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의 사랑학
목수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의 모든 행위에서 상거래 이상의 의미를 찾으려 하는 사람들에겐 서늘한 야유가 언제나 기다리고 있다. 

인류가 저지른 가장 참혹한 사건들은 불복종이 아니라, 복종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나는 여기에 한마디 더 덧붙인다. 인류가 이룬 가장 위대한 해방은 복종이 아니라 불복종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그리하여 성은 우리가 그것을 원하는 모든 순간에 금지되었다. 결혼이라는 의식의 틀 안에서만, 다시 말하면 우리가 그것을 가장 흥미 없어 하는 조건 안에서만 허락된다.

결과적으로 보면 종교는 인간이 창조해 낸 모든 것들 중에 가장 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가장 많은 불행을 생산해 낸, 최악의 발명품이다.

결국 그들이 의지할 수 있는 건 여자의 정조뿐인 것이다. 외삼촌, 이모는 가짜가 없지만, 고모, 큰아빠, 작은아빠들 가운데는 가짜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사람들이 대체로 외가 친척들과 가까운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가장 유명한 간통범은 수천만원의 카드빚을 져 가면서 풍요로운 성생활을 즐기는 남편 옆에서 섹스리스로 비참한 결혼생활을 이어 가다가,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사랑을 나누었던 사실을 떳떳이 인정했던 한 여배우였다.

인간의 타고난 마술적 능력인 직관과 자연에 조응하는 명민한 본능은, 그들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정과 사회 전반에 무수히 장전된 규제의 폭격에 의해 훼손되고 파괴된다.

우체국에 가 봐도 뒷자리에 앉아 부채질하고 있는 아저씨들은 안 입지만, 앞에 앉아 분주하게 우편물을 접수하는 언니들은 유니폼을 입고 있다. 은행도 마찬가지다. 남행원들은 안 입는다. (중략) 유니폼을 입으라고 명하는 건 당신의 자아를 드러내지 말라고 명하는 것이다.

일 못하는 사람보다 잘난 척하는 사람을 더 못 견뎌 하는 우리 사회의 특징은 이렇게 제도 안에 들어와 있는 모든 인간들에게 전방위에 걸쳐서 유니폼을 강권한다. (중략) 유니폼은 우리의 사고를 매우 간단하게 요리한다. 유니폼이 늘어나고 있는 사회는(심지어는 붉은 악마의 그 붉은 셔츠마저도) 그래서 위험하다.

자신의 생에 대해서 완전한 주체인 동시에 미와 진리와 사랑에 대해서 열려 있고, 끊임없이 세상에 대해 탐구하며, 예술에 대한 감수성도 가진 그런 남자. 자신이 걸친 옷들과 걸음걸이, 그가 머릿속에 담고 있는 사고가 하나의 톤으로, 자신만의 색깔로 정렬되는 사람. 세상에 휘둘리지 않을 만큼 강인하면서도 다름을 충분히 포용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한 그런 인간.

스킨십을 가능한 한 많은 인류에게 건네시길, 특히 아이들에게. 인류를 구원하는 아주 쉽고 달콤한 방법이다.

68혁명은 여학생 기숙사에 남학생이 드나들 수 없게 한 대학기숙사의 반자연적인 규율로 인해 발발하였다.

유교는 오늘을 사는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선택한 적이 없으나, 여전히 그 누구도 그 틀을 벗어나서는 사회 속에서 정상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관습과 이데올로기의 감옥이다.

세상엔 언제나 저항보다 적응을 택하는 사람이 많은 법이니.

현 정부가 밀어붙이는 이 과도한 삽질에서는 여성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근력으로 성행위를 행하는 남성의 일방성과 가학성의 얼굴이 드러난다.

행복은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이 내게 보내 주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거머쥐고 발견해 내는 습관에서 온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으면서 모두가 아는 척하다가 가장 적게 피임하고(오이시디 국가 중 콘돔 사용률 최하) 가장 많이 낙태하는 사회가 한국사회다.

성을 긍정하기 위해선, 긍정적인 성을 경험하는 것이 우선이다.

김수영은 “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 / 사랑을 발견하겠다”고 노래했다. 산다는 행위에 우리가 마지막까지 희망을 걸 이유는 오직 사랑에서 발견된다.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을 읽고 반해서 곧이어 읽은 책이다. 

이 사람이 책을 또 쓰면 또 읽게 될 것이다(우선 한두 권, 그 이상은 나도 몰라).

목수정 씨는 말을 너무 막 하신다.

그런데, 막 해도 된다. 대체로 옳거나, 어쨌든 옳게 기능하니까(현재로서는).

말을 막 해도 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요즘 진보랍시고 세상을 바꾸겠다면서도 제 인격 다듬을 줄 모르는 이들이 종종 눈에 띄는데

목수정 씨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의 인격 얘기할 때가 아닌데...)

남자도 읽고, 여자도 읽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