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파울로 코엘료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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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부유한 300인에 속하는 남편과 예쁜 아이 둘을 둔 정말 남부러울 것 없이 사는 30대 린다는 어느 날 자신의 삶에 대해 불안, 공허함을 느낀다. 밤에 들리는 작은 소리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여러가지 생각들로 밤을 지새운다. 자신의 우울함을 친구에게도 호소해 보지만, 병원에서 약물로 치료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 아니다. 제네바에서 유명한 신문 기자로 일하는 린다는 학창시절 사귀었던 옛 남자친구이자 현재 재선을 앞두고 있는 야코프를 취재 하러 만나면서  그녀의 생활에 변화가 생긴다. 린다는 충동적으로 야코프와 불륜의 늪으로 들어서고, 남편에 대한 죄책감과 야코프와의 관계에서의 흥분감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한다.  야코프와 린다의 사이를 의심하는 야코프의 부인 마리안은 부부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를 만들고, 린다의 부주의로 린다와 야코프와의 불륜을 두사람이 알게 됐다. 린다는 남편에게 불륜에 관해 용기 내어 고백하려 하는데 그는 린다에게 이런 말을 한다.

"난 당신 때문에 생기는 질투를 잘 조절했어. 그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왼지 알아? 난 늘 스스로에게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줘야 하니까. 난 우리의 결혼생활과 유대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해. 절대 아이들 때문이 아니야. 당신을 사랑해. 당신을 내 곁에 두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정말로 무엇이든 견딜 거야. 하지만 당신이 날 떠나겠다면 잡을 순 없겠지. 언젠가 떠나고 싶어지면, 당신 행복을 찾아 떠나도 돼. 내 사랑은 그 무엇보다 강하니까, 절대로 당신 행복을 막진 않을 거야." 301쪽

 부부가 함께 인생을 살다 보면 가정에 위기가 찾아오는 듯하다.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경제적으로 올 수 있고, 또 다른 이들에게는 상대방의 불륜으로 온다.돈이야 어떻게든 벌어서 위기를 모면하지만, 불륜은 상대방에게 심리적으로 충격과 상처를 주기 때문에 가정파탄으로 가는 경우가 더 많은 듯 하다. 예전에는 남자들이 소위 '바람'이라걸 펴서 아내들이 많이 참고 살았는데, 요즘은 여자, 남자 가릴 것 없이 불륜을 저질른다. 불륜은 언젠가 끝을 보는데, 잠깐 외도하다가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면 되겠지 하는 잘못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주인공 린다는 무엇이 그녀를 무력감과 공허함에 빠지게 했는지 사실 이해가 되지 않는 면이 있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거, 겉으로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그녀에게는 문제가 된 듯하다. 야코프가 '행복해?' 하고 물었을 때 린다는 흔들렸던 것 같다. 그 이후 비정상적으로 린다는 성적으로 자신의 공허함과 우울, 알 수없는 감정들이 폭발하여 그걸 채우려 했던 것 같다. 해결 방법이 잘못된 것이다. 다행히 린다를 꽉 잡아준 남편의 사랑이 있어 파경으로 가진 않았지만,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이렇게 쿨하게 이해해 주는 남편들이 몇이나 되겠는가? 아무튼 린다처럼 방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되도록이면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사랑하는 사람과 충분한 대화와 교감이 있다면  자신도 모르게 찾아오는 삶의 회의나 외로움, 공허함, 무력감은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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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사이트 내신뒤집기 적성검사 8권 : 성결대 - 2015 대입 대학별 맞춤형 씨사이트 내신뒤집기 적성검사 시리즈 (2015 대입) 8
씨사이트 적성검사.논구술 연구소 엮음 / 씨사이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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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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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歷史)는 누가 쓰느냐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냐에 따라 다른 주관적 기록이라 할 수 있다.그렇기 때문에 나의 한국 현대사 (1959년 ~ 2014년, 55년의 기록)를 쓰기 전 유시민은 자신을 먼저 소개 하면서 "프티부르주아 계층의 대구.경북 출신 지식 엘리트로서 젊은 나이에 이름을 알리고 출세를 했지만 결국 정치에 실패한 후 문필업으로 돌아온 자유주의자"로 규정한다. 이 책에서는 당시의 정치적 배경, 경제적 상황, 북한과의 관계,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민운동, 사회복지 보장제도등 다각면으로 다루고 있다. 55년 한국현대사를 한권의 책으로 다 쓸 수 없지만 저자 유시민의 눈으로 보고 겪고 살아온 역사를 해석해 담았다. 여기에 그 중 기억나는 몇가지는 적어본다.

