으로 거친 세월을 살아내느라 닳고 닳아버린 어머니의 생애를 아들의 목소리로 하나하나 복원해 줄 때, 그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엄마, 그동안 참 고생 많았어’라고 건네는 가장 깊고 숭고한 위로처럼 다가왔어요.

기억을 놓아버리는 어머니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기억해 주려는 아들의 마음은 부모와 자식 간에 흐르는 사랑의 최후 보루를 보는 듯했어요.

 

이어지는 2부는 가슴이 먹먹해져 감히 쉽게 책장을 넘기기 힘들었어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질 아들을 위해, 나아가 부모를 잃고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질 수많은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사회적 울타리인 ‘피터팬의 네버랜드’를 만들고자 마지막 힘까지 쥐어짜 내던 그의 발자취는 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헌신의 경지가 어디까지인지를 절절히 증명해 주죠.

기업 후원 제안서를 쓰고 시민들에게 호소하며 세상의 문을 두드렸던 그의 마지막 손길은, 한 아이의 아빠로서 남긴 가장 간절하고 강력한 유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이 책은 단순히 ‘장애 가족의 고통과 비극’을 호소하거나 돌봄의 힘겨움을 토로하는 책이 아니에요.

누군가를 지극히, 그리고 끝까지 사랑해 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가장 맑고 진실한 고백이에요.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범한 일상이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염원하던 기적이자, 누군가의 뼈를 깎는 헌신 위에 서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답니다.

‘돌봄’이란 단순한 육체적 수고를 넘어, 한 사람의 영혼을 갈아 넣어 다른 이의 삶을 지탱해 주는 거룩한 일임을 비로소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어요.

 

『안녕, 엄니』는 눈시울이 붉어지는 장면이 참 많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하게 보이는 기적을 선물해 준답니다.

저자가 남긴 마지막 온기가 더 많은 이들의 마음에 닿기를 진심으로 바라봐요.

 

😍 르온서평단 @gbb_mom 모집을 통해 이야기장수 @promunhak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그냥 해 - 머뭇거리고 주저하는 당신을 움직일 뇌과학과 심리학
김권수 지음 / 다반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냥해』

 

‘해야 할 일은 다 알고 있고, 계획도 세웠는데... 왜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몸이 굳어버릴까?’

‘난 왜 이렇게 의지가 박약할지 몰라...’

밤마다 이불 속에서 내 자신을 탓하며 자책했던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으실 거예요.

저 역시 완벽하게 준비해서 시작하려다가 미루고 후회하는 한 적이 가끔 있는데요.

김권수 님의 『그냥해』는 바로 그런 우리에게 ‘네 의지가 약한 게 아니야’라며 다정하게 위로를 건네는 책이에요.

 

책은 우리가 무언가를 시작하지 못하고 멈칫거리는 이유를 절대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 탓으로 돌리지 않아요.

대신 우리의 마음과 뇌가 작동하는 구조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죠.

 

생각이 많아질수록 식어가는 동기

완벽하게 준비해서 시작하려고 할수록, 우리 뇌는 걱정과 불안을 키워서 안전한(즉, 아무것도 안 하는) 익숙한 자리로 도망치게 만들어요.

 

실패와 불안이라는 방어막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실패할까 봐 두려운 마음도 커져서 결국 발을 꽁꽁 묶어버리는 거죠.

 

결국 이 책은 우리 자신을 더 채찍질하고 쥐어짜는 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왜 멈춰 서게 되는지 그 이유를 심리학, 뇌과학, 인문학의 시선으로 이해시킨 뒤, 다시 가벼운 마음으로 첫발을 떼게 만드는 길을 안내해 준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깊은 안도감’이었어요.

우리는 늘 ‘내일부터는 진짜 부지런히 살아야지!’, ‘이번 주부터는 계획대로 다 지킬 거야!’ 하고 다짐하잖아요.

그러다 작심삼일로 끝나거나 막상 시작도 못 하면 어김없이 자책의 화살을 나 자신에게 돌리곤 하죠.

‘난 왜 이렇게 의지가 박약할까’, ‘왜 진득하게 해내는 게 없을까’ 하고요.

 

그런데 책을 차근차근 읽어 내려가다 보니, 실패에 대한 불안, 혹시라도 못나 보일까 봐 두려운 마음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뇌가 쳐 둔 아주 자연스러운 ‘방어막’ 때문이더라고요.

‘너의 게으름이 아니라, 마음과 뇌의 구조적인 문제야’라고 객관적으로 짚어주는 저자의 메시지가 마치 ‘그동안 애썼다,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어깨를 토닥여주는 것 같아 뭉클했어요.

 

또 하나 크게 깨달은 점은, 우리가 늘 기다리는 ‘완벽한 타이밍’이나 ‘확신’ 같은 건 애초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에요.

모든 준비가 완벽하게 갖춰지면 시작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역설적으로 뇌는 위험을 감지하고 우리를 다시 안전한 침대 위로 도망치게 만드니까요.

