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제임스 설터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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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을 읽었다.
열 개의 단편을 묶어 놓았다.
한겨례21의 소개로 알게 되었다.
어젯밤에 읽었다.

 
제임스 설터는
무심한 듯 강건한 문체로
냉정한 듯 위태로운 관계들을
얼기설기 배치한 후 
뒤죽박죽 묘사하다가
어느 한순간에 압축된 실마리를 제공하는 척 하면서
마지막에 '뭐 대단치 않다'는 듯 뒤통수를 친다.
하지만 뒤통수를 맞은 사람은 (대단치 않다고?) 대단히 아프다.
 

내가 종종 주창하는 바, 섹스는 인간을 태어나게도 하지만 인간 관계를 작살내기도 한다는 거.
이런 게 인생이란 말인가, 이따금 애틋하다가 결국 파탄이 나는 관계를 맺었다 끊었다 하는 일?
제임스 설터는 그렇다고, 그런 반복의 중심에 섹스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거 말야, 좀 참으면 안 돼?" - (알리딘의) 지니
"인간은 자신의 욕망에 어떻게든 떳떳하려는 경향이 있어. 
 대부분 '참아야지' 보다는 '괜찮겠지' 하고 생각해 버리고 말거든." - 조르그
 

매우 훌륭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몇 줄 안 되는 나의 글이 이 소설의 전체를 대변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나는 숲을 보지 않고 나무를 보는 사람이다.
"큭큭" - 지니
"어, 웃어?" - 조르그
 

* 새삼 발견한 건데, '마음산책'이란 출판사 이름 누가 지었는지 잘 지었다.
'마음이 하는 산책'도 되고 '내 마음을 산 책'도 되고, '내 마음이 산 책'도 되고, '마, 음산한 책'도 되고... 
적어도 <어젯밤>은 음산한 구석이 마, 다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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