 국민경제를 비행기로 비유해서 보면, 4.19와 5.16으로 1960년대 초 한국 경제는 연료도 활주로도 없어 비행기가 시동을 걸지 못했다. '10월 유신'이 일어난 1972년 이후 비행기는 가속도가 붙어 활주로 위를 달리기 시작했고, 10.26사건이 난 1979년에 이륙을 한다. 1980년에 저공 비행을 하다 민주화 이후 노태우, 김영삼 정부때 고도 비행을 하다 갑자기 1997년 IMF가 오면서 경제가 반토막이 된다. 1999년 반등하면서 김태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명박 정부 초기 2008년 ~ 2009년에 미국발 국제금융위기와 환율관리 실패로 하락하다 2010년도 다시 고도를 되찾지만, 예전 같은 상승세를 갖지 못한다.
1961년 5월 16일 제2군사령부 부사령관인 박정희 소장이 35000여 명의 무장병력을 앞서워 정부청사와 언론기관등 주요 시설을 점령하는 군사쿠데타를 일으킨다. 국가 자립경제를 재건하고  민생고 해결을 한 후 본연의 임무에 복귀한다는 박정희는 군부의 반대파들을 제거하고 민주공화당을 창당한 다음 헌법을 바꿔 의원내각제를 폐지하고 대통령중심제를 도입하여 1963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며 제5대 대통령이 된다. 1967년에 재선에 성공한후 헌법의 대통령 3선 금지 조항을 폐지 제8대와 제9대 대통령이 되어 18년 동안 장기 집권을 한다.

1979년 10월 26일 밤 서울 궁정동 안전가옥 만찬장에서 '각하'와 '자유민주주주의'가 양립 할 수 없다 생각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권총으로 사살하게 되고 바로 계엄령이 선포된다. 12월 12일 전두환은 군권을 장악하고, 신군부가 김대중을 체포한다.  1980년 5월 18일 전남대 앞에서 학생과 계엄군의 충돌이 시작되어 광주, 나주,화순,  장성, 영광, 담양등 곳곳에서 시민들이 일어났고 신군부는 2만이 넘는 병력을 광주에 투입 진압했다.

1970년대에는 출산 억제하기 위해 "생긴 대로 다 낳으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아들 따 구별말고 두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가 유행 했고, 학교에선 체육시간 말고 교련이라는 과목이 따로 있어 수업과 훈련을 했었다. 총까지는 아니여도 제식 훈련은 받았던 걸로 기억된다.
전태일 열사는 열일곱 살에 평화시장 옷 공장이 시다로 시작해 기술을 익혀 재단사가 되지만 어린 여성 노동자들의 혹사와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걸 외면할 수 없어 혼자 근로기준법을 공부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해 보려다 해고 당한다. 전태일은 노동청에 노동자들의 생활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보낸다. 보고서의 내용에는 노동자의 90%는 18세의 여성이고  그중 40%를 차지하는 시다는 평균 15세 어린이이며 100원도 되지 않는 일당을 받고 하루 16시간씩 일한다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에 하루 작업시간을 10 ~12시간으로 줄이고, 매주 일요일은 쉬게 하며, 건강진단을 재대로 하고, 시다의 급여를 50% 인상하라는 것이며 이것은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요구'라고 했다. 전태일은 자신을 위해 투쟁한 것이 아닌 타인의 생명과 건강과 복지를 위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분신했다.
* 1971년생인 나에게 지금 살아 가고 있는 하루 하루가 쌓여 역사가 된다. 지난 시대의 역사(현대사)를 보면 저자와 같은 시대를 공유하며 살아왔는데, 많이 모르고 살아온 것만 같다. 언론이나 매스컴에서 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도 있고, 격동기인 70 ~ 80년대에는 나이가 어려 몰랐고, 90년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지금도 매스컴에서 나오는 국정 소식이나 남북 관계, 환율, 경제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어떤 것이 사실인지 뉴스도 믿을 만하지 않고, 진실을 숨긴 채 국가의 이익이 되는 것만 보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는 지 말도 안된다 여겼다.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을 지 모르지만, 그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정치인들과 재벌간의 유착이라든가 국가 기관의 이익을 위해 서민들을 울리는 일들이 모르게 당하고 알고도 당하는 억울한 것들이 지금도 존재한다. 민주국가에서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시점에서 점점 서민의 삶은 어려워지고 일부 소수의 사람만이 부를 축적하는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나 혼자만이 아닌 함께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되기 위해선 방관하는 자세보다는 적극적인 참여의식이 필요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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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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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남자에게 자신이 사랑하던 여자가 사라진다면 어떨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여자 없는 남자들>은 여러 사연들로 여자가 없는 남자들의 관한 7편의 단편이 실여 있다. 사랑하는 여자가 없는 남자는 왠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뭔지 모르겠다. 남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열고 상대 여자가 없다는 건 전부가 없다는 거고 전부가 없다는 건 바로 내 자신이 없다는 걸 의미하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 여자가 없는 남자들은 떠난 여자는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생각한다. 나는 누굴일까? 그녀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을까?'를 고민한다.