거창한 각오를 다지며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기보다, 일단 엉성하고 부족하더라도 몸을 움직여버리는 게 훨씬 현명하다는 걸 배웠어요.

마음속에 엉켜 있던 복잡한 실타래가 스르륵 풀리면서, ‘오늘부터 당장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볼까?’ 하는 가벼운 용기가 생겨나는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생각은 그만, 일단 저지르고 보자!’

스스로를 다그치는 대신, 다정한 이해와 가벼운 용기로 다시 움직이고 싶다면 『그냥해』를 펼쳐보세요.

꽉 막혀 있던 일상에 시원한 숨통이 트이게 될 거예요.

 

😍 르온서평단 @gbb_mom @water_liliesjin 모집을 통해 다반 @davanbook 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영화가 끝나도 삶은 계속되니까
서형우(컬러즈 매거진) 지음 / 모티브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가 끝나도 삶은 계속되니까』

 

영화관에서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조명이 켜지는 순간, 묘한 여운과 함께 현실로 뚝 떨어지는 듯한 기분을 느껴본 적 있을까요?

서형우 님의 『영화가 끝나도 삶은 계속되니까』는 바로 그 ‘극장 문을 나서는 순간’에 찾아오는 먹먹함과 묘한 위로를 담아낸 책이에요.

단순히 영화를 소개하는 책을 넘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진짜 일상을 다정하게 토닥여주는 에세이랍니다.

 

이 책은 영화가 영화 자신을 소재로 삼은 ‘메타 영화’ 25편을 깊이 있게 돌아보고 있어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명작들이 총 5개의 부에 다채롭게 엮여 있죠.

하지만 단순히 ‘이 영화는 이런 내용이야’ 하고 떠먹여 주는 가이드북이 아니라는 점이 이 책의 진짜 매력이에요.

 

저자는 직접 유튜브 영화 채널을 운영하고, 영상에 자막을 붙이고, 카메라를 들며 겪었던 생생한 경험들을 글 곳곳에 녹여냈어요.

창작자의 고뇌와 관객의 애정을 같은 시선에 두고,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을 우리네 일상과 일의 세계로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고 있어요.

 

‘영화는 끝나도 극장 밖의 하루는 이어지고,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카메라를 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영화를 보며 이런 감정을 느낀 적이 있었지’ 하고 몇 번이고 문장에 멈춰 섰어요.

보통 ‘메타 영화(영화 속 영화 이야기)’라고 하면 왠지 어렵고, 평론가들만의 전유물처럼 느껴지기 쉽잖아요?

그런데 이 책은 저자의 생생한 실제 경험과 고백이 짙게 스며있어서 그런지, 마치 비 내리는 날 영화 좋아하는 친한 친구와 카페에 앉아 조곤조곤 속마음을 나누는 것처럼 따뜻하고 아늑하게 다가왔어요.

 

저자는 영화를 그저 2시간짜리 ‘소비용 콘텐츠’로 가볍게 다루지 않아요.

스크린 너머 필름에 새겨진 숱한 노동과 고뇌, 자막 한 줄을 달기 위해 밤을 새우는 묵직한 마음, 그리고 심지어 영화를 사랑하는 일 뒤에 숨은 씁쓸하고 솔직한 단면까지 투명하게 비춰주거든요.

그런 진심 어린 문장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스크린 안의 캐릭터들이 겪는 고난과 희열이 지금 내가 현생에서 겪고 있는 일상의 고민들과 자연스럽게 겹쳐 보이게 되죠.

 

가장 가슴 깊이 남았던 건 ‘극장 불이 꺼져도 우리의 상영은 멈추지 않는다!’는 메시지였어요.

영화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 쏟아지는 차가운 공기 속에서 우리는 다시 각자의 현실로 돌아와야 하잖아요.

하지만 이 책은 그 묵직한 현실로 복귀하는 우리들의 등 뒤를 조용히 토닥여줘요.

매일 똑같은 일상을 버텨내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려 애쓰는 우리 역시 저마다의 삶이라는 현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연출가이자 주인공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거든요.

 

때로는 내 삶이 이름 없는 조연 같아 보이고, 때로는 연출이 꼬여버린 NG 장면 연속처럼 느껴질 때가 있죠.

하지만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이 모든 순간이 결국 내 삶이라는 영화의 훌륭한 신(Scene)이겠구나’ 하는 위로를 받게 되더라고요.

영화를 좋아하고, 또 하루 하루를 살아내느라 애쓰는 모든 이들에게 가슴 찡한 여운을 선물하는 참 고마운 글이었어요.

 

영화라는 렌즈를 통해 결국은 ‘나 자신과 나의 일’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 『영화가 끝나도 삶은 계속되니까』...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적실 따뜻한 에세이를 찾고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 르온서평단 @gbb_mom 모집을 통해 모티브 @motivebooks.official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