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케어
구사카베 요 지음, 현정수 옮김 / 민음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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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노인 의료니, 노인 복지니.... 시니어 일자리 창출등등.. 점점 실버에 관한 사업이 유아, 아동 사업못지 않게 커지고 있으며 심각성을 지적당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저 역시 이제는 아동쪽이 아니라 노인쪽을 걱정하는 나이가 되어가다보니 (저 스스로는 이를지 모르지만 부모님세대를 생각한다면) 노인문제를 무시 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주말에는 실버카페에서 커피를 즐기며, 주중에는 시니어 맛집에서 김밥을 사먹는 그런 생활이기에 노인들과 더 가까운 마음이 생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런 저에게 있어서 <A케어>라는 책은 그냥 읽고 넘어갈 단순한 책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읽지 말걸. 재미로 읽을 수 없었으니까요.

A케어라는 것은 마비가 일어나서 도무지 생활에 도움은 되지 않는 주제에 양분만 쪽쪽 빨아먹고 마는 회생가능성이 없는 사지의 일부분, 여기에서는 폐용신이라는 표현을 씁니다만.. 어쨌든 그런 신체를 절단해서 없애므로서 나머지 건강한 부분의 활력을 꾀함으로서 노인복지에 한몫을 한다는 케어의 일종입니다.

이 책은 일전에 포스팅했던 <사랑하면 죽는다 >- 마르셀라 이아쿱의 심리소설처럼 책속의 책 같은 전개로 되어있습니다. 사랑하면 죽는다에서는자칫하면 책속의 책이라는 것을 깜빡 할 수 있을 정도의 구성으로 되어있어서 독자들의 오해를 사기도 했는데요. A케어는 책속의 책이라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었기에 그런 오해를 살 여지는 없었습니다. 다행이죠.

그렇지만, 이것은 가상의 이야기이고 노인에게 A케어를 시도했던 의사는 결국 자살함으로서 자신의 의지를 끝까지 펼치자 못했지만, 책을 읽은 독자로하여금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마는 참.... 무서운 소설임에는 분명합니다.

예전에 읽었던 망량의 상자도 생각이 나고, 일본의 한 만화 - 사지 절단술을 받은 여자와의 성적 판타지를 그린 - 한 컷을 보고 역겹고 혐오스러워했던 기억도 났습니다. 실제로 사지 절단술에 대한 환상을 가지는 정신병적인 질환도 존재하고 있고, 그런 사람과 성적인 행위를 하는 상상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어쩐지 몸에 붙어서 쓸모없이 행동에 방해가 될뿐인 무거운 팔다리를 외관상의 이유만으로 달고 다녀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좀 더 현실적으로 - 비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만약, 나라면.. 내가 그런 노인이라면 과연 A케어를 받을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는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결론이 났지만, 부모님의 경우라면.. 하는 생각에는 그럴 수 없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우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결론은 내리기 힘들겠습니다.

겨우 소설을 읽고서 무슨 고민이 그리 많으냐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만큼 이 소설이 잘 쓰여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직도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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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당하고 싶은 여자
우타노 쇼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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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게임의 이름은 유괴>가 떠올랐습니다.

비슷한 느낌. 어느 책이 먼저인지 잘 모르니까 그냥 우연이라고 해두죠.

납치당하고 싶은 여자는. 1992년 작입니다.

그레타 가르보 스타일의 멋진 모자를 쓴 아름다운 유부녀가 심부름센터 소장 구로다를 찾아옵니다. 자신을 납치해 달라는 의뢰를 하러요. 어쩐지 수상쩍긴 하지만, 돈이 필요했던 구로다는 그녀의 의뢰를 받아들이지요. 그녀를 친구의 집에 감금하고 유괴와 몸값 받기의 대작전을 멋지게 펼치고 돈까지 수중에 넣은 구로다는 그녀를 풀어주기 위해 그녀가 갖혀있는 집으로 돌아와보았더니 그녀가 죽어있었지 뭡니까. 누굴까요. 그녀를 살해한 범인은. 이러다가 자신이 살인범으로 몰릴지도 모릅니다.

소설은 너무 배배꼬이지 않은 정통 추리물에 가깝습니다.

흐름대로 가다보면 이내 결말에 달할 수 있는.