​- 드라이브 마이 카

 가후쿠는 중견 성격 배우로 음주와 시력의 문제로 접촉 사고 내서 운전 면허가 정지된 상태여서 전속 운전기사 24살의 젊은 여자인 미사키를 고용한다. 그녀의 운전은 상당히 안정적이여서 편해진 가후쿠는 그동안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암으로 죽은 아내의 남자 친구인 다카쓰키와 친구가 된 사연을 이야기 한다.

"그건 병 같은 거예여. 가후쿠 씨. 생각한다고 어떻게 되는 게 아니죠. 아버지가 우리를 버리고 간것도, 엄마가 나를 죽어라 들볶았던 것도, 모두 병이  한 짓이에요. 혼자 이리저리 굴려보다 꿀꺽 삼키고 그냥 살아가는 수밖에요." "그리고 우리는 모두 연기를 한다." 가후쿠가 말했다. "그럴거예요. 많든 적든." 59쪽

​- 예스터데이

 도쿄출신이지만 완벽한 간사이 사투리를 구사하는 기타루와 와세다 대학 문학부 2학년인 나는 찻집 알바를 하면서 친해진다. 삼수생인 기타루에게 자신의 여자 친구를 사귀면 어떻겠냐는 희한한 제안을 받고 나는 한번 그녀(구리야 에리카)를 만나 영화를 보고 차를 마신 후 헤어진다. 그 후 이 주일쯤 지나 아무 말 없이 기타루는 찻집을 그만 두고 연락두절 된다. 16년이 지나 우연히 에리카를 만나 기타루 소식을 듣게 된다. 나는 운전 중 라디오에서 <예스터데이>가 흘러나올 때 기타루가 괴상한 가사로 부르던 기억들이, 외톨이고 고독했던 스무 살의 기억들이 생각나다.

"나는 자주 똑같은 꿈을 꿔. 나와 아키가 배에 타고 있어. 기나긴 항해를 하는 커다란 배야. 우리는 단둘이 작은 선실에 있고, 밤늦은 시간이라 둥근 창 밖으로 보름달이 보여. 그런데 그 달은 투명하고 깨끗한 얼음으로 만들어졌어. 아래 절반은 바다에 잠겨 있고. '저건 달처럼 보이지만 실은 얼음으로 되어 있고 두께는 한 이십 센티미터쯤이야.' 아키가 내게 알려줘. '그래서 아침이 와서 해가 뜨면 녹아버려. 이렇게 바라볼 수 있는 동안 잘 봐 두는 게 좋아.' (중략) 우리 단둘이고, 부드러운 파도 소리가 들려. 하지만 잠에서 깨면 항상 몹시 슬픈 기분이 들어. 얼음달은 이미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97쪽 (이 책 표지에 나오는 그림이 얼음달인듯)

- 독립기관

 도카이​는 쉰두 살의 유능한 성형외과의사이며 미혼으로 주로 안전한 상대인 유부녀와 불적절한 관계를 한다. 그런 그가 스쿼시 상대인 다니무라에게 처음으로 16살 연하의 결혼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 이야기하면서, 그녀가 떠나는 걸 두렵다고 했다. 도카이가 스포츠센터를 나오지 않은 지 2달 후 비서로 부터 도카이가 자신을 떠난 그녀가 남편이 아닌 연하의 남자와 사랑에 빠져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거식증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생각건대 그 여자가 (아마도) 독립적인기관을 사용해 거짓말을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물론 의미는 얼마간 다르겠지만, 도카이 의사 또한 독립적인 기관을 사용해 사랑을 했던 것이다. 그것은 본인의 의지로는 어떻게도 할 수 없는 타율적인 작용이었다. 169쪽 

​- 셰에라자드

 하바라는 외부와 단절되어 '하우스' 살고 있고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주기적으로 셰에라자드가 방문하여 식료품과 필요한 물품을 받고 섹스를 한 후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다. 하바라는 성행위보다는 그녀의 학창시절 짝사랑하던 이야기에 빠져 그녀를 기다리게 되면서 언젠가 그녀를 잃게 되리라는 사실에 슬퍼한다.

