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 용기를 부르는 주문
신준모 지음, 시월 그림 / 프롬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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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준모의 <다시 - 용기를 부르는 주문>은 짧게 또는 조금은 길게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세지 같은 문장들이 실려있다. 누구나 들어 봤던 이야기 너무나 평범한 말들이 때로는 당연해서 표현하지 못했던 글이다. 들으면 "아 ~ 맞어!", "그래, 그거야", "어떻게 내 맘을 알지?" 하면서 공감이 생기는 그런 책이다. 때로는 힘든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쓰려져 의욕이 없는 사람에게 다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책이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내 옆에 있는 나와 같은 존재여서 더 친근한 그래서 편하고 부담이 없다. 사는게 팍팍하고 인정이 메마르고 정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타인이 나한테 뭘 해주길 바라고 해 주지 않으면 서운해 하고 배려 받기를 원한다. 근데 이 책을 읽다 보니, 내가 먼저 남에게 손을 내밀고, 내가 먼저 가족과 친구을 챙겨줘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돈이 없다,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다.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만 돈 쓰는 것 같고, 내가 더 많이 일하는 것 같고, 상대방은 고마워 하지도 않는데 하면서 괜히 나만 손해보는 느낌이 들때도 많다. 근데, 생각해 보면 내가 좀 더 잘해주고 희생하는게 심적으로 편하고 좋은 거 같다. 결국은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깨닫게 된다. 주변 사람들이 잘 되면 나도 기분 좋고, 그들이 행복하면 나 또한 행복해지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쓰는 건 하나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처럼 내가  아는 이들을 사랑하고 잘해주면 오히려 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또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한다면 현재의 나는 아무 것도 이루어 놓은 것이 없지만, 미래에 나는 분명  무엇인가 이루어 놓은사람이 되어 있으리라 여긴다.

 

매우 사소한 한 마디,

나를 일으키는 단 한 마디

'다시'

내각 곧고 있는 길이 내 길이 아니거든

돌아서는 '용기'를 가지세요.

내가 걷고 있는 길이 내 기이 맞거든

흔들리지 말고 '계속' 걸어가세요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가야 할 날들이 많기에

우리는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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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지금 새벽이야 - 스물셋 지도 없이 떠난 세계여행
김신지 지음 / 한길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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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비해 해외 여행객이 늘어가는 추세에 여행에 관한 책들도 많이 쏟아지고 있다. 막상 해외 여행을 떠나려 하면 두려움이 앞서고 비용이나 시간적 여유가 없어 쉽게 결정하긴 어렵다. <여긴 지금 새벽이야> 저자 김신지는 스물 셋 여름, 대학 등록금을 준비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모은 돈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1년간 세계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그런 것 같다. 이것 저것 다 신경 쓰이면 갈 수 없는 것. 가족, 내가 지금 해야할 일, 돈, 언어등.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 이 모든 것 뒤로 하고 간다. 가족에게 미안해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잠시 접어두고, 돈이야 다시 벌면 되고, 언어는 부족하지만 그냥 부딪히며 소통한다. 한마디로 용기가 필요한 것이 여행이다.

 

이 책은 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늦은 밤 또는 새벽에 읽으면 감성적이라고 한다. 작가처럼 그녀도 여행을 가고 싶어한다. 그래서 영어 공부를 1년 넘게 하고 있다. 워킹 비자로 올 겨울에 떠날 예정이다. 젊은 친구들은 우리 세대보다 다른 나라에서 사는 걸 덜 두려워 하는 것 같다. 그점이 부럽기도 하다. 다른 나라에서 지낸다는 건 현재의 편안함을 버리고 고생을  하는 것인데 그들은 왜 굳이 힘든 선택을 하는 걸까? 아마도 불안한 현실 속 자신의 삶을 여행을 통해 뭔가(?) 얻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여행 한번 다녀왔디고 우리의 인생이 확 달라지거나 자신의 퀄리티가 올라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행으로인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걸 경험하면서 나와 내 주변의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건 분명하다. 사람이 휠씬 융통성있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좀 인간적인 면모를 갖추게 되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 먹고 살기 빠듯해서, 세계여행은 꿈도 못 꾸는 사람이 많다. 그래도 좀 더 늙어 다리에 힘이 없어지기전에 여행을 가고 싶긴 하다.  

