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밥 먹어
25일 지음 / 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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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한창 잘 먹을 때 - 그러니까 초밥 뷔페에 가서 '연어초밥은 60개'를 먹던 시절의 이야기인데 - 녀석이 아무리 마음이 안 좋은 날이어도 먹기는 어찌나 잘 먹는지 엥겔 계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어나갔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제가 '토모코'라고 불렀을까요. 먹고 먹고 또 먹고.... 토모코. 그 시절 녀석을 위해 불렀던 노래가 있었어요.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밥 먹어. 먹고 먹고 또 먹지 참긴 왜 참어." 아니 그런데 이럴 수가.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밥 먹어>라는 먹툰이 나왔지 뭐예요. 뭔가가 통한 건가!!!!!

이제는 자제력이 생겨서 적당히 먹게 된 아이는 이 책을 통해 회상하며 웃었지만, 저에게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는 먹부림이라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제게 슬픔이나 괴로움과 식욕과의 상관관계는 둘 중 하나입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서 전혀 음식을 먹지 못하던지 공허한 마음에 무언가를 계속 먹어야 하던지. 대부분은 전자라서 마음고생을 할 때면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기력이 딸립니다. 자꾸만 자게 되죠. 달콤한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에 달콤한 음료를 마시거나 캐러멜 같은 걸 먹어보지만 찾아오는 건 혹시 이러다가 혈액이 끈끈해져서 죽음에 가까워지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당화 혈색소를 걱정하는 걸 보면 괜찮은 거죠?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서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을 가진 저는, 남과 밥을 먹을 때도 좀 불편을 겪습니다. 허겁지겁 먹거나 게걸스럽게 먹거나 면류를, 그러니까 면치기를 한다면서 후루루룩 쳡쳡 쫩쫩하는 사람과는 밥을 못 먹습니다. 마구마구 식탐을 부려대는 사람하고의 식사도 힘들고요. 대놓고 같이 못 먹겠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입맛이 떨어져서 제대로 먹을 수가 없어요. 단, 안면장애나 파킨슨병 같은 것이 있거나 해서 의지와는 달리 밥을 흘리는 사람과는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더군요. 결국은 제 예민함 때문인 건데요. 이런 못돼먹고 불편한 성격임에도 맛있게 잘 먹는 사람은 참 좋아합니다. 귀여운 식탐도 좋아하고요. 벤쯔나 엠브로 같이 깔끔하고 맛있게 먹는 대식가도 좋아합니다.

맛있는 만화도 좋아해서 고전의 대열에 올라선 <미스터 초밥왕>,<아빠는 요리사>,<맛의 달인> 같은 만화나 비교적 근래의 <식객>, <코알랄라> 같은 만화도 참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바로 이 만화, 일러스트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밥 먹어>도 마음에 들 수밖에요.

페이지를 넘기면서 풉! 하고 웃음이 뿜어져 나왔어요. 음식에 대한 집착과 집념이 보통이 아니더라고요.

만화나 영화, 드라마의 대사를 패러디 한 것들도 참 웃겼는데요.

동글동글 귀여운 그림이 참 빵실빵실해서 사랑스럽더군요.

먹을 것이 가득한 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에 다 보면 역효과일지도 몰라요. 어느새 세뇌되어서 이 정도는 보통이지!라고 여기게 될지도 모르거든요. 몇 페이지 보고 쉬고, 몇 페이지 보고 쉬는 걸 추천할게요. 아니면 조금 외롭거나 우울할 때 몇 페이지씩 열어보는 방법도 좋겠죠.

이 책은 먹는 걸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하면 좋겠어요. 유머감각이 있는 친구라면 더 좋겠죠. 보며 함께 웃으며 치킨을 먹는 것도 좋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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