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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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에 이 작품의 전편인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를 읽었다.

별을 세 개 주고 다음과 같은 감상을 남겼다.

 

술술 잘 읽혀서 좋았다.

통속적인 이야기인 듯해서 색안경을 쓰고 읽었는데도 재미있었다.

결국 나도 한 통속인 걸까? 

 

속편이 있는 줄 알았지만, 속편까지 읽을 만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우연히 이 책을 손에 넣었다.

소일하는 셈치고 읽었다.

아주 좋았다.

 

소설을 읽으며 나를 보여 주는 거울을 찾는 경향이 있다.

서른이 되어 읽은 <상실의 시대>는 주인공 와타나베를 통해 20대의 나를 보여 줬다.

그는 겁이 많으면서도 '가오'를 중요하게 여기는 찌질남이었다.

 

와타나베의 30 중후반을 상상하면 이 책의 남자 주인공인 레오와 닮았다.

겁이 많은데 가오는 중요해. 게다가 외로워.

 

레오는 운 좋게 에미를 만난다.

이건 순전히 에미가 레오에게 베푼 행운이다.

레오가 모자라기는 해도 나쁜 인간은 아니다.

 

에미는 미도리에 대응한다.

나오코가 죽지 않았다면 에미처럼 나이 먹었을 수 있다.

에미를 흉보는 게 아니다.

책을 읽는 동안 에미가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모른다.

나중에 레오가 행복을 찾는다면 에미 덕분이다.

93쪽에서 에미가 레오에게 화낸다.

"이 남자는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아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기가 그 사실을 안다는 걸 남에게 전달할 줄도 알아요."

내가 언젠가 들었거나, 곧 듣게 되거나

할 법한 말이다.

이 책은 하루 만에 읽었다.

결말은 성에 차지 않았다.

그들의 중년이 궁금하다.

속편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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