그렇기 때문에 가볍게 읽어갈 수 있습니다. 무척 재미있구요.

사람이 죽어버린 사건인데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말을 할때마다 묘한 죄책감이 들기도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므로 범인을 찾아내어 혼내주자는 쪽에 무게를 실어놓고 재미있다는 말을 하겠습니다. 범인이 잡히니까 재미있겠죠. 범인에게 안타까운 마음따위 갖지 않아도 되어서 더 개운하게 볼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범인, 안타깝지는 않은데요. 꼭 그래야만 했나하는 질책은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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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명탐정들
정명섭.최혁곤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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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란 무엇일까요?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알지 못하는 것을 미루어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난번 무한도전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파일러 표창원님이 나오셔서 그런 말씀을 하셨었지요.

추리가 그런것이라면, 우리는 알지 못하는 새에 여러 일들을 추리하고 있겠네요. 추리는 수사관이나 탐정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말씀.

우리나라에도 탐정이 있습니다. 민간업체인데요.

하지만 합법적인 것은 아니지요. 신용정보보호법 10조 5호, 50조 2항 7호에 의거 탐정이라는 명칭도 사용할 수 없다고 하네요. 정보원, 탐정, 혹은 그와 비슷한 명칭을 사용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합니다. 개인정보 보호차원인지.. 아니면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상황때문인지 잘은 모르지만 어쨌든 우리는 외국의 소설을 통해서 탐정의 활약상을 마음껏 즐기고 있습니다.

외국 탐정들의 활약상 - 비록 소설이나 영화, 애니나 만화를 통해서이지만 - 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저런 탐정들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실제로 탐정이 제 뒷조사를 한다거나하면 무척 기분 나쁘겠지만,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괜찮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건 안일한 생각일까요? 어쨌든, 이런 제 바람을 풀어주듯이 <조선의 명탐정들>이라는 책이 나타났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책에 나온 명탐정들, 엄밀히 말하자면 탐정은 아닙니다. 탐정이라고 하면 의뢰자의 요청에 따라 사건, 사고나 정보나 사람을 조사하는 민간 조사원을 말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책의 등장 인물들은 세종대왕부터 서흥부사에 이르기까지 민간인이 아닌... '공무원'인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책을 읽다가 제가 최초로 좋아하게 된 탐정이 셜록홈즈라고 생각해왔건만, 사실은 암행어사 박문수였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치만, 박문수는 탐정이 아니고... 몰래 조사를 하는 수사관.. 그러니까 비밀 수사관 같은 거 아닌가요?

어쨌거나, 이 책에서는 비수사관들이 억울하게 묻힐 뻔 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과정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장르는 소설이 아니에요. 역사로 분류되지요. 사건이 벌어지는 장면은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해서 소설처럼 묘사되지만, 해결되는 부분을 보면, 역사서를 보는 것 같았어요. 약간 억지스러운 매칭도 있었지만, 외국의 탐정과 매칭해서 외국 탐정을 소개하는 장도 있었구요. 100퍼센트 만족스러운 책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독특한 방식과 재미있는 역사 엿보기로서는 매력적이었지요.

혹시 일요일 밤에 하는 KBS 역사 저널 <그날>을 아시나요?

저는 종종 개그콘서트가 끝나면 바로 채널을 돌려서 <그날>을 보곤 하는데요.

새로운 방식의 역사 관련 방송이어서 무척 매력적입니다. <조선의 명탐정들>을 보면서 <그날>이 생각났거든요. <그날>을 즐겨 보시는 분이라면 <조선의 명탐정들>도 재미있으실거구요. <조선의 명탐정들>을 재미있게 읽으신 분이라면, <그날>도 한 번 시청해보세요.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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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머트리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3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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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리뷰를 하지 말까.. 망설였습니다. 연속으로 혼다 테쓰야의 작품을 읽다보니 제가 지쳐버렸거든요. 소설은 무척 훌륭합니다. 모든 부분이 복선이자 중요한 단서이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늘어 놓을 수도 없고, 한군데 포인트를 찝어서 이야기 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작품 전반이 꽉 차있는 것 같은 기분. 어떤 한 사람의 심리를 이야기하는 것 조차 허용하지 않는 소설이 혼다 테쓰야의 소설이라는 것을 깨닫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단편집인 <시머트리>의 경우 어땠겠습니까. 7개의 단편들이 모두 하나하나 충실한 작품이다보니 제가 할 말이 더 없어지고 말았으니까요. 내 이럴줄 알았어. 그래서 혼다 테쓰야의 책은 미루고 미루다가 나중에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수로 한 권 읽게 되어 결국 헤어나올수 없는 세계에 빠져버리다니. 알면서도 발을 집어넣게 되는 바보같은 인간 심리라고 해야할까요.

