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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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보름 간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을 읽었다.  얇은 책은 아니지만 보름이 걸렸으니 빛의 속도로 읽은 것은 아니다.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 해도) 핑계를 대자면 "퇴근하면 술 마시거나 당구를 치거나 배철수를 듣거나 달리기를 해야해서, 내게 독서할 시간은 그다지 충분치 않아."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에선? "매일의 신문과 두어 종의 주간지와 역시 두어 종의 월간지와 한 종의 격월간지와 두어 종의 계간지는 거짓말이고, 출퇴근 시간의 4호선은 그야말로 지옥이라고. 숨 쉬는 것도 얼마나 벅찬데, 얘는. 습습후후, 습습후후...." 주말에는? "교회에...(거짓말!!), 퀴즈프로 두어 개랑, 출발 비디오 여행이랑, 천하무적 야구단이랑, 가요톱텐이랑,  선덕여왕이랑, 등등등 봐야해서.." 언제는 바보상자라며? "내가 언제?? 얘는."
 

별점은 네 개 반. 이토록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는 어떻게든 꼭꼭 씹어먹으려고 페이지마다 안달을 떨었다. 도미니카가 어디 붙어있는지도 찾아봐야했고, 그 나라의 근현대사를 대충 훑어야 했고, 트루히요란 인간이 소설 안에서 어느 정도 과장 된 건지도 알아야 했다. (찾아 본 결과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그 안에 무수히 등장하는 미국 B문화의 등장인물들은 도중에 포기해야 했다. (그러면서 이 책의 리뷰를 쓰겠다는 생각도 포기해야만 했다) 

 어찌되었건 이 소설은 너무나도 슬픈 이야기여서 그런 것도 있지만, 잘 쓴 책을 보면 나는 늘 조금은 슬프다. '나는야 지망생'인데다가. I'm just a jealous guy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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