 

<여긴 지금 새벽이야>는 과테말라, 쿠바,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스위스, 이탈리아, 모로코, 터키, 중동, 이집트 등 세계 각국을 돌아 다니며 그곳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문화를 익히며 작가의 생각들을 잘 표현한 책이다. 스물 세살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는 것도 많고 글도 정말 잘 써서 감탄했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도 일상적이고 평화로웠다. 다른 여행책과는 달리 여행의 정보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 놓으면서 각 나라에서 만나 사람들과의 정을  나누고, 함께 친구가 되는 사람 냄새 나는 책이다. 구경만 하다 오는 여행은 별 의미가 없지만, 그곳에 추억을 쌓고 오는 여행은 두고 두고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여행을 낭만적으로 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사랑하는 대상보다 사랑하는 감정 그 자체에 빠진 사람처럼,  이 시간이 '여행'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많은 것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어떤 누추함이나 공생도 미화될 수 있고, 찾아간 여행지에 실망하더라도 그 실망을 만회라 무언가를 찾아내여 괜찮다고 말한다. 결국은, 그런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현실 자체보다 그 현실을 받아들이는 태도로, 행복이라 믿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p 103

 

나는 문득, 오래 전 읽은 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있지, 책을 읽다 마음에 드는 구절을 발견하면 사람들은 그 페이지를 작게 접어두잖아. 당신은 그런 사람이야. 나한테만 그런 게 아니라 아마 모두에게 그럴 거야. 이건 믿어도 좋아."

어설픈 내 편현이 그녀에게 제대로 가 닿았을까, 표정이 멎은 그녀에 얼굴에 초조해지려던 찰나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

그 말을 듣자, 긴 말을 한꺼번에 하고 난 뒤의 쑥스러움이 뒤늦게 밀려왔다.

"좋아, 저녁 먹으러 가자, 290페이지!"

"뭐야, 하하."

"왜, 내가 접어뒀다구. 봐봐,여기." 

장난스럽게 어깨를 잡고 흔들자, 그녀는 와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그제야 좀 안심이 되었다. p 240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네가 세상에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단 한 사람을 행복하게 하라는 거야."

"그 사람을요?"

"아니, 너 자신을."

사비나와 나는 둘 다 잠시 말을 멎고 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조도 낮은 호스텔 주방의 불빛 아래, 그 얼글은 더 없이 온화해 보였다. 내가 세상에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 p 300

 

가족은 가족이라는 이유로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조금 뒤에 전화하겠다고 해놓고 잊어버렸고, 다음 주말에 내려간다 말하고선 늦잠을 자고 일어나귀찮은 마음에 일이 있다며 미루었다. 매번 나에겐 타야 할 버스가 있었고,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다. 버스는 5분마다 한 대씩 오는데도 이번 버스를 놓치면 큰일 날 것처럼 굴었고, 어차피 이번 주에 다 끝내지도 못할 일이면서 붙들고 있는 게 마음이 편해 약속을 미루었다. 그러다가 걸지 못한 전화가 생각나고,갈 수 있는 신간이 생겼을 때는 지나버린 시간이 멋쩍어 다시 미루곤 했다 다음은 다음이 되었고, 그럴 때마다 나중에 잘하면 된다고생각했다. 챙겨둘 수 있는 미래 같은 건 없다고 말한 건 누구였더라. 안드레아가 말한 것처럼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시간은, 내가 선택한 시간일까, 미뤄버린 시간일까.  p 314-315  

 

