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트 키즈 - 패티 스미스와 로버트 메이플소프 젊은 날의 자화상
패티 스미스 지음, 박소울 옮김 / 아트북스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진에 한참 관심이 쏠려 있을 20대 시절 메이플도프를 접했다. 

그는 기괴한 예술가였다.

나는 기괴하지도 않고 예술가도 아니었지만 그를 동경했다.

패티 스미스는 음악을 한참 듣던 10대 시절 접했다.

그는 여성 락커였다.

그녀의 음악을 썩 좋아하지 않았지만 여차저차하여 한 장의 음반을 구입했다.

그 둘이 특별한 사이인 줄은 아주 나중에 알았다.

묘한 질투심이 일었다.

둘 중 어느 한사람에게 질투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묘하다는 얘기다.

옮긴이는 책의 끝에 오노 요코를 두고 존레넌이 한 말을 전한다.

'주위엔 예쁜 여자들이 항상 많았지만 예술적 온도가 맞는 여자는 그녀 단 한 사람이었다.'

저 표현을 찾기 위해 수십년을 고민했다.

그렇지. 그것은 온도다.

어떤 지점도 아니고, 방향도 아니고, 양도 아니고, 질도 아니고, 성분도 아니고, 성격도 아니고, 성향도 아니고, 취향도 아니고...

그렇다. 그것은 온도다.

바로 책을 구입했다.

패티와 로버트 각각의 수은주를 확인했다. 가끔 어긋났지만 대체로 같았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질투는 나지 않았다.

그들의 고군분투에 대해 조금 슬펐고, 그들에 대한 동경이 아직 끝나지 않은 나에 대해 조금 울적했다.

본문에 등장하는 많은 음악들을 번갈아 틀어 놓고 책을 읽었다.

도어즈, 밥 딜런, 존 콜트레인, 그리고 비틀즈 등등.

그들의 또래였다면 나도 예술가가 되었을까?

그러기엔 난 온도가 좀 낮다.

 

이후로 술자리에서 저 '온도'라는 표현을 종종 쓰는데 반응이 좋다.

아직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존 레넌에게도 감사하고 번역자에게도 감사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