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빼앗는 사람, 내 인생에서 빼버리세요 - 적당히 베풀고 제대로 존중받기 위한 관계의 심리학
스테판 클레르제 지음, 이주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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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멘탈 뱀파이어'라는 단어를 보고 처음엔 킥킥댔습니다. 이것 참 기발한 표현이로군 하면서요. 그러나 책을 읽어나갈수록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실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저는 포식자에게 당해오던 희생자였던 겁니다. 사육당하는 가축은 자신이 사육당하는 줄도 모르고 원래 모두가 그렇게 사는 줄 알듯이 저도 그랬던 겁니다. 멘탈 뱀파이어에게 잘 길들여져 있었던 거죠. 이제야 제 무력함의 이유를 알겠더군요. 다행히 지금은 그 지배에서 많이 벗어나 멀쩡한 정신으로 지낼 때가 많아서 - 물론 업무상의 스트레스는 존재합니다만 - 괜찮지만 그동안 나는 왜 그토록 심한 고통을 받았는가를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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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나면 기운이 쪽 빠지는 그런 사람, 이야기를 듣기만 했는데도 모든 기력이 소진되는 그런 사람, 뭐라 할 수 없는데 짜증이 나는 사람, 폭력을 쓰는 것도 아닌데 괜히 눈치를 보게 되는 사람...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멘탈 뱀파이어의 먹이가 되는 중입니다. 혹시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기분이 드신다면 더 확실하고요. 그들은 우리를 뭐 어떻게 해하려는 의도가 있다기보다는 상대를 깎아내리거나 상처를 주면서 무너지는 멘탈을 섭취함으로써 자신의 활력소로, 양분으로 삼는 겁니다. 어쩌면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로 시작할 수도 있고, '내가 말이야.. 요즘...'으로 시작할 수도 있어요. 나를 깎아내리지 않더라도 내 말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만을 떠들어대는 타입도 있죠. 자신의 말만이 옳다고 하는 타입도 있고요. 나의 자존감을 깎아내리고 부정적인 말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타입이 있지만 결국 내 정신 건강을 해롭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가 멘탈 뱀파이어에요. 그들은 내 멘탈을 섭취함으로써 우위에 서있는 것 같지만, 실은 내 멘탈에 의존하고 있는, 혹은 기생하는 기생충 같은 사람입니다. 기생충은 너무했나요? 거머리라고 정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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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한 사람은 멘탈 뱀파이어가 되고, 또 한 사람은 숙주가 되는 관계다. 이 책에서는 멘탈 뱀파이어가 숙주인 상대방의 기를 빨아먹는 다양한 사례를 다룰 것이다. 이런 관계에서 멘탈 뱀파이어는 힘을 얻지만 숙주인 상대방은 기운이 빠진다. 장기간 반복적으로 기를 빨리면 숙주가 되는 상대방은 더욱 큰 피해를 받는다. 피해자는 스트레스에 시달려 남은 기운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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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뱀파이어와의 관계가 직장이거나 차라리 친구, 지인 관계라면 어떻게든 헤쳐나갈 길이 있겠습니다만, 제일 나쁜 경우는 멘탈 뱀파이어가 부모인 경우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대로 관계를 끊으면 좋겠지만 부모 자식 간은 천륜이라 끊어내기가 보통 힘든 게 아닙니다. 간신히 끊고 살다 보면 또 다른 멘탈 뱀파이어가 사정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래도 그러는 게 아니라며 자신을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아가며 멘탈을 쪽쪽 빨아먹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또 다른 자의 먹잇감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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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뱀파이어는 원하는 것이 있으면(애정, 물질, 위로, 유용한 정보, 정신, 육체) 상대에게 관심을 받고 감정적으로 공감을 얻기 위해 머리를 쓴다. 정작 당신은 그에게 기가 빨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심지어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 성격이 나약하고 몸도 쉽게 피곤해지는 스타일이라서 감정적이 되고 초조해진 것뿐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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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몰랐어요. 떠오르는 멘탈 뱀파이어가 - 인생에서 굵직한 뱀파이어만 다섯이더군요. 그중 가장 큰 둘 중 하나는 저한테만 그러고, 또 하나는 많은 사람에게 그렇게 행동합니다. 후자는 포식자 형태의 멘탈 뱀파이어인데요. 문제는 요즘도 그 둘 중 하나라도 만나고 온 날이면 기력이 완전 쇠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맙니다. 되돌아보니 저는 멘탈 뱀파이어들의 표적이었습니다. 인생에서 커다란 놈들에게 많이도 당했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나 스스로를 가두는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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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당하면 정신적으로 피곤하기도 하고 신체에도 이상 반응이 온다. 가장 많이 찾아오는 증상은 두통이고 그다음이 소화불량, 배뇨 욕구, 긴장, 호흡 장애, 흥분이다. 이러한 증상은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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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뱀파이어와 함께 있으면 정신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행복하거나 힘이 나거나 충만한 기분이 거의 들지 않는다. 그보다는 피곤하고 우울하고 의기소침하고 긴장되고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탈진된 기분, 나아가 힘이 쫙 빠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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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뱀파이어들의 먹이가 되어왔던 저를 느끼며 책을 읽다가 문득, 혹시 나도 누군가의 멘탈 뱀파이어 인건 아닌가 염려가 되기 시작했는데요. 왜냐하면 멘탈 뱀파이어들의 대부분이 자신이 그런 존재라는 걸 모를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저도 일종의 멘탈 뱀파이어인 것 같았어요. 그것도 내 아이에게. 실제 사례를 읽다 보니 그렇게 느껴졌어요. 과도한 애착으로 인한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저라서 아이에게 사랑을 과하게 주다 보니 약간의 문제가 생겼더군요.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조금씩 노력해야겠죠. 아이를 또 다른 멘탈 뱀파이어로 키울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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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라고 불리는 멘탈 뱀파이어의 먹이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이 책의 후반부에 있습니다. 무려 18가지나 되는데요. 실천은 무척 어려울 것 같아요. 하지만 건강한 멘탈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은 해봐야겠죠. 잘라 낼 수 있는 관계라면 관계를 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시크하게 이겨 낼 방법을 궁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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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같은 유리멘탈 동지들이여!!

