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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주인공 네명의 친구 알랭, 칼리방, 샤를, 라몽, 그리고 다르델로의 이야기다. 알랭은 6월의 어느 날 파리의 거리를 가다 배꼽이 드러나게 짧은 티셔츠를 입고 지나가는 아가씨를 주시한다. 그는 허벅지, 엉덩이,가슴보다 배꼽이 여성의 매력이 집중되어 있다 생각한다. 알랭이 배꼽에 집착하는 것은 어머니와 관련이 있다. 알랭의 어머니는 그가 태어나자 알랭을 태어나는 걸 원치 않았기에 아버지와 그를 버리고 미국으로 떠났다. 아버지가 죽고 난 후 그의 방에는
유일하게 어머니의 사진만 걸려 있는데, 알랭은 사진 속 어머니와 대화를 하고 어머니를 이야기 속 여인으로 등장 시키기도 한다.
"예전에 사랑은 개인적인 것, 모방할 수 없는 것의 축제였고, 유일한 것, 그 어떤 반복도 허용하지 않는 것의 영예였어. 그런데 배꼽은 단지 반복을 거부하지 않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반복을 불러. 이제 우리는, 우리의 천년 안에서, 배꼽의 징후 아래 살아갈 거야. 이 징후 아래에서 우리 모두는 하나같이, 사랑하는 여자가 아니라 배 가운데, 단 하나의 의미, 단 하나의 목표, 모든 에로틱한 욕망의 유일한 미래만을 나타내는 배 가운데 조그맣게 난 똑같은 구멍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섹스의 전사들인 거라고"(p138 中에서)
칼리방의 첫번째 직업(삶의 의미)은 배우지만 무대에 서는 기회가 적어지면서 샤를이 도와 서빙을 한다.샤를과 다닐 땐 프랑스인이 아닌 가상 언어를 말하는 파키스탄인 행세를 하지만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다르델로의 칵테일파티에서 포르투갈인인 가정부(마리아나)가 주인딸의 괴롭힘에 속상해 하자 칼리방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는데,파티가 끝나고 마리아나가 호감을 표시하자 칼리방이 입맞춤을 한다. 샤를이 수줍어 달아나는 그녀를 보고 생각에 잠긴 칼리방에게 "칼리방! 정신차려! 그 여자는 너한테 해당 안 돼!" 말하자 안다며 "그래. 어처구니없이 바람둥이로 이름이 났지만 나는 순결성을 그리며 늘 목말라한다고!"하고 "알랭네로 가자!" 말한다. 샤를과 칼리방은 술을 마시러 알랭의 집으로 간다.
샤를은 사과쟁이에 속하며 어머니를 편찮아 걱정되지만 칵테일 파티 준비 때문에 가질 못한다. 칼라방이 술병을 깨뜨렸다 말한 후 아르마냐크가 없어졌다,
나쁜 징조야 하자 어머니가 돌아가시려 한다며 어머니가 계신 곳으로 급히 떠난다.
라몽은 공원에서 다르델로를 만나 칵테일 파티를 부탁 받고 샤를의 집에 간다. 탁자 위에 니키타 흐루쇼프의 <회고록>애 대해 물어 보고 샤를은 '스물네 마리 자고새'에 이야기가 웃기다 말해 준다. 라몽은 샤를에게 탁월함과 보잘것 없음을 다르텔로와 카클리크를 비교하며 말해준다.
"뛰어나 봐야 아무 쓸데없ㅂ다는 거지, 그래, 알겠다."
"쓸데없기만 한 게 아니야, 해롭다니까. 뛰어난 남자가 여자를 유혹하려고 할 때면 그 여자는 경쟁 관계에 들어갔다고 느끼게 돼. 자기도 뛰어나야만 할 것 같거든. 버티지 않고 바로 자기를 내주면 안 될 것 같은거지. 그런데 그냥 보잘것 럾다는 건 여자를 자유롭게 해 줘. 조심하지 않아도 되게 해 주는 거" (p25)
스탈린은 협력자들에게 '스물네 마리 자고새을 ' 이야기를 들려 준다. 어느 날 사냥을 나선 그는 13킬로미터를 누비다 나무 위에 앉은 자고새를 발견하고 12마리를 총으로 쏴 죽이고 다시 집으로 가서 탄창 열두 개를 더 챙겨 13길로 미터를 가로 질러 와서 여전히 같은 나무에 앉아 있는 자고새 12마리를 모두 죽였다고 한다.
"스탈린이 왜 그 유명한 칸트의 도시에다 칼리닌이란이름을 붙였는가, 나한테는 그게 전혀 불가사의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어. 너희들이 무슨 설명을 찾아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이유는 딱 하나야. 스탈린이 칼리니에게 특병한 정이 있었다는 것." (p41)
스탈린은 전립선에 문제가 있어 10분에 한번씩 화장실을 가야 했던 칼리닌이 자신의 이야기에 자리를 뜰 수 없어 바지에 오줌을 싸버린 걸 알았다.
"팬티를 더럽히지 않기 위해 괴로움을 견딘다는 것, 청결의 순교자가 된다는 것, 생기고 늘어나고, 밀고 나아가고, 위협하고, 공격하고 죽이는 소변과 맞서
투쟁한다는 것, 이보다 더 비속하고 더 인간적인 영웅적 행위가 존재하겠느냐?"(p43) 모든 인간이 경험한 고통을 기념해 도시의 이름에 칼리닌을 붙인 것이다.
"하찮고 의미 없다는 것은 말입니다. 존재의 본질이에요.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있어요... 그걸 무의미라는 이름 그대로 부르려면 대체로 용기가 필요하죠. 하지만 단지 그것을 인정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고, 사랑해야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무의미는 절대적으로 명백하게, 절대적으로 무구하게, 절대적으로 아름답게 존재하고 있어요...... 이 무의미를 들이마셔 봐요, 그것은 지혜의 열쇠이고, 좋은 기분의 열쇠이며........"(p147)
이 세상에 의미가 있는 것들만이 중요하다 여겼는데,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에선 우리가 모르고 있는 주변의 모든 무의미한 것들 하찮은 것들 보잘 것 없는 것들을 사랑하게 된다면, 그것은 아름다운 존재가 되고 좋은 기분을 갖게 되는 열쇠라 한다. 때로는 모자람이 잘남보다 나을 때 있듯이 이 세상에는 쓸모가 없는 것은 없다. 모두 저마다 필요함과 귀함이 있는데, 우리는 세상의 잣대로 그걸 판단하는 잘못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앞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본질에 충실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