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그날의 기록> 이북이 100% 페이백 이벤트 중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도 이제 천일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당일 대통령의 행적은 묘연하고, 실체는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지겹다고 합니다. 어떤 국회의원은 심지어 자식은 마음 속에 묻는 것이라며 유가족들에게 또다른 상처를 남겼습니다. 무려 몇백 명 단원고 학생과 일반 승객이 수장된 사건. 천일이 지났는데도 지지부진합니다. 국가적 참사가 제대로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가슴에 묻고 어떻게 지겨울 수가 있겠습니까.

 

 

이번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자 더불어 세월호 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아직 사실관계는 명확하지 않으나, 정황이 드러날수록 실망을 넘어 경악스럽기까지 합니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 페이백 이벤트. 세월호 천일이 지난 지금, '세월호, 그날'을 기억하자는 취지같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외상(트라우마)를 다룬 책입니다. 적지 않은 분량을 트라우마와 장애, 치유에 할애했습니다. 트라우마 자체보다 무서운 것이 있습니다. 바로 후유증입니다.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자책감, 수치심, 우울감이 더 큰 심리적 고통을 일으킵니다. 안산 단원고 지역은 서민 학군이었습니다. 유가족은 생전에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키우지 못한 자책감에 가슴을 쳤습니다. 수학여행비를 겸연쩍게 물어보던 그 메시지가 가슴을 아립니다.

 

 

참사 이후로 어땠을까요. 유가족은 되려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더러는 하나님의 뜻이라며, 더러는 왜 제주도까지 여행을 갔느냐며, 일부 종교계 인사들은 물색없는 발언을 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정치 이념 논쟁으로 끌고 갔고, 조사는 지지부진한 채 유가족들은 가슴앓이를 해야 했습니다.

 

 

트라우마 연구 권위자 데셀 반 데어 콜크 박사는 말합니다. 외상 후 장애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를 무기력이라고 합니다. 참사 당시의 무기력, 참사 후 조사 과정과 천일 동안 희생자들이 어떻게 참변을 당했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무기력. 우리 사회가 유가족에게 크나큰 무기력을 안겼습니다.

 

 

트라우마의 관점에서, 세월호 특조위에 수사권을 요구하고, 단식농성을 하고, 노란 리본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트라우마가 남긴 무기력에 맞서려는 투쟁입니다. 한순간 자식을 잃고 가족을 잃은 상처는 어느 정도일까. 단장의 아픔이라고 합니다. 장이 끊기는 아픔이란 뜻입니다. 살기 위해서 대항합니다. 트라우마의 관점에서 다시금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에 저항하는, 외상 후 장애에 싸우는 유가족을 사지로 내몰지 않았는지 말입니다. 데셀 반 데어 콜크 박사가 일생을 바친 트라우마 연구 결과 <몸은 기억한다>를 읽으며 다시금 세월호를 떠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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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10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부가 세월호와 관련된 책을 펴낸 창비, 문학동네 지원를 삭감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출판계도 최순실 블랙홀을 피하지 못하는군요..

캐모마일 2017-01-11 01:20   좋아요 0 | URL
허....정말 손을 안 뻗힌 데가 없네요. 문화예술계를 헤집어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