힘을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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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밥 먹어
25일 지음 / 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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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한창 잘 먹을 때 - 그러니까 초밥 뷔페에 가서 '연어초밥은 60개'를 먹던 시절의 이야기인데 - 녀석이 아무리 마음이 안 좋은 날이어도 먹기는 어찌나 잘 먹는지 엥겔 계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어나갔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제가 '토모코'라고 불렀을까요. 먹고 먹고 또 먹고.... 토모코. 그 시절 녀석을 위해 불렀던 노래가 있었어요.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밥 먹어. 먹고 먹고 또 먹지 참긴 왜 참어." 아니 그런데 이럴 수가.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밥 먹어>라는 먹툰이 나왔지 뭐예요. 뭔가가 통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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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자제력이 생겨서 적당히 먹게 된 아이는 이 책을 통해 회상하며 웃었지만, 저에게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는 먹부림이라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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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슬픔이나 괴로움과 식욕과의 상관관계는 둘 중 하나입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서 전혀 음식을 먹지 못하던지 공허한 마음에 무언가를 계속 먹어야 하던지. 대부분은 전자라서 마음고생을 할 때면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기력이 딸립니다. 자꾸만 자게 되죠. 달콤한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에 달콤한 음료를 마시거나 캐러멜 같은 걸 먹어보지만 찾아오는 건 혹시 이러다가 혈액이 끈끈해져서 죽음에 가까워지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당화 혈색소를 걱정하는 걸 보면 괜찮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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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살고 싶다면서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을 가진 저는, 남과 밥을 먹을 때도 좀 불편을 겪습니다. 허겁지겁 먹거나 게걸스럽게 먹거나 면류를, 그러니까 면치기를 한다면서 후루루룩 쳡쳡 쫩쫩하는 사람과는 밥을 못 먹습니다. 마구마구 식탐을 부려대는 사람하고의 식사도 힘들고요. 대놓고 같이 못 먹겠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입맛이 떨어져서 제대로 먹을 수가 없어요. 단, 안면장애나 파킨슨병 같은 것이 있거나 해서 의지와는 달리 밥을 흘리는 사람과는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더군요. 결국은 제 예민함 때문인 건데요. 이런 못돼먹고 불편한 성격임에도 맛있게 잘 먹는 사람은 참 좋아합니다. 귀여운 식탐도 좋아하고요. 벤쯔나 엠브로 같이 깔끔하고 맛있게 먹는 대식가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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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만화도 좋아해서 고전의 대열에 올라선 <미스터 초밥왕>,<아빠는 요리사>,<맛의 달인> 같은 만화나 비교적 근래의 <식객>, <코알랄라> 같은 만화도 참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바로 이 만화, 일러스트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밥 먹어>도 마음에 들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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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를 넘기면서 풉! 하고 웃음이 뿜어져 나왔어요. 음식에 대한 집착과 집념이 보통이 아니더라고요.

