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문법
박민혁 지음 / 에피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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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문법>

 

최근 유튜브와 방송 인간극장에서 현실판 로망스로 화제를 모았던 박민혁·국혜민 부부의 이야기 <기억의 문법>은 누적 조회수 1,000만 뷰를 기록하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에요.

 

많은 분이 이 부부를 제자와 결혼한 선생님이라는 프레임으로 기억하실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 이야기가 자극적인 가십이 아니라,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한 진솔한 기록임을 알게 되죠.

저자는 부서졌던 마음, 일터에서의 번아웃, 그리고 그 빈자리를 채워준 사랑과 육아의 일상을 아주 정직하게 고백해요.

 

삶의 흔적이 녹아 있는 기억을 떠올리는 일, 그것의 문법이 있다는 사랑입니다!’

 

저자는 사랑을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엉망이 된 기억들을 정리하고 삶을 올바르게 세워주는 문법이라고 말해요.

혼란스러웠던 과거의 상처들이 사랑이라는 규칙을 만나 비로소 의미 있는 문장으로 완성되는 과정은 읽는 내내 깊은 감동을 주고 있죠.

 

이 책은 두 사람의 만남에서 멈추지 않아요.

첫 만남의 설렘부터 두 아이와 함께하는 북적이는 오늘까지, 저자는 사랑이 어떻게 한 개인의 삶을 가족이라는 더 큰 세계로 확장 시키는지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기억의 문법>은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는 재미가 아니라, 나의 삶과 기억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에요.

자극적인 콘텐츠가 쏟아지는 세상 속에서, 조용히 마음을 적시는 진짜 이야기를 찾고 계신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펼쳐보시길 바라요.

사랑이 어떻게 우리 삶의 오타를 수정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만드는지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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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푸틴의 정원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6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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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푸틴의 정원>

 

이 책은 반전의 제왕이라 불리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수사물, 이누카이 하야토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에요.

현대 의학의 한계와 그 틈새를 파고드는 대체의학의 어두운 이면을 아주 날카롭게 그려내고 있죠.

 

형사 이누카이 하야토는 딸 사야카와 함께 병원에 입원해 있던 소년의 갑작스러운 퇴원 소식을 듣게 돼요.

그리고 얼마 후 들려온 소면의 사망 소식...

장례식장을 찾은 이누카이는 소년의 몸에서 수상한 멍 자국을 발견하죠.

이것은 단순한 병사가 아니다!’

형사의 직감으로 수사를 시작한 그는, 곧이어 공원에서 발견한 여성 자살자의 시신에서도 똑같은 멍을 발견하게 돼요.

사건의 배후를 쫓던 이누카이 앞에 나타난 것은 대체의학을 내세우며 환자들의 구원자로 군림하는 의문의 단체였어요.

과연 그 정원은 치유의 장소일까요, 아니면 죽음의 덫일까요?

 

현대의학 vs. 대체의학의 서늘한 대립

이 책을 관통하는 가장 큰 주제는 병원이 포기한 환자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요.

저자는 과학적이고 냉정하지만 차가운 현대의학과 비과학적이지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대체의학 사이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해요.

절박한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범죄가 될 수 있는지 보여주죠.

 

형사이자 아버지인 이누카이 하야토

늘 냉정함을 유지하던 이누카이 형사가 이번 편에서는 조금 달라요.

투병 중인 딸을 둔 아버지로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수사관으로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복잡한 심리가 돋보여요.

시리즈 중 가장 인간미 넘치는 이누카이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죠.

 

멈출 수 없는 몰입감과 반전

라스푸틴이라 불리는 존재의 정체는 무엇인지, 왜 피해자들의 몸에 멍이 남았는지 추리해가는 과정이 마치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했어요.

결말에 다다랐을 때 마주하게 되는 진실은 서늘한 충격을 선사해요.

 

<라스푸틴의 정원>은 효율과 확률만을 따지는 차가운 현대의학 시스템이 환자들을 대체의학의 길로 내모는 것은 아닌지, 우리 사회가 약자들의 고통을 어떻게 방치하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꼬집고 있죠.

