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 - 당신이 설명을 못하는 데는 사소한 이유가 있다
고구레 다이치 지음, 황미숙 옮김 / 갈매나무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 먹고 설명하려면 긴장이 된다. 요점을 정확히 전달하면서 상대방의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 부담이 든다. 직장에선 두 말 할 것도 없고, 재밌게 본 영화나 책을 소개할 때도 마찬가지다. 프리젠테이션 자리에선 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책 제목처럼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을 알고 싶었다.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은 일단 "이해하기 쉬운 설명'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고 말한다.



1. 상대방에게 '내 일'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기

2.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리하기

3. 그것을 상대방이 알아듣는 말로 쉽게 전달하기


1. 대체로 설명자는 자기 관점에서 주제를 풀어나간다. 하지만 "사람은 '자신과 관련 있는 이야기'에만 관심을 갖는다. 듣는 이에게 필요한 주제나 득이 되지 않으면 주의를 끌기가 어렵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먼저 상대방이 진정으로 설명을 듣도록 하는 과정이 우선이다.



2. 내용을 정확히 전달하는 데는 '텐프렙' 법칙을 제안한다. 각 단계의 머리글자(TNPREP)을 따서 일본식으로 발음한 이름이다.



1단계: 이야기의 주제(Theme) 전달하기

2단계: 하고 싶은 이야기의 수(Number) 전달하기

3단계: 이야기의 요점, 결론(Point) 전달하기

4단계: 결론이 옳다고 할 수 있는 이유(Reason) 전달하기

5던계: 구체적인 예((Example) 들기

6단계: 요점, 결론 (Point) 반복해 끝맺기


로 이뤄져 있다. 2단계는 유시민 작가가 좋아한다는 3의 법칙을 연상케 한다. 예컨대, '세 가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세 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식이다. 단계와 법칙을 적용하여 내용을 정리하면, 적어도 이야기가 산으로 가진 않는다. 법칙과 요령이 필요하다. '텐프렙' 법칙은 저자가 창안하고 사단법인 교육커뮤니케이션협회가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다. 엄연한 지적 재산권이다.



3. '쉽게 전달하기'는 여타 책도 주장하는 내용이라 특별하진 않다. 전문 용어를 풀어 쓴다거나, 상대방이 알아듣기 쉬운 용어로 바꿔 쓰는 노력은 당연하다. 여기서 인지심리학으로 한 발 더 나아간다.

 

 

사람이 말을 이해하는 과정은 스키마라는 틀을 거친다. 머릿속 이미지인 '심상'으로 전환하고 그것에서 연상되는 정보 '스키마'를 이용한다. 스키마라는 틀을 통해서 청자는 익숙한 내용으로 치환하고, 나름 받아들이기 쉽도록 전환하는 과정을 거친다.



스키마는 제각각이다. '이해하기 쉬운 설명' 세 가지 요소로 상대방의 주의를 끌고, 내용을 정리해서 전달한다고 해도, 이야기는 곧이곧대로 전달되지 않고 상대방의 스키마를 거쳐서 이해된다. 때문에 서로 요점에 어긋나거나 다른 말을 하며 대화가 수렁에 빠지게 된다. 이럴 경우 듣는 이가 자신의 스키마로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상대방이 이해할 만한 심상으로 바꿔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4. 제목이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인지라 구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 다이제스트한 크기에 알맹이를 잘 채웠다. 스피치 책을 안 읽은 달변가가 있고, 글쓰기 책을 몰라도 일필휘지 쓰는 이가 있다. 그게 안 되는 일반인에겐 요령과 법칙이 필요하다.



반면에, 책을 읽으면서 착찹한 생각이 들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정확한 설명을 일부러 거부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악덕 설계사, 판촉원들은 일부러 생소한 전문 용어를 섞어가며 휘뚜루마뚜루 설명하며 듣는 이의 혼을 빼 놓는다. 고객을 이해시키는 목적이 아니라 두루뭉슬 판매하려는 전략의 일환일 것이다. 어떤 이들을 모호한 말로 무지를 가리려고 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 

 

 

청자도 마찬가지다.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해 주면 정보를 빌미로 트집과 말꼬리 잡고 늘어지기를 반복한다. 이런 이들은 제대로 된 설명을 하기도, 듣기도 원하지 않는 부류다. 정확한 설명법을 알면 한편으론 쭉정이를 솎아내는 안목이 길러진다. 쇠귀의 경읽기를 하기보다, 이 사람은 나를 이해시키는 목적이 아니구나, 이 사람은 정보를 빌미로 나를 압박하려고 하는구나 퍼뜩 깨닫는 처세가 필요하다. 책이 의도하지 않은 부수적인 효과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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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9-19 19: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책 제목처럼 일목요연한 리뷰네요ㅎ

캐모마일 2017-09-19 20:16   좋아요 0 | URL
책 구성을 따라 서평을 써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