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와 문자에 관한 최소한의 수학지식 처음 시작하는 교양 수학
EBS MATH 제작팀 지음, 염지현 글, 최수일 감수 / 가나출판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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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미국의 한 취업 사이트에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고의 직업으로 '수학자'가 뽑혔어요. 통계학자, 보험계리사와 같은 수학 지식이 필요한 직업들이 그 뒤를 이어 상위 5위 안에 있었어요."(p.15) 수학자가 월가에서 각광을 받은지 꽤 됐다. 경영학 전공자보다 수리 모형을 바탕으로 한 예측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기 때문이다. 물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로 금융 공학에 대한 회의가 일어났지만, 여전히 수학자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수와 문자에 관한 최소한의 수학지식>의 장점은 첫째, 이과 비전공자에게 수학적 개념의 연원을 철학과 함께 알려준다는 것, 둘째, 거듭제곱, 소수, 분수 등 학창 시절 배웠던 수학 지식이 어떻게 응용되어 세계를 혁신했는지를 알려주는 점이다.



시험을 위해 공식을 외우고 정답 맞추기 계산에 급급하다가 놓쳤던 사실들이다. 소수만 해도 그렇다. 소수(素數)는 자기 자신만을 약수로 하는 수다. 소수를 찾는 방법은 에라스토스테네스로부터 시작된다. 지도에 위도와 경도를 처음 표시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로,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라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유클리드는 소수가 무한함을 증명하였고, 에라토스테네스처럼 하나씩 지워가며 찾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7세기에 이르러, 페르마 수와 이를 보완한 메르센 소수가 정리되었다. 현재는 컴퓨터가 메르센 소수 공식으로 소수를 찾고 있다.



1977년 미국 MIT 수학자들이 소수의 원리로 암호화 방식을 만들었는데, 이를 RSA 암호라고 부른다. 소인수분해가 어려운 두 소수의 곱을 이용해 암호를 만드는 원리다. 일정한 규칙을 가진 단순한 암호는 쉽게 간파되었기 때문에, 규칙성 없는 수의 성질을 이용하여 새로운 암호법을 만든 것이다.  학창시절 이걸 왜 배워야 하나, 쓰잘데기 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은행 사이트를 이용할 때마다 쓰는 공인인증서 암호화에도 소수의 원리가 쓰였던 것이다.



병원에서 찍는 CT에는 연립일차방정식의 원리가 쓰인다.  A4 용지가 210mm X 297mm인 이유는 경제성 떄문이다. 반으로 접어도 같은 비율을 유지하니 종이 허실이 줄어들었다. 1:루트2 공식으로 비율을 정했다. 피타고라스는 유리수로 음악의 비밀을 탐구했고, 베토벤의 월광소나타가 조화로운 화음으로 구성되는 원리가 되었다.



수학은 철학과 과학 발전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0과 음수는 개념 자체로 신학적 논쟁과 터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길게는 몇천 년을 이어온 수학의 역사를 단순히 공식으로 암기하고 문제 풀이에만 국한해서 쓰다 보니, 공식 속에 담긴 인류의 진보와 위대한 혁신은 온데 간데 없어져 버렸다. 죽은 수학만을 배운 것이다. 옛날 하이틴드라마에 나오는 대사, "수학 공식을 외워서 어디에 쓰나요?" 그러나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 음악부터 시작해서, A4 용지, 디지털 암호, 기상예보까지 안 쓰이는 곳이 없다. <최소한의 수학지식>은 살아있는 수학을 만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이 아닐까. 인류 문명의 발전에 공헌한 수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P.S 퀴즈 문제. 뜻 혹은 공식을 맞춰보세요.


1. 로마 카이사르 황제는 브루투스에게 암살당하기 전, 키케로에게 암호를 적어보냈다.


QHYHUWUXVWEUXWXV


2. 아인슈타인의 사랑방정식


LOVE = 2□ + 2△+2 · + 2V + 8<


3. 니카라과 공화국에서 1971년 인류 역사를 바꾼 열 가지 공식을 기념한 우표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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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19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 개의 퀴즈가 책에 나오는거죠? ^^

캐모마일 2017-02-19 12:40   좋아요 0 | URL
책에 퀴즈는 안 나오지만 인상적인 내용을 퀴즈로 만들어 봤습니다.^^
1번은 소수 이전에 단순한 암호화 사례입니다.
2번은 아인슈타인이 강의 중에 사랑을 공식으로 표현할 수 있나는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3. 유표가 아니라 우표인데 오자가 있네요..ㅜ.ㅜ
아프리카 니카라과 공화국에서 인류 역사를 바꾼 열 가지 공식을 기념한 우표를 발매했습니다. 독특해서 기억에 남네요.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