라스푸틴의 정원은 결국 절망에 빠진 이들이 만든 기괴한 도피처를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요.

 

과학이 포기한 자리에 핀 검은 꽃, 그 치명적인 향기를 추적하는 수사극

<라스푸틴의 정원>은 단순한 본격 미스터리를 넘어,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 윤리에 대해 깊은 고민을 안겨줘요.

이누카이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감정적 파동이 큰 작품으로, 페이지를 넘길수록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지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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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갑니다 - 김주하 앵커가 단단한 목소리로 전하는 위로
김주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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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갑니다>

 

김주하 님의 에세이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갑니다>는 제목부터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어요.

얼어붙은 한강이라는 차가운 현실 위를, 작고 연약해 보이는 고양이가 걸어간다는 이미지가 이 책의 분위기를 정확히 설명해 주기 때문이죠.

이 에세이는 화려하거나 감정이 넘치기보다는, 조용하고 단단한 목소리로 삶을 이야기해요.

 

저에게 뉴스에서 보던 김주하 님은 늘 침착하고 정확한 앵커에요.

하지만 이 책에서는 방송인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의 김주하 님이 등장하죠.

삶을 살아오며 마주했던 불안, 선택의 순간들, 그리고 흔들렸던 마음들이 담담한 문장으로 이어져요.

과하게 자신을 드러내지도, 감정을 강조하지도 않지만, 오히려 그 점이 이 책을 더 진솔하게 만들죠.

 

책의 중심에는 버텨온 시간이 있어요.

성공이나 결과를 자랑하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겪었던 고민과 마음의 무게를 솔직하게 보여줘요.

특히 일과 책임, 그리고 사회 속에서 한 여성으로 살아가며 느꼈던 감정들은 많은 공감이 되더라고요.

잘 사는 법을 알려주기보다는, 흔들리면서도 계속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는 에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문장 한 문장이 오래 고민한 끝에 나온 말처럼 느껴져서, 빠르게 읽기보다는 천천히 곱씹게 되었어요.

특히 읽는 동안 마음이 조용해지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죠.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갑니다>는 차가운 현실 위에서도 멈추지 않고 한 발씩 내딛는 사람에게 조용히 말을 건네고 있어요.

지금도 잘 걷고 있다고요.

바쁘고 시끄러운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고 싶을 때, 스스로에게 담담한 응원이 필요할 때 읽기 좋은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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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게 죽지 않는 법 - 잘못된 의학은 어떻게 우리를 병들게 하는가
마티 마카리 지음, 김성훈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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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게 죽지 않는 법>

 

우리는 아프면 병원에 가고, 의사의 말을 신뢰하죠.

전문가니까’, ‘의학적으로 검증됐으니까라는 이유로 그 판단을 거의 의심하지 않고요.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마티 마카리의 <의사에게 죽지 않는 법>은 의사를 불신하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에요.

오히려 의학이라는 시스템이 어떻게 오류를 만들어내고, 그 오류가 어떻게 오랫동안 유지되는지를 냉정하게 보여주는 책이죠.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의학은 늘 과학적이다라는 믿음을 정면으로 흔든다는 것이에요.

우리는 보통 의학 지침이나 건강 상식이 수많은 실험과 연구를 거쳐 완성된 결과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저자는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해요.

오랜 관행, 소수 권위자의 의견,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초기 연구 결과가 상식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져 수십 년간 유지된 사례들이 책 전반에 걸쳐 등장하죠.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가고요.

 

책에서 다루는 사례들은 우리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것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한때 의료계는 영유아에게 땅콩을 먹이지 말라고 권고했죠.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서였고요.

그러나 이후 연구 결과는 정반대를 보여줬어요.

땅콩 섭취를 피하게 한 정책이 오히려 알레르기 발생률을 높였던 거죠.

콜레스테롤과 식단에 대한 오랜 오해, 항생제의 과다 사용, 특정 호르몬 치료에 대한 잘못된 믿음 등도 마찬가지예요.

이 모든 사례는 나쁜 의사의 문제가 아니라, 틀린 가설이 수정되지 못한 채 제도와 권위 속에서 굳어져 버린 구조적 문제라는 점이 핵심이에요.

