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큼 여기 어울리는 사람은 없어
미란다 줄라이 지음, 이주연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무척 흥미로운 영화였다.
'미앤유앤에브리원'
감독이자 여주인공 역할을 했던 미란다 줄라이는 창의적이나 독선적이지 않고,
강한 존재감을 지니고 있으나 겸손하고,
독특한 성격이었으나 착한 사람이다,
라고 추측했다.
추측을 하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것도 있었다.
곱다!
어, 내 타입이잖아,
라는 생각도 하고,
큭, 언감생심
이란 생각도 했다.
 

흥미로운 소설이다.
'너만큼 여기 어울리는 사람은 없어'
여러 개의 단편을 모아 놓았다.
난 이야기마다 미란다 줄라이가 이입된 인물을 찾으려고 애썼고,
쉽게 찾을 수 있었다(이런 걸 엿장수 마음이라고 하지).
오해 또는 오독의 가능성을 전제로 말하자면...
 

그녀의 소설은 대부분 등장인물의 연애 감정을 다루고 있지만
또래의 남녀가 사랑하는 이야기는 단 한편도 없다.
 "어째서?"   "낸들"
이야기들의 소재는 미니멀하고, 묘사는 퍽 사실적이지만
등장인물의 성격에 의해 스토리는 매우 비현실적으로 흐른다.
그렇다 '비현실적으로 흐른다'고 한 언급은 '그런 현실도 있다'라고 비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작가의 태도는 '그런 현실도 있음'을 말하는 쪽보다는
'이런 현실 어때?'라는 식으로 보인다.
인물들은 불행이 닥쳐도(작든 크든) 대체로 의연한 편이며,
때문에 읽는 이로 하여금 연민을 느끼기보다는 불행에 대한 선입견을 의심하게 한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그대, 보편을 기준으로 불행하다면 기준을 바꿔요. 
까짓 그런 불행 간단히 스킵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자 이제부터는 아무나 사랑할 수 있을 테니까
나이 차이, 성별, 배우자의 유무, 미성년 아니냐고? 그런데 뭐(so what?)'
이런 건 과연 권할 만한 자세일까?   

 

물론 그녀(미란다 줄라이)가 저런 - 다소 과격하달 수 있는 - 주장을 하고 있다는 얘기는 - 전적으로는 - 아니다.
 

소설은 종종 사실과 판타지가 조우하거나 등장인물의 내면에서 혼선을 빚는데
그 순간 등장인물과 더불어 독자들까지도 현실과 꿈이 헷갈린다.
작가는 이러한 '존재에 대한 의심'을 작품 전체에 걸쳐 권유하고 있다.
 "어째서?"   "낸들"
작가는 또한 가랑이 사이의 문제에 대해 매우 떳떳할 뿐더러 성기 또는 성기를 칭하는 욕을 하는데도 매우 거침없는데
때문에 거의 모든 작품에 섹스 장면이 있지만 아슬아슬하지도 선정적이지도 않다. 
 "아쉬워?"   "무슨!"

 ...........

...........

 
이건 뭐 뒤죽박죽이군.
어쨌든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실패했다고 보고,
그래도 꽤 흥미롭게 읽은 모양인데, 어째서?

난 그냥 그녀(미란다 줄라이)의 상상력과 유머 감각이 좋아을 뿐이야. 

예를 들면 어떤 부분? 

굳이 예를 들자면 이런 부분. 

 "이제 둘이 같이 뭘 좀 하자고."
 "섹스 같은 거?"
 "아니. 왜 그런 거라고 생각해?"
 "응, 같이, 라고 하길래 난 또..." 

이 부분에서 상상력은 뭐고 유머 감각은 뭐야? 

무심코 이런 대화를 주고 받는 부부 관계를 상상해내는 일은 어려운 거야.
그리고 재미있지 않아?

너 미란다 줄라이 좋아해? 

무슨!!!!  뾰로롱~~ 언감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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