만화나 영화, 드라마의 대사를 패러디 한 것들도 참 웃겼는데요.

동글동글 귀여운 그림이 참 빵실빵실해서 사랑스럽더군요.

먹을 것이 가득한 세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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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번에 다 보면 역효과일지도 몰라요. 어느새 세뇌되어서 이 정도는 보통이지!라고 여기게 될지도 모르거든요. 몇 페이지 보고 쉬고, 몇 페이지 보고 쉬는 걸 추천할게요. 아니면 조금 외롭거나 우울할 때 몇 페이지씩 열어보는 방법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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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먹는 걸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하면 좋겠어요. 유머감각이 있는 친구라면 더 좋겠죠. 보며 함께 웃으며 치킨을 먹는 것도 좋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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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 - 나는 하루 한번, [나]라는 브랜드를 만난다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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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히라노 게이치로의 <나란 무엇인가>를 읽었습니다. 그 책을 통해 '나'라는 존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는데요. 엄마로서의 나, 딸로서의 나, 누나로서의 나, 회사원으로서의 나, 이웃 주민으로서의 나, 환자로서의 나 등등... 무척 많은 내가 세상에 존재하더군요. 어떤 나는 내가 아니고, 어떤 나만이 나라고 할 수 없는 그 모든 존재를 히라노 게이치로는 '분인'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누구 앞에 서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내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가면을 쓰고 있다고 할 수 없고, 적절한 상황에 맞는 나로서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분인의 나는 모두 나 자신임에도 '진정한 나'를 찾는다며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위로가 되면서도 힘이 났습니다. 각각의 나를 모두 소중히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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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나는 누구일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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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가치'로서의 나는 아마도 이 글을 쓰고 있는 '포니'일겁니다.

이 책에서는 회사 내에서의 '나'에 대해 집중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포니'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일요일 저녁 슬픈 얼굴로 '스폰지밥'의 '월요일 좋아~'를 흥얼거리고 있는 포니입니다만, 저자가 말하는 매일매일 금요일처럼 살아갈 포니입니다. 오늘이 일요일이라 그런지 이 말이 확실히 와닿더라고요. 일을 해야 하는 금요일은 불금이라며 신나게 일하면서, 쉬고 있는 일요일엔 내일이 월요일이라 슬퍼하는 건 옳지 않죠. 그러니 내일도 불금처럼 일하기 위해 오늘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푹 쉬렵니다. 일을 해야죠. 일을 해야 좋아하는 책을 더 많이 읽을 수도 있고, 영화도 많이 볼 수 있으며, 사랑하는 아이에게 치킨을 사주잖아요. 그러니까 내일도 모레도 저는 불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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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순서가 바뀐 것 같긴 한데,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은 베스트셀러인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의 저자 강민호의 두 번째 책으로, 브랜드 에세이라고 표지에 적혀 있습니다. 그렇지만 에세이라고 하기엔 좀. 에세이는 자신의 이야기에 가까우면서 독자에게 넌지시 던지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이 책은 일반적인 에세이라기보다는 조금 더 독자에게 다가선, 직접 말을 거는 책입니다. 이를테면 관찰 예능인 줄 알았는데 느닷없이 카메라를 쳐다보며 시청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 같달까요.