 

<의사에게 죽지 않는 법>이 특별한 이유는 의료계를 공격하는 데서 멈추지 않기 때문이에요.

저자는 의대 교수이자 의료 정책에 직접 관여해 온 내부자죠.

그는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지만, 동시에 의학적 가능성도 믿어요.

그가 비판하는 대상은 의사가 아니라 권위에 대한 맹신, 그리고 새로운 증거가 나와도 기존 입장을 쉽게 바꾸지 않는 경직된 시스템이에요.

의학은 과학이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정치, 경제, 관성의 영향을 받고 있어요.

이 책은 그 불편한 진실을 차분히 드러내죠.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메시지는 단순해요.

더 많이 알라가 아니라 질문하라는 것이죠.

의사의 설명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치료의 근거를 묻고, 다른 선택지가 있는지 생각해 보는 태도.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현명한 환자의 모습이죠.

모든 결정을 혼자 하라는 뜻이 아니라, 의료의 수동적인 소비자가 되지 말라는 경고에 가까워요.

 

<의사에게 죽지 않는 법>을 읽고 나면 의사를 불신하기 보다는, 의료를 더 진지하게 바라보게 될 것이에요.

의학은 완벽하지 않아요.

하지만 질문하는 환자와 수정할 줄 아는 시스템이 있다면 더 나아질 수 있어요.

의사에게 죽지 않는 법이란 결국, ‘생각 없이 믿지 않는 법을 배우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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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2.0 - 인류를 위한 최고의 혁명, 생체 공학 라임 주니어 스쿨 24
패트릭 케인 지음, 새뮤얼 로드리게스 그림, 김선영 옮김, 정재승 감수 / 라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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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2.0>

 

보통 기술의 발전은 늘 우리 삶을 편리하게 만든다고 말하죠.

하지만 그 기술이 인간 그 자체를 바꾸는 단계에 이르렀다면 어떨까요?

<휴먼 2.0>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하는 책이에요.

인공지능, 생체 공학, 사이보그 기술처럼 막연히 미래의 이야기로만 느껴졌던 주제들을 지금, 이 순간의 인간 이야기로 끌어왔어요.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저자 패트릭 케인의 경험 때문이에요.

그는 어린 시절 중증 질병으로 신체 일부를 잃었고, 이후 생체 공학 기술을 통해 다시 삶을 이어가게 되었죠.

그래서 이 책 속 기술은 차갑지 않아요.

기술은 실험실이 아니라 사람의 몸과 일상 속에서 숨 쉬는 존재로 등장해요.

 

<휴먼 2.0>은 인공 와우, 심박동기, 의수·의족, 신경 인터페이스 같은 사례를 통해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어떻게 보완하고 확장하는지를 보여줘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완벽한 인간을 만들겠다는 메시지가 아니라, 각자의 삶을 더 잘 살아갈 수 있게 돕는 기술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에요.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장애를 결핍으로 보지 않고, 기술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이죠.

이 책에서 휴먼 2.0’은 초인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며 스스로를 재정의하는 인간을 의미해요.

 

이 책은 청소년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설명이 쉬워요.

복잡한 과학 용어 대신 실제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례가 중심이 되죠.

그렇다고 내용이 얕지는 않아요.

기술 발전이 가져올 윤리적 문제, 인간다움의 기준, 미래 사회의 모습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만들어요.

특히,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더 인간다워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래 남아요.

무조건적인 기술 찬양도, 막연한 두려움도 아닌 균현 잡힌 시선이 이 책의 큰 장점이죠.

 

<휴먼 2.0>을 읽으며 느낀 건, 미래는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이에요.

이미 우리는 스마트폰, 의료 기술, 보조 장치를 통해 확장된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죠.

이 책은 그 사실을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알려줘요.

기술은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들 수 있는 도구일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 선택의 책임은 결국 우리에게 있다는 점도 함께 말해줘요.

 

<휴먼 2.0>은 과학책이면서 동시에 인간 이야기에요.

기술에 관심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와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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