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문학동네 시인선 32
박준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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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4 05

 

시를 읽다니, 몇 년만일까?

어림잡아도 십 년은 넘었겠다.

그 동안 시민들은 자유를 얻었고,

그들의 연애는 노골화했으며,

자연은 수식화 되었다.

시인들은 역할을 잃고 괴로워했겠다.

더러 산문을 썼고, 더러 영화 따위를 평론했다.

가난 앞에서 아름다워지는 시인은,

있었겠지만 드물었다고 쉽게 추측한다. 

나보다 아홉 살 어린 시인이

나보다 아홉 배 더 산 느낌의 시를 쓴다.

삶도 결국 부피의 문제보다는 밀도의 문제구나, 인정했다. 

시인은 본인과 같은 이름의 사람을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다 했다.

시인 이름의 반은 내 것 같다.

한 자를 보태면 내 이름이 된다.

'우'다.

맨 뒤에 붙인다. 

아파야 시를 쓸 수 있다고, 아픈 자가 시를 찾는다고 안다.

요즘,

아팠는데,

좋아지는 중이다.

정로환은 며칠 더 먹어야겠다.

콘택 600은 어제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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