하바라에게 무엇보다 힘겨운 것은, 성해위 그 자체보다 호히려 그녀들과 친밀한 시간을 공유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인지도 모른다. 여자를 잃는단느 것은 말하자면 그런 것이다. 현실에 편입되어 있으면서도 현실을 무효로만들어주는 특수한 시간 그것이 여자들이 제공해주는 것이었다. 214쪽

​- 기노

 기노는 아내가 회사 동료와 불륜을 저지르는 장면을 목격한 후 회사를 그만 두고 이혼한 후 이모의 찻집을 인수하여 바로 개조하고 <기노>라는 가게를 오픈 한다. 카운터 제일 안쪽 자리에 앉는 가미타(귀신 신神에 밭 전田 )는 단골 손님으로 이곳에서 책 읽기를 좋아하고 어느 날 거친 손님과의 시비도 해결해 준다. 가게에 고양이가 사라지고 뱀이 나타나서 이모에게 전화를 한다. 이모의 부탁을 받고 그동안 기노를 지켜주었던 가미타는 이곳 <기노>를 떠나라고 한다.

기노는 눈을 꼭 감은 채 그 살갗의 온기를 생각하고 부드럽고 도도록한 살집을 생각했다. 그것은 그가 오랬동안 잊고 있던 것이었다. 꽤 오랬동안 그에게서 멀어져 있던 것이었다. 그래, 나는 상처 받았다. 그것도 몹시 깊이.기노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 어둡고 조용한 방안에서. 271쪽

​​- 사랑하는 잠자

 어느 날 전쟁으로 대피해 집에 혼자 남은 아무 기억도 없이 눈뜬 그레고르 잠자는 자물쇠 수리하러 온 꼽추 아가씨를 사랑하게 된다. ​

- 여자 없는 남자들

 한밤중 그녀의 남편으로 부터 그녀가 자살했다는 전화를 받은 나는 그녀 엠을 처음 만난 14살로 돌아가 그녀와의 추억들을 회상한다.

여자 없는 남자들이 되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한 여자를 깊이 사랑하고, 그후 그녀가 어딘가로 사라지면 되는 것이다. 330쪽

한 여자를 잃는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그리고 때로 한 여자를 잃는다는 것은 모든 여자를 잃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우리는 여자 없는 남자들이 된다. 336쪽

​사람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은 단순히 먹고 자고 입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사람과의 교감인 것 같다. 지독한 외로움은 사람을 서서히 죽어가게 할 수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건 누군가에게 잊혀지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이다. 그것은 잃어본 자만이 알 수 있는 아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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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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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네명의 친구 알랭, 칼리방, 샤를, 라몽, 그리고 다르델로의 이야기다. 알랭은 6월의 어느 날 파리의 거리를 가다 배꼽이 드러나게 짧은 티셔츠를 입고 지나가는 아가씨를 주시한다. 그는 허벅지, 엉덩이,가슴보다 배꼽이 여성의 매력이 집중되어 있다 생각한다. 알랭이 배꼽에 집착하는 것은 어머니와 관련이 있다. 알랭의 어머니는 그가 태어나자 알랭을 태어나는 걸 원치 않았기에 아버지와 그를 버리고 미국으로 떠났다. 아버지가 죽고 난 후 그의 방에는

유일하게 어머니의 사진만 걸려 있는데, 알랭은 사진 속 어머니와 대화를 하고 어머니를 이야기 속 여인으로 등장 시키기도 한다. ​

​"예전에 사랑은 개인적인 것, 모방할 수 없는 것의 축제였고, 유일한 것, 그 어떤 반복도 허용하지 않는 것의 영예였어. 그런데 배꼽은 단지 반복을 거부하지 않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반복을 불러. 이제 우리는, 우리의 천년 안에서, 배꼽의 징후 아래 살아갈 거야. 이 징후 아래에서 우리 모두는 하나같이, 사랑하는 여자가 아니라 배 가운데, 단 하나의 의미, 단 하나의 목표, 모든 에로틱한 욕망의 유일한 미래만을 나타내는 배 가운데 조그맣게 난 똑같은 구멍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섹스의 전사들인 거라고"(p138 中에서)

칼리방의 첫번째 직업(삶의 의미)은 배우지만 무대에 서는 기회가 적어지면서 샤를이 도와 서빙을 한다.샤를과 다닐 땐 프랑스인이 아닌 가상 언어를 말하는 파키스탄인 행세를 하지만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다르델로의 칵테일파티에서 포르투갈인인 가정부(마리아나)가 주인딸의 괴롭힘에 속상해 하자 칼리방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는데,​파티가 끝나고 마리아나가 호감을 표시하자 칼리방이 입맞춤을 한다. 샤를이 수줍어 달아나는 그녀를 보고 생각에 잠긴 칼리방에게 "칼리방! 정신차려! 그 여자는 너한테 해당 안 돼!" 말하자 안다며 "그래. 어처구니없이 바람둥이로 이름이 났지만 나는 순결성을 그리며 늘 목말라한다고!"하고 "알랭네로 가자!" 말한다. 샤를과 칼리방은 술을 마시러 알랭의 집으로 간다.

