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슬픈 책인 줄 알았다면 안 읽었다, 라고 인터넷 서점에 글을 남기려고 했었다. 진짜다. 진심도 진부할 순 있어서 안 남겼다. 진심이긴 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몇 차례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을 견디느라 혼났다. 이 책이 문학이냐 아니냐, 걸작이냐 졸작이냐 말이 많은 모양이다. 두둔하는 쪽에서는 권력을 가진 평론가나 문예지가 구닥다리 기준으로 <두근두근내인생>을 폄훼한다고 말한다. 두둔하지 않는 쪽에서는 그냥 후졌다고 한다. 내 보기에 싸울 일이 아니다. 평론하는 사람들은 그들 나름의 목적과 기준이 있을 터, 그러라고 하면 된다. 김애란을 두둔하는 팬들은 그냥 사서 읽으면 된다. 평론가들이 종종 내 편 네 편을 갈라 제 식구에게는 주례사 비평을 남의 식구에게는 근거가 약한 비아냥을 하기도 한다. 대중들도 종종 옳지 못한 책을 구별해 내는 능력이 부족해 애먼 책에 열광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의 생각이 정 못마땅하면 여러 통로를 통해 의견 개진하고 신사(또는 숙녀)답게 성토하면 될 일. 왠만하면 각자 그러라고 하자. 아주 가끔은 치고 받고 해야할 것들도 있지만 <두근두근내인생>은 아니다. 내가 내린 결론. 문학이냐 아니냐? 그냥 책이다. 걸작이냐 졸작이냐? 그냥 작(作)이다. 많은 위로를 받았다.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위로하는 재주가 있는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