"대화를 나눌 때마다 사실 우리는 영혼을 나누는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대화 없이는, 그것이 꼭 언어만은 아니더라도 서로의 영혼을 볼 수 없다는 뜻이리라. p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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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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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지인으로 부터 신영복 교수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선물 받은거라 처음 몇장은 읽었지만, 이내 읽기를 그만 두었습니다. 세상에 읽을 책이 얼마나 많은데 감옥에서 쓴 편지를 읽고 있을까 하면서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종의 편견이였습니다. 최근엔 <강의>를 읽었습니다. 사실 다 읽은 건 아니고 읽고 싶은 부분만 골라 읽었습니다. 요즘 <논어>를 필사筆寫중이였는데, <강의>에 '논어'에 대한 부분이 있어서 그것만 찾아 읽었습니다. 사실 고전古典은 내 능력밖이라 <강의>를 전체를 읽을 자신이 없기 때문에 이였습니다. 세번째로 읽게 된 신영복 교수님의 책은 <담론談論>입니다. 앞의 두 권은 제대로 읽은게 아니라 세번째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이번에 일독했습니다. 물론 이 책도 제겐 결코 쉬운 책은 아니였습니다. 1부는 고전이 많이 나와서 반은 이해하고 반은 그냥 읽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경>, <주역> , 공자, 맹자, 노자, 묵자, 장자, 순자, 한비자등 하도 많이 나와서 헷갈리 정도 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다 이해하고 안다면 대단한 경지에 오른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전 사실 1부보다는 2부의 글이 더 가슴이 닿았습니다. 감옥에서 지낸 이야기와 주변 수감자들의 에피소드가 뭉클했습니다. 20년간의 복역하면서 자살하지 않은 이유가 겨울 독방에서 2시간 남짓 만나는 '햇볕' 때문이라는 것과,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사색하며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감동적이였습니다. 무기수에서 8.15 특별가석방으로 출소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 젊은 나이 28세에 들어가 48세 중년이 되어 나온 세상은 어쩜 낯설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이 바뀌어 있는 사회로 나와 바로 이듬해 성공회대학 강단에 나가 강의를 하셨다니 대단한 분이라 여겼습니다. 감옥에서 꾸준히 책을 읽고 사색하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 왔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지난 7일에 '신영복 북콘서트'가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꼭 갔었을텐데 좀 아쉽습니다. 신영복 공식사이트 <더불어숲>http://www.shinyoungbok.pe.kr/에 들어가 보니 볼 게 많습니다. 글도 잘 쓰시지만 붓글씨를 정말 잘 쓰십니다. 2015 만해문예대상 수상하시고 상금은 장학금으로 기부하신다는 기사를 봤는데, 더불어 사는 삶을 몸소 실천하시는 분이구나 생각하니 존경스럽습니다. 신영복 교수님의 연륜과 경험에서 묻어나오는 책 <담론>을 다시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다른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제대로 살고 있는가 생각될 때, 왜 살아야하는지 회의가 들때 <담론>을 읽으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공부는 한자로 '工夫'라고 씁니다. '工'은 천天과 지地를 연결하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夫' 천과 지를 연결하는 주체가 사람(人)이란 뜻입니다. 공부란 천지를 사람이 연결하는 것입니다. 갑골문에서는 농기구를 가진 성인 남자로 그려져 있습니다. 인문학人文學의 文은 紋과 같은 뜻입니다. 자연이란 질료質料에 형상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사람(人)이 한다는 뜻입니다. 농기구로 땅을 파헤쳐 농사를 짓는 일이 공부입니다. 공부는 살아가는 것 그 자체입니다. p 18