저자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라거나 생각을 독자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니 에세이보다는 자기 계발서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나]라는 브랜드를 통해 관계, 기본, 본질, 진정성을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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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삶이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입니다."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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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엄살 부리지 말고 열심히 살아! 열심히 일해!!라고 꼬집는 책이 유행하더니, 그다음은 마음의 어루만지는 힐링이 유행하고 - 아무 데나 힐링을 들이대는 바람에 짜증이 날 무렵, 괜찮다며 회사일이 힘들면 그만두어도 좋다고, 쉬어가도 좋다고 하는 때가 왔습니다. 삶은 여전히 힘들고, 여전히 즐거우며 여전히 고되고, 그래도 이스터 에그처럼 숨겨진 행복 때문에 살아가는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저자들은, 강사들은 때리고 어르고 혼내고 안아줍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느 쪽일까요. 채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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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란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일은 자신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당신은 모르고 있습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얼마만큼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사람인지 하나도 모르고 있습니다. 당신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위대한 사람입니다. 단지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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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말하는 것 같지만 결국 '열심히 일하라'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일에서 다 쓰고 남은 잉여의 몫을 누리기 위해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은 본질적으로 삶을 소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이(p.53)라고 말합니다. 읽어나가다 보면 확실히 주마가편합니다. 평소 같으면 화가 났을 텐데, 아니 여기서 뭘 더 어쩌라고. 화가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일부터 힘껏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분인의 개념으로 따지자면 '가장으로서의 나'의 결심일 겁니다. 저자는 나 자신을 살피고 가치 있는 브랜드가 되도록 매진하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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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있는 바로 그 자리, 그 위치가 정확히 당신이 있기로 선택하고 결정한 그 장소입니다.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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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브랜드가 된다는 건 그 직업에 관한 전문가가 된다는 것으로 그러려면 압도적인 인풋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공부하고, 책을 읽고, 경험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합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 핑계일 뿐, 성과를 내는 사람은 더 많은 시간을 내어 그것들을 해낸다고 합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데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나는 과연 그런 노력을 했을까요. 언제나 힘들어, 피곤해, 나는 할 일이 너무 많아. 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 24시간이 아닌 것 같지? 하며 핑계를 대곤 했죠. 어쩌면 그 피곤함과 나태함이 상대에게 전해졌을지도 모릅니다. 정신 차리고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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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포니'라는 브랜드는 어떤 걸까 생각해보기로 했었습니다. 책 읽는 포니는 과연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앞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았는데요. 이 책에서 말하는 직장인인 '나'라는 브랜드의 가치 상승을 위해 노력하는 것들을 '책 읽는 포니'에 적용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예전부터 계획했던 것들이 삶에 치여 하나도 이루이지지 못했는데요. 어쩌면 핑계일지도 모릅니다. 딴짓할 시간은 많으면서 시간을 쪼개어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분인의 수많은 나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제 위치에 서있지 못했던 거죠. 지금부터는 제대로 설 수 있도록 매진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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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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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경제/경영이나 에세이로 분류될 것 같습니다만, 저자가 말하는 바를 잘 느낀다면 직장인이나 경제, 경영과 관계없는 누구라도 '나'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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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순례길이다 - 지친 영혼의 위로, 대성당에서 대성당까지
김희곤 지음 / 오브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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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은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길로, 프랑스 국경 인근부터 스페인의 북서쪽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약 728Km에 달하는 길을 말합니다. 10세기에는 레온 대성당에서부터 산티아고 대성당까지의 길을, 12세기에는 현재와 비슷하게 프랑스에서 출발하는 순례길을 택했는데요. 9세기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성 야고보의 유해가 발견되어 그를 스페인의 수호성인으로 삼으면서 오늘날에 이르는 순례길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산티아고는 야고보의 스페인식 이름이라고 하는군요. 산티아고의 무덤이 발견되자 알폰소 3세는 산티아고 무덤 위에 성당을 짓고 오비에도 루고를 거쳐 산티아고 무덤으로 향하는 9세기 순례길을 최초로 개척했다고 합니다.(p.18) 12세기에 완성된 프랑스에서부터 산티아고까지의 길은 유럽과 이슬람 문명을 이어줘 12세기 십자군 전쟁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고(p.21) 하는데요. <스페인은 순례길이다>를 읽다 보면 스페인의 건축물 중에서는 이슬람의 영향을 받은 양식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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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기 이후 15세기까지 번성했던 순례길은 16세기 종교 개혁 이후로 쇠퇴하는데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으로는 최초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1982년에 방문함으로써 가톨릭 신자들에게 의미가 부여되고 1987년에는 EU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유럽 문화유적으로 지정했습니다. 파울로 코엘료가 순례길을 체험한 후 1987년 <순례자>와 1988년 <연금술사>를 발표, 밀리언 셀러가 되면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p.5)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엔 말할 것도 없고요. 가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의미 있는 여행을 원하는 여행가들에게도 인기 있는 코스가 되었습니다. 네이버에 '산티아고 순례길'이라고 검색하면 무척 많은 여행사에서도 다루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순례길에 다녀오신 분들의 여행기도 읽을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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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어째서 그 긴 여정을 떠나는 걸까요? 궁금해졌습니다. 각자의 이유가 있을 테죠. 독실한 신자이기 때문에 영혼의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일 수도 있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서 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들은 어떤 이유로 걷는 걸까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얻기 위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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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순례길이다>는 기존의 '스페인 여행 가이드' 같은 것이 아닙니다. 저자의 사진과 그림과 함께 떠나는 여정입니다. 그의 글을 읽으며 건축물을 감상하고 역사를 읽으며 부드럽고 따사로운 햇살을 느낍니다. 40~50일이 걸리는 순례길을 '건축'이라는 테마로 살핍니다. 건축에 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는 저는 책을 읽기 전 조금 염려가 되었습니다만, 책은 전혀 어렵지 않았고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프롤로그를 통해 순례길이란 어떤 곳인가를 알려준 이 책은 순례길의 제로 포인트 '파리'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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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불꽃같은 영혼으로 새겨놓은 역사와 문화의 화석이다. -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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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중세 프랑스 길의 제로 포인트이자 스페인 중세 건축의 대문이었다. 12세기 중엽 제2차 십자군 전쟁의 출발지였다.(p.31)고 하는데요. 12세기 중엽에 착공하여 13세기에 완성된 이 건축물은 역사를 함께 살아며 이런저런 고통을 당했지만 4월 15일 발생한 화재는 가장 최근의 일이라 더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 기사에 드디어 소방대가 철수했다고 하던데요. 재건이냐 복원이냐를 두고 논쟁 중이라고 하는군요. 이것 또한 노트르담 대성당이 몸에 새길 역사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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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출발한 여정은 순례자의 공식 체류지 팜플로나와 카스티야 왕국의 머릿돌 부르고스를 거쳐 붉은 그리스도의 궁전 레온으로 향합니다. 영광의 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거쳐 산티아고의 발코니 피스테라에 이르르면 순례길이 끝납니다.