샤를은 사과쟁이에 속하며 어머니를 편찮아 걱정되지만 칵테일 파티 준비 때문에 가질 못한다. 칼라방이 술병을 깨뜨렸다 말한 후 아르마냐크가 없어졌다,

나쁜 징조야 하자 어머니가 돌아가시려 한다며 ​어머니가 계신 곳으로 급히 떠난다.

라몽은 공원에서 다르델로를 만나 칵테일 파티를 부탁 받고 샤를의 집에 간다. 탁자 위에 니키타 흐루쇼프의 <회고록>애 대해 물어 보고 샤를은 '스물네 마리 자고새'에 이야기가 웃기다 말해 준다. 라몽은 샤를에게 탁월함과 보잘것 없음을 다르텔로와 카클리크를 비교하며 말해준다.

"뛰어나 봐야 아무 쓸데없ㅂ다는 거지, 그래, 알겠다."

"쓸데없기만 한 게 아니야, 해롭다니까. 뛰어난 남자가 여자를 유혹하려고 할 때면 그 여자는 경쟁 관계에 들어갔다고 느끼게 돼. 자기도 뛰어나야만 할 것 같거든. 버티지 않고 바로 자기를 내주면 안 될 것 같은거지. 그런데 그냥 보잘것 럾다는 건 여자를 자유롭게 해 줘. 조심하지 않아도 되게 해 주는 거" (p25)

 

스탈린은 협력자들에게 '스물네 마리 자고새을 ' 이야기를 들려 준다. 어느 날 사냥을 나선 그는 13킬로미터를 누비다 나무 위에 앉은 자고새를 발견하고 12마리를 총으로 쏴 죽이고 다시 집으로 가서 탄창 열두 개를 더 챙겨 ​13길로 미터를 가로 질러 와서 여전히 같은 나무에 앉아 있는 자고새 12마리를 모두 죽였다고 한다.

"스탈린이 왜 그 유명한 칸트의 도시에다 칼리닌이란이름을 붙였는가, 나한테는 그게 전혀 불가사의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어. 너희들이 무슨 설명을 찾아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이유는 딱 하나야. 스탈린이 칼리니에게 특병한 정이 있었다는 것." (p41)

스탈린은 전립선에 문제가 있어 10분에 한번씩 화장실을 가야 했던 칼리닌이 자신의 이야기에 자리를 뜰 수 없어 바지에 오줌을 싸버린 걸 알았다.  

"팬티를 더럽히지 않기 위해 괴로움을 견딘다는 것, 청결의 순교자가 된다는 것, 생기고 늘어나고, 밀고 나아가고, 위협하고, 공격하고 죽이는 소변과 맞서

투쟁한다는 것, 이보다 더 비속하고 더 인간적인 영웅적 행위가 존재하겠느냐?"(p43) 모든 인간이 경험한 고통을 기념해 도시의 이름에 칼리닌을 붙인 것이다.

​"하찮고 의미 없다는 것은 말입니다. 존재의 본질이에요.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있어요... 그걸 무의미라는 이름 그대로 부르려면 대체로 용기가 필요하죠. 하지만 단지 그것을 인정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고, 사랑해야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무의미는 절대적으로 명백하게, 절대적으로 무구하게, 절대적으로 아름답게 존재하고 있어요...... 이 무의미를 들이마셔 봐요, 그것은 지혜의 열쇠이고, 좋은 기분의 열쇠이며........"​(p147)

​이 세상에 의미가 있는 것들만이 중요하다 여겼는데,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에선 우리가 모르고 있는 주변의 모든 무의미한 것들 하찮은 것들 보잘 것 없는 것들을 사랑하게 된다면, 그것은 아름다운 존재가 되고 좋은 기분을 갖게 되는 열쇠라 한다. 때로는 모자람이 잘남보다 나을 때 있듯이 이 세상에는 쓸모가 없는 것은 없다. 모두 저마다 필요함과 귀함이 있는데, 우리는 세상의 잣대로 그걸 판단하는 잘못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앞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본질에 충실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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