돌이켜보면 제가백가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뜻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상앙, 이사와 같이 천하 통일을 이끈 사람들의 삶도 결국 비극으로 끝납니다.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룬 것이 많을 수 없습니다. 꼬리를 적신 어린 여우들입니다. 그 실패 때문에 끊임없이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자위합니다. 한비자의 졸성拙誠이 그런 것이라 하겠습니다. 졸렬하지만 성실한 삶, 그것은 언젠가는 피는 꽃입니다. 빅토리 위고Victor-Marie Hugo가 <레미제라블>에서 한 말입니다. "땅을 갈고 파헤치면 모든 땅들은 상처받고 아파한다. 그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 피우는 것은 휠씬 뒤의 일이다." 사실입니다. 아름다운 꽃은 휠씬 훗날의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하물며 열매는 더 먼 미래의 것입니다. p 200

 

<청구회 추억> 후기

우리의 삶은 수많은 추억으로 이루어져 있음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모든 추억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를 만나는 곳은 언제나 현재의 길목이기 때문이며, 과거의 현재에 대한 위력은 현재가 재구성하는 과거의 의미에 의하여 제한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더구나 추억은 옛 친구의 변한 얼굴처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 성이 추억의 생환生還이란 사실을 휠씬 나중에야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생각하면 우리가 영위하는 하루하루의 삶 역시 명멸明滅하는 추억의 미로 속으로 묻혀 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추억에 연연해 하지 말아야 합니다. 추억은 화석 같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부단히 성장하는 살아 있는 생명체이며, 언제나 새로운 만남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이 책 역시 추억을 새롭게 만나고 있는 것이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p 219

 

겨울 징역살이가 그 혹독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옆 사람의 체온과 이처럼 잔잔한 인정이 느껴지는 것임에 비하여 어름철은 더위와 증오에 시달립니다. 낮 동안에 감방의 벽돌 벽이 땡볕에 달구어질대로 달구어져서 감방은 마치 가마 속 같습니다. 밤 두세 시까지 잠들지 못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36도의 옆 사람 체온을 안고 자야하는 여름밤의 칼잠자리는 그야말로 형벌입니다. 이 글은 그런 상황에서 쓴 여름 잠자리의 고통에 관한 것이지만 특히 증오의 대상을 옳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바로잡지 못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가 더욱 괴롭다는 것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향한 부당한 증오는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에게도 그리고 증오를 불태우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p 300

 

석과불식碩果不食은 "씨 과실을 먹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씨 과실은 새봄의 새싹으로 돋아나고, 다시 자라서 나무가 되고, 이윽고 숲이 되는 장구한 세월을 보여줍니다.<중략> 첫 번째는 엽락葉落입니다. 엽락이란 바로 '환상과 거품'을 청산하는 것입니다. <중략> 다음이 체로體露입니다. 엽락 후의 나무는 裸木입니다. 잎사귀에 가려져 있던 뼈대가 휜히 드러납니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바로 구조와 뼈대를 직시하는 일입니다. <중략> 마지막으로 분본糞本입니다. 분본이란 뿌리를 거름하는 것입니다. 낙엽이 뿌리를 따뜻하게 덮고 있습니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뿌리가 곧 '사람'이라는 사실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입니다. 사람은 그 자체가 최고의 가치입니다. <중략>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드는 일입니다. 사람은 다른 가치의 하위 개념이 아닙니다. 사람이 '끝'입니다.절말과 역경을 '사람'을 키워 내는 것으로 극복하는 것, 이것이 석과불식의 교훈입니다. p 420 ~ p 423

 

내가 자살하지 않은 이유는 '햇볕' 때문이었습니다. 겨울 독방에서 만나는 햇볕은 비스듬히 벽을 타고 내려와 마룻바닥에서 최대의 크기가 되었다가 맞은편 벽을 타고 창밖으로 나갑니다. 길어야 두 시간이었고 가장 클 때가 신문지 크기였습니다. 신문지만 한  했볕을 무릎 위에 받고 있을 때의 따스함은 살아 있음의 어떤 절정이었습니다. 내가 자살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햇볕 때문이었습니다. <중략>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하루하루의 깨달음과 공부였습니다. 햇볕이 '죽지 않은' 이유에 햇볕과 함께 끊임없는 성찰이 함께하기를 빕니다. p 424~ 425