피레네산맥을 넘어서 만나는 스페인 론세스바예스의 산티아고 성당, 팜플로나의 여정도 좋았지만 건축에 대해 잘 모르는 저는 감탄사만 연발할 뿐, 부르고스 대성당으로 가는 포도 농장 길이 더 반가울 것 같았습니다. 특히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산토 도밍고 데 실로스 수도원은 무척 인상적이어서 무데하르(기독화된 이슬람 건축 양식) 양식의 목재 천장과 모자이크 장식의 회랑 바닥과 벽의 장식뿐만 아니라 독특한 디테일의 기둥을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정원 바닥을 장식한 십자가의 길이 벽과 만나는 회랑 기둥 중에서 서쪽 회랑의 중앙 기둥만 네 개의 기둥이 서로 꼬여 있다고 하는데요.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자리이며 큰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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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의 마지막 산티아고 대성당에 이르렀을 때, 사진만으로도 느껴지는 웅장함이란!! 순례길을 걸어 마침내 대성당을 만난다면 나도 모르게 털썩 주저앉아 울어버리는 게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영광의 문을 지나 열주가 도열한 회랑을 따라 황금빛 제단으로 걸어가면 어떤 기분일까요. 나 자신이 신화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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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인간의 믿음으로 쌓아올린 고딕 대성당의 아치의 정점에는 어김없이 키스톤(역사다리 꼴의 쐐기돌)이 박혀 있다. 키스톤이 박혀 있지 않다면 하늘을 찌르는 대성당의 무게는 지탱할 수 없다. 우리 삶의 정점에도 어김없이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절대 사랑의 키스톤이 박혀 있음으로 돌의 신전은 엄숙하게 말했다. 대성당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비한 에너지는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시키고,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던 절대 사랑이었다. 인간이 대성당을 지었지만 대성당이 인간을 성장시켜주었음을 산티아고 순례길의 건축이 사랑의 온기로 증명해주었다.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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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모마일 2019-04-20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페인하숙이란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심 생긴 시청자들이 꽤 있고 저도 그중의 한 명인데, 리뷰덕분에 순례길의 연원과 역사를 간략하게 알게 됐네요. 최근 노트르담 성당 화재 사건도 있어서 독자의 눈길을 끌 만한 책 같습니다.
 
