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듯 가볍게 - 상처를 이해하고 자기를 끌어안게 하는 심리여행
김도인 지음 / 웨일북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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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지대넓얕>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준말로, 다방면에 걸친 상식을 알차고 재밌게 풀기로 유명하다. 진행자 채사장의 저서 <지대넓얕>, <시민의 교양>은 베스트셀러다. 이번에 홍일점 김도인 씨 신간이 나왔다. <숨쉬듯 가볍게>. 팟캐스트에서 동양철학과 심리학을 접목하여 청자에게 힐링을 선사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숨쉬듯 가볍게>는 심리학과 동양철학에 기반을 둔 힐링법을 설명한다. 35살 일반인 남성 시우(時雨)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10년간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정신적 방황과 고통을 겪는 시우. 어느 날 Light라는 발신인에게 메일이 온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으시겠습니까?" 시우는 Yes를 클릭한다. 여정이 시작된다.



마음의 상처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과정은 힘겹다. 고통감정사(苦痛感情思). 상처는 아픔으로 그치지 않고, 감정과 생각을 지배한다. 상처와 관련된 경험, 혹은 새로운 경험을 회피한다. 고통과 감정, 그로 인한 부정적 사고방식을 자신과 동일시한다. 마음속에 빅데이터가 되어 끊임없이 반추되고 확장한다. 세상을 이해하는 틀이 된다. 정체성으로 굳어지고 미래의 선택과 행동을 좌우한다.

시우도 마찬가지다. 오래 사귀고 장래를 꿈꿨던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그는 청첩장을 받고 이별 노래가 나올 때마다 괴롭다. 새로운 경험을 회피하고 자기만의 공간으로 침전한다. 더구나 7살 무렵 엄마에게 버림받았던 시우. 무의식에 있던 불안과 외로움이 더해진다. 고통은 자동으로 합쳐지고 연합한다. 결국 시우는 고통과 부정적 감정을 자신과 동일시한다. 외로운 정체성, 고통스러운 세계관, 고립된 인생관.



삶에는 고통이 따른다. 부정할 수 없다. 책은 '예스 프로젝트"와 '인사이드 무비' 체험을 소개한다. 예스 프로젝트는 새로운 경험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No와 경험 회피로 일관하며 고통을 자신과 동일시하지 말고, Yes라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경험에 나서는 방법이다. 마음의 상처와 나를 떨어뜨려서 탈동일시를 이룬다.



인사이드 무비는 한층 나아가 객관적 시각에서 아픔을 관찰하고 다시금 체험한다. 7살 시우는 엄마에게 버림받은 경험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면에 불안과 외로움을 안고 살아야 했다. 당시 느꼈던 아픔을 떠올리며 돌이키되, 이제는 35살의 시우, 제 3자의 입장에서 당시를 반추해 본다. 5살 때 이혼한 부모님, 그를 떠났던 엄마, 키웠던 할머니. 과거의 상황들이 종합적으로 이해가 된다. 아픔을 부정하기보다 끌어안고 성숙해진다.



명상은 집중력과 자기 감각을 깨운다. 번아웃 증후군과 같은 정서적 탈진 상태는 마냥 휴식이 답이 아니다. 정신은 산만하고 부정적 생각에 쉽사리 휩싸인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명상은 효과적인 처방전이다. 특히 호흡 명상은 초심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하루 3번 정도 자기 나이만큼 호흡에 집중한다. 시간은 2분. 규칙적인 훈련은 10~15분으로 잡으면 좋다.



김도인 씨는 삶의 아픔을 부정하지 않는다. 마치 계절이 변하듯 삶은 변화하고 굴곡이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만약 추운 겨울을 맞닥뜨렸다면, 힘들겠지만 버릴 것은 버리고 멈추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동양고전 <장자>나 <주역>처럼 내 주관을 넘어서 삶의 변화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힘이 진정한 지혜다.



<숨쉬듯 가볍게>는 성장기의 상처, 현재의 아픔, 그리고 긴장과 불안, 우울과 같은 정서적 고통을 치유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예스 프로젝트, 인사이드 무비, 명상, 운동화를 신어라, 인생의 깨달음을 단계적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치유는 자기를 부정하지 않는다.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굴곡과 변화를 인식하고 대처하는 지혜다. 서른다섯 시우의 여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시우는 마치 나, 혹은 지인 이야기같다. 공감이 가고 친근해서 울림이 크다. '숨쉬듯 가볍게' 읽지만 깊이가 느껴진다.

"'시우時雨'는 때에 맞춰 내리는 비'라는 의미로, <맹자>에 나온 말입니다. 가뭄에 메마른 초목을 살리는 큰 비를 시우라고 해요. 삶이 버거워지는 순간 시우의 여행기가 당신에게 단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p.5) 

˝`시우時雨`는 때에 맞춰 내리는 비`라는 의미로, <맹자>에 나온 말입니다. 가뭄에 메마른 초목을 살리는 큰 비를 시우라고 해요. 삶이 버거워지는 순간 시우의 여행기가 당신에게 단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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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 찾기 2016-11-06 2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리 연관되어서가 아니라, 이 리뷰를 읽는 동안,
시우라는 이름에서 절로 떠올려진 시 한 구절,,
내내 건조하다 잠깐 내린 비를 보다, 읽게 된 리뷰를 통해 떠 올려진 시 한구절,,,
두보의 ˝호우지시절(好雨知時節)˝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
그냥, 저절로, 두보의 시 `춘야희우(春夜喜雨)`의 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
쓰신 리뷰 잘 읽고 갑니다.

캐모마일 2016-11-08 17:34   좋아요 0 | URL
아마 그 시에서 차용한 것이 맞는 거 같습니다. 춘야희우. 덕분에 좋은 시 한수 알아갑니다. 검색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