 

네덜란드의 의사이며 작가인 반 에덴Frederik van Eeden의 동화 <어린 요한>의 버섯 이야기 입니다.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갑니다. 산책로 길섶에 버섯 군락지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그 버섯 중의 하나를 지팡이로 가리키면서 "얘야, 이건 독버섯이야!" 하고 가르쳐 줍니다. 독버섯이라고 지목된 버섯이 충격을 받고 쓰러집니다. 옆에 있던 친구가 그를 위로합니다. 그가 베푼 친절과 우정을 들어 절대로 독버섯이 아님을 역설합니다. 그러나 그에게 위로가 되지 못합니다. 정확하게 자기를 지목하여 독버섯이라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위로하다 위로하다 최후로 친구가 하는 말이 "그건 사람들이 하는 말이야!"였습니다. 아마 이 말이 동화의 마지막 구절이라고 기억됩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것입니다. '독버섯'은 사람들의 '식탁의 논리'입니다. 버섯을 식용으로 하는 사람들의 논리입니다. 버섯은 모름지기 '버섯의 이유'로 판단해야 합니다. '자기의 이유', 이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자부심'이기도 합니다. '자기의 이유'를 가지고 있는 한 아무리 멀고 힘든 여정이라 하더라도 결코 좌절하지 않습니다. '자기自己의 이유理由'를 줄이면 '자유'自由가 되기때문입니다. p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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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판미동 출판사 입니다.

출간 도서 <한글 대학·중용>, <한글 맹자>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시대를 초월한 삶의 교과서를 한글로 만나다!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 신창호 교수가 풀어낸 내 삶을 이끄는 <한글 사서> 시리즈 완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그 기준점의 하나로 인문학을 꼽는다. 그러나 막상 고전을 읽자니 그 벽이 너무 높고, 고전을 자기계발로 풀어낸 서적들을 보자니 뭔가 아쉽다.

이번에 판미동에서는 앞서 출간한 『한글 논어』에 이어 『한글 대학』과 『한글 중용』, 『한글 맹자』를 출간하면서 <한글 사서> 시리즈를 완간하였다.

특히, 『대학』과 『중용』을 묶어 공자의 핵심 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 처음과 끝을 읽어볼 수 있게 하였다.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인 신창호 교수는 ‘사서’의 읽는 순서로, 『대학』을 앞에 두고, 『논어』, 『맹자』를 가운데 두며, 『중용』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먼저 『대학』을 통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학문과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규모를 정하고, 그 뒤 『논어』를 읽으면서 삶의 근본을 세우며, 그 다음으로 『맹자』를 읽어 인생에서 그 공부가 어떻게 응용되었는지 살핀다. 이런 작업을 거친 후 마지막으로 『중용』을 통해 옛사람들의 미묘한 지혜를 구한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7월 15일 ~ 7월 21일 (당첨자 발표 : 7월 22일)

발송: 7월 23일


2. 모집인원 : 3명 (상기 2권 모두 증정드립니다)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필수)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와 '알라딘' 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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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읽기 공부법 - 책 한 권이 머릿속에 통째로 복사되는
야마구찌 마유 지음, 류두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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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이 머릿속에 통째로 복사되는 7번 읽기 공부법의 저자 야마구치 마유는 83년생으로 대단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도쿄대 법학과를 수석으로 졸업 한 후 재무성에서 8년간 근무했다. 2009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며 TV 프로그램 출연 하고 책도 썼다. 우리가 보기엔 머리가 뛰어난 사람이 아닌가 싶은데, 저자는 자신이 천재가 아니라, 자신만의 공부법을  잘 터득 공부했기 때문이라 한다. 현재의 자신에게 100% 만족할 수 없는 감정이 현재의 자신보다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향상심을 갖게 되고 그것이 올바른 방법론과 결합하면 폭발적인 추진력을 발휘하여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준다고 한다. 현재 한국 사회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수많은 시험과 대학입시, 취업, 자격증, 스펙쌓기등 남들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잘해야 살아남는다. 그래서 어릴 적 부터 공부 잘하면 어른들이 좋아하셨고, 공부 잘한 자식을 둔 부모님들은 어깨가 으쓱 올라가셨다. 치열한 것은 일본도 우리가 비슷한 것 같다. 그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 즉! 공부의 신이 될수 있는 비법은 무엇일까? 이 책에선 그 비법이 7번 읽기 공부법 이다.