드림 온 - 두뇌 스트레칭 감성 일러스트북
상하이 탱고 지음 / 오브제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검은색 표지의 책이 비닐로 실링 되어 있어서 조심조심 뜯었습니다. 비닐을 벗겨내고 손에 드니 그립감이 착!

표지 후가공에 신경을 썼나 봐요. 부드러우면서도 손에 착 달라붙는 것이 제법 두께가 있는 일러스트 북이지만 기분 좋게 읽을 수 있겠다는 느낌이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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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하나 없이 세계를 사로잡았다는 상하이 탱고의 <드림 온>을, 그 이름만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그림을 하나하나 보다 보니 앗,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는 그림이더라고요. 네티즌이 웨이보에 연재하고 있던 그의 그림을 아마 불펌했던 것 같은데요. 출처는 좀 표시하고 원작자에게 퍼가도 좋으냐고 물어볼 것이지. 그림은 본 적 있으되 상하이 탱고라는 이름은 처음 들었지 뭐예요.

인터넷에 떠도는 그림을 볼 때도 무척 독특하다, 센스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의 책을 직접 만나니 더 그렇더라고요. 제가 본건 빙산의 일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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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상하이 탱고가 5년 이상 연재하며 매일매일 한편씩 그려낸, 1600여 점의 그림 중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170여 점을 선별해 엮은 책이라고 합니다.

컬러도 사용하지 않고, 흰 종이와 검은 펜 선 만으로 그려내는 그의 그림은 글자 없이도 전 세계의 독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있어서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힘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그림들이 국가와 언어가 상관없긴 한데요. 글자가 없기에 온전히 그림으로부터의 메시지를 직접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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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탱고는 저에겐 생소한 작가이지만 아는 분들은 다 아는 작가인가 봐요. 세계 곳곳의 일러스트 전시회에도 참여했었고, 2017년에는 천안에서 우리나라 팬들과 만남을 갖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무척 유명한 작가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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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탱고의 감성 일러스트 북 <드림 온>은 위트가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는 그림들이 대부분인데요. 사랑과 성에 대해서도, 스마트폰과 와이파이에 대해서도, 죽음에 대해서도 작가의 인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떤 그림은 제 스타일이 아니기에 이맛살을 찌푸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대체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의 그림은 정말 독특해요. 작가만의 독특한 세계를 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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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는 군인이 머신건을 쏘는데, 탄창을 장착하고 쏘니까 총구에서 음악이 나오는 그림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진짜로 이렇게 싸우면 얼마나 좋겠.... 아, 불협화음이면 시끄럽다는 단점은 있겠군요. 하지만 순간 이 그림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고 멋있어 보이는 남녀에게서 보이는 그림자.

누구에게나 있는 페르소나를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요. 어쩐지 쓸쓸해 보이면서도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그림자라는 생각에 한참이나 그림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과 다른 해석일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작가가 보여준 그림을 보면서 스스로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을 한다는 건, 평소와는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해본다는 것이고, 그것은 창의력을 높여주는 게 아닐까요?

하핫. 나이를 먹어도 창의력은 필요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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