그래도 이왕 리뷰를 하기 시작한 이상 그녀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히메카와 레이코 말입니다. 앞서 <스트로베리 나이트>,<소울케이지>, 그리고 시머트리 이후에 읽었어야 하는 <인비저블 레인>에서의 히메카와 레이코를 알고 있지만, <시머트리>에서의 그녀의 모습은 좀 더 인간적이었습니다. 역시 감에 의지하며 다른 형사들에 비해 예리한 점은 여전하지만요. 법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악한을 스스로의 힘으로 처치하고자 한 범인이 나오는 '지나친 정의감', '시머트리'에서의 그녀는 역시 범죄자의 심리를 이해하며 그들의 아픔에 한 발 다가섭니다. 하지만, 범죄 자체를 인정해주지는 않지요. '도쿄'에서는 여학생의 아픔을 이해하고, '오른손으로는 주먹을 날리지 말것'에서는 여학생의 철없음을 무섭게 야단칩니다. '나쁜 열매'와 '편지'에서는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해주고 사랑해주고, 용서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진정으로 반성하고 뉘우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단편을 통해서 만난 히메카와 레이코는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좀 더 그녀와 가까워졌다고 해야좋을까요. 본인은 분석적인 사고쪽 보다는 감이 뛰어난 형사임에도 불구하고 종교도 초능력도 믿지 않는다는것이 황당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녀는 앞으로의 형사생활을 통해서 점점 더 성장하고 완벽해질 것 같습니다. 지금도 차고 넘치는 매력을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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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케이지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2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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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케이지라는 것은 뭘까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soul cage ... 영혼을 담는 그릇.. 육체를 말하는 것일까? 역자는 스팅의 the soul cages 이야기를 합니다. 스팅은 아버지의 죽음을 겪고나서 그 곡을 썼다고 하지요. 아마도 스팅의 어두운 곡인가 봅니다. 저는 그 곡을 알지 못하지만요.

사랑은 하는데, 능력은 없습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헤어나오기 힘들지만 어떻게든 도망치게 해주고 싶고, 지켜주고 싶다... 그럴때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 걸까요? 이 책 <소울 케이지>에서는 타카오카의 서툰 부성애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타카오카 뿐만이 아니라 레이코 아버지의, 그리고 깐깐한 형사 주임인 쿠사카의 부성도 언뜻 비치는데, 낯간지럽게 드러내지는 않지만 마음속으로 사랑하고 응원하는 그런 부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대놓고 이야기하진 않지만 그림자처럼 마음으로 함께 하는 그런 사랑요.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여자인 저로서는 알 수 없는 세계가 아닌가 합니다. 그러고보면 모성과 부성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성질을 가진것 같습니다.

강둑에 버려진 차에서 왼손 손목이 발견됩니다. 지문으로 알아낸 사실은 손목의 주인이 타카오카라는 것. 히메카와 레이코와 쿠사카는 각자의 방식으로 탐문하고 수사합니다. 가해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그들이 놓친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연과 사건이 있었던 것인가... 그 과정에서 그들은 타카오카의 따뜻한 마음씨와 부성애를 알게 됩니다. 안타까운 사실들이 그 사건에 숨어있던 것이지요. 마지막의 마지막엔 정말 슬펐습니다. 전작 <스트로베리 나이트>에서도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것 처럼, 여기서도 이야기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혼다 테쓰야는 제가 아는 이야기를 남에게 할 수 없게 만드는 작가로군요.

책을 덮고나서도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내가 타카오카였다면, 내가 가진 부성아닌 모성으로서 그와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고민요. 그만큼 그의 사정은 복잡하고, 그의 사랑은 깊고도 서툴렀던 것입니다.

정말, 전 어떻게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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