공부를 잘 하는 비결은 좋은 머리가 아니라 공부 전략에 달려 있다. 나에게 딱 맞는 공부법을 확립하는 것이다.( 머리가 나쁜 나에겐 정말 좋은 소식이다.) 공부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함으로 공부를 하는 과정을 힘들지만, 목표를 이루었을 때는 행복함을 얻을 수 있다. 무리한 목표보다는 이룰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세워 성공 경험을 느낌으로 자신감을 얻도록 한다. 혹시 실패를 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자신을 믿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라고 한다. 누구에게나 딱 맞는 공부법인 '7번 읽기' 공부법은 어떤 것인가? 아주 간단하다. 어떤 분야, 어느 교과서든지 가볍게 7번 통독한 것을 반복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중요한 부분을 여러번 반복해 읽고 쓰기는 해도, 통째로 공부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예전에 어떤 사람이 퀴즈 프로그램에 나와 사전을 통째로 공부했다는 이야기를 적이 있었는데, 그러고 보면 이 방법이 효과가 있는 방법이긴 하나보다. 


읽기 공부법을 자세하게 이야기 하면  첫 번째는 '보통 읽기',  두 번째는 '리서치식 읽기', 세 번째는 '7번 읽기'다. 7번 읽기 공부법의 특징은 읽기에 부담이 적고, 정보 입력 속도가 빠르며,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1번째 읽을 때에는 표제를 머릿속 노트에 옮겨 적는 감각으로 읽는 것으로 각 장의 제목, 항목별로 표제와 부제를 의식하면선 전체상을 대략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2번째는 1번째 읽기를 통해 머릿속에 들어온 단계에서 책 전체를 훑어 본다. 항목뿐만 아니라 세밀한 부분까지 읽는다. 책 전체의 줄거리와 구조가 대부분 머릿속에 들어온다.

3번째는 2번째와 같이 책 전체를 가볍게 훑어 봄으로 줄거리를 더욱 자세하고 명확하게 만든다.

4번째부터는 문장 속의 키워드를 의식하면서 읽으면 자주 나오는 단어나 자세히 설명되는 용어를 확인한다.

5번째 방식은 4번째 읽기와 같지만 차이는 키워드와 키워드의 설명문을 의식하고 확인하는 단계다.

6번째부터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읽으며 포인트와 주장을 의식하면서 읽는다.

7번째는 6번째 읽기가 끝나면머릿속 노트에 책이 대부분 복사된 상태이지만 아직 선명하지 않기 때문에 7번째 읽기로 확실히 정착시킨다. '7번읽기 공부법'에 '쓰기 공부법'을 병행하면 내용 파악이 분명해지고 뇌에 각인된다.


저자는 '7번읽기 공부법'이 쉽다고 하지만, 절대 쉬운 공부법은 아니다. 정말 책상에 앉아 하루에 10시간 공부한다는 건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공부한다면 성공 확률이 높을 것 같긴하다. 이 정도 노력했는데, 제아무리 머리가 나쁜 사람이더라도 꾸준히 한다면 되도 뭔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자신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고, 목표를 정한 다음 될 때까지 7번이고 10번이고 20번 공부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여태까지 해 보지 못한 방법이긴 한데 어떤 분야이든 어떤 공부이든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통달하는 공부법을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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