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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엄니 - 전경철 유고집
전경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10월
평점 :

『안녕, 엄니』
『안녕, 피터팬』을 읽고 리뷰를 한 지가 얼마 안 되었는데...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죠.
중증 자폐 아들과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홀로 돌보며 남긴 그분의 마지막 발자취...
MBC <실화탐사대>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던 ‘피터팬 아빠’ 故 전경철 님의 마지막 유고집, 『안녕, 엄니』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이 책은 저자가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원고들을 모은 책으로,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어요.
1부 : 어머니의 날들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위해, 아들이 대신 기억하는 이야기’
치매로 조금씩 소중한 추억들을 잃어가는 어머니(김건순 여사)의 삶을 아들의 따뜻한 시선과 목소리로 복원해내요.
종가의 며느리로 살아내야 했던 고단한 세월, 한복 가게를 운영하며 가족의 생계를 묵묵히 책임졌던 어머니의 희생을 들려주며 뭉클한 감동을 전해주죠.
2부 : 피터팬 아빠의 마지막 날들
‘내가 떠난 후에도, 내 아이가 존엄하게 살아갈 세상을 꿈꾸며’
전작 『안녕, 피터팬』 출간 이후 저자의 마지막 여정이 담겨 있어요.
아들이 살아갈 공동체 보금자리를 마련한 뒤에도,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 중증장애인이 홀로 남겨지지 않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을 ‘피터팬의 네버랜드’를 만들기 위해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했던 기록들이 녹아있어요.
책장을 넘기는 내내 가슴 한구석이 아려오는 통증과 함께, 설명하기 힘든 뜨거운 묵직함이 마음 가득 차올랐어요.
중증 자폐 아들과 치매에 걸린 어머니...
한 사람이 감당하기엔 단 하나도 결코 가볍지 않은 짐인데, 저자는 이 두 굴레를 동시에 짊어진 채 얼마나 외롭고 외로운 사투를 벌여왔을까요.
그럼에도 글 속에서 느껴지는 그의 문장은 원망이나 절망이 아닌, 묵직하고 다정한 사랑의 온기였답니다.
1부에서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아들의 시선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돋보기 같았어요.
종가의 며느리로, 한복 가게 주인으로 거친 세월을 살아내느라 닳고 닳아버린 어머니의 생애를 아들의 목소리로 하나하나 복원해 줄 때, 그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엄마, 그동안 참 고생 많았어’라고 건네는 가장 깊고 숭고한 위로처럼 다가왔어요.
기억을 놓아버리는 어머니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기억해 주려는 아들의 마음은 부모와 자식 간에 흐르는 사랑의 최후 보루를 보는 듯했어요.
이어지는 2부는 가슴이 먹먹해져 감히 쉽게 책장을 넘기기 힘들었어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질 아들을 위해, 나아가 부모를 잃고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질 수많은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사회적 울타리인 ‘피터팬의 네버랜드’를 만들고자 마지막 힘까지 쥐어짜 내던 그의 발자취는 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헌신의 경지가 어디까지인지를 절절히 증명해 주죠.
기업 후원 제안서를 쓰고 시민들에게 호소하며 세상의 문을 두드렸던 그의 마지막 손길은, 한 아이의 아빠로서 남긴 가장 간절하고 강력한 유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이 책은 단순히 ‘장애 가족의 고통과 비극’을 호소하거나 돌봄의 힘겨움을 토로하는 책이 아니에요.
누군가를 지극히, 그리고 끝까지 사랑해 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가장 맑고 진실한 고백이에요.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범한 일상이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염원하던 기적이자, 누군가의 뼈를 깎는 헌신 위에 서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답니다.
‘돌봄’이란 단순한 육체적 수고를 넘어, 한 사람의 영혼을 갈아 넣어 다른 이의 삶을 지탱해 주는 거룩한 일임을 비로소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어요.
『안녕, 엄니』는 눈시울이 붉어지는 장면이 참 많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하게 보이는 기적을 선물해 준답니다.
저자가 남긴 마지막 온기가 더 많은 이들의 마음에 닿기를 진심으로 바라봐요.
😍 르온서평단 @gbb_mom 모집을 통해 이야기장수 @promunhak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