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 앤터니 호로비츠 셜록 홈즈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세계 최초의 민간 자문 탐정이자 가장 위대한 탐정인 셜록 홈즈에게 감히 대적 할 범죄자는 없을 것 같지만, 너무나 완벽하여 적수가 없다면 섭섭한데다가 매번 이기는 게임을 관람해야하는 독자의 마음을 헤아려서 였는지 셜록 홈즈에게는 모리어티라는 희대의 범죄자가 그의 라이벌로서 존재합니다. 심지어 홈즈마저 그를 '유럽 최고의 두뇌'라고 했는데, '자신과 지적으로 동등한 적수'라고 인정했습니다. 저는 왜 그를 젊은 교수라고 상상했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모리어티는 마이크로프트 홈즈(셜록보다 7세 연상) 보다 몇 살 더 위입니다. 그러니 모리어티 입장으로 본다면 천재적인 수학자이자 범죄자인 자신에게 덤벼드는 머리좋은 젊은이(애송이라고 하고 싶었지만)가 마뜩찮을 수 밖에요.


셜록홈즈와 제임스 모리어티, 이 둘의 숙명적인 싸움은 수 년간 계속되오다가 결국 1891년 5월, 라이헨 바흐 폭포에서 최후의 싸움을 벌이다 떨어져, 둘 다 사망합니다.

그리고 3년 후의 어느 날, 갑자기 홈즈가 왓슨의 앞에 나타나 '빈집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사실은 죽지 않고 살아있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3년 전의 홈즈 주변인들은 그가 죽은 줄로만 알고 있었으니 홈즈의 시신이라도 찾길 원했겠지요. 이 라이헨바흐 폭포사건을 조사하고, 발견된 모리어티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독일에 온 애설니 존스 경감과 미국 최고의 범죄자와 접선할 예정이었던 모리어티의 생사를 확인하려던 미국 핑커턴 탐정 사무소의 수석 탐정인 체이스가 합류하게 된다는 것으로 이 소설 <셜록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이 시작됩니다.


이 소설은 아서 코난 도일 재단에서 공식으로 인정한 작가, 앤터니 호로비츠에 의해 쓰여진 소설인데요. 책을 받아 볼 때까지만 해도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요 근래 몇년 사이에 제 마음을 확 휘어잡은 클래식 추리소설이 별로 없었던데다가, 어릴 때부터 무척 좋아했던 셜록 홈즈 이야기에 누가 손을 댄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물론, 셜록 드라마와 셜록홈즈 영화 둘다 보았기에 이렇게 말하는 것도 우습지만, 스토리라 해봤자 거기서 거기 뻔한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도 조금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셜록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은 뜻밖에도 아서 코난 도일 스타일의 진행방식을 따르면서도 뭔가 현대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리듬감이 있었습니다. 전혀 지루해지지 않는 방향으로 사건이 진행되었고, 뜻밖의 반전을 만났을 때에는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지요.


애설니 존스와 체이스는 런던으로 돌아와 모리어티와 접선하기로 했던 범죄자 클래런스 데버루를 뒤쫓습니다. 체이스가 모리어티로 변장하고 접선자를 기다리다가 들통나 죽을 뻔 하기도 하였지만, 홈즈를 닮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던 존스 덕분에 데버루와 연관된 다른 범죄자를 만나 이것저것 캐묻게 됩니다. 그러나 다음날 그들의 일가족- 사용인까지 모두 살해당하고 맙니다. 잔인한 범죄자 클래런스 데버루를 찾기 위해서는 약간의 희생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그들은 열심히 사건과 범죄자를 추적하고, 그 덕분에 계속해서 사람들이 죽어나갑니다.

홈즈가 없는 이 텅빈 런던, 자칫하면 범죄자의 소굴이 되어버릴 런던에서 존스는 마음에 든 체이스와 함께 제 2의 홈즈  -왓슨 을 꿈꾸지만, 과연 홈즈정도의 두뇌 플레이가 가능할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마지막까지 읽고선 작가가 참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계속, 많은 복선들이 깔려있었고, 작가는 우리에게 거짓말 한 것이 없지만, 나는 내가 보고 싶었던 것만 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무언가를 의심하기는 했지만, 상상했던것과는 다른 반전에 놀랐으면서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 소설은,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합니다. - 이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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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릭스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기형(프릭스) 이란 정상적이지 않은 형태의 무언가를 말합니다.  그것이 사람일 수도 있고 , 물체일 수도 있고, 동식물일수도 있으며 정신 세계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정상'인가 하는 것과 - 그 정상이라는 것을 규정하는 것은 '누구'냐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겠죠.

현실과 꿈, 실제와 기억 사이엔 분명한 경계가 있습니다.  애초에 반대말의 개념도 아닌 걸요.  그러나 그것들은 가끔씩 어딘가에서 뒤엉켜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일까. 왜곡되어버린 일을 사실로 믿어버리는 건 아닐까. 
뒤엉켜버린 것들의 실타래를 풀어나간다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닐겝니다. '정상'이라고 생각했는데 ,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다시 한번 자신을 속이기 위해 어딘가로 숨어들어가버릴지도 모르겠네요.

경계가 모호한 사람들의 이야기, 세 개의 단편이 실린 아야츠지 유키토의 <프릭스> 를 읽었습니다.  첫번째 스토리부터 저를 긴장시키며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알고나면 식상한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문장의 맺고 끊음이 저를 긴장케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이야기와 세번째 이야기는 , 처음의 이야기 덕분에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깨닫고 결말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재미는 반감되었습니다만, 한밤 중에 두다리 쭉 뻗고 엎드려 책을 읽고 있는 제 발목을 누군가가 움켜쥘 것 같은 묘한 기분에 잔뜩 긴장하고 말았습니다. 등장인물들이 겪는 혼돈이 나에게까지 전염되어 혹시나 누군가가 내 발목을 잡는다해도 나는 그 존재가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도 생겼습니다.
내가 보고 있는 것들이 정말로 정상적인 것들일까요. 혹시 내 머릿속이 기형인 것은 아닐까요.

이 책에는 기형적인 외모를 가진 인간의 기형적인 정신세계가 들어있습니다
외모와, 정신.
어느쪽의 기형이 더 무서운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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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오프 밀리언셀러 클럽 139
데이비드 발다치 엮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소설을 읽는다는 건 주인공에게 몰입할 뿐만 아니라 그 주인공의 시간과 공간적인 배경까지도 함께 흡수해 머릿속에서 그려내는 일일겁니다. 그 배경이 때로는 초현실 적이기도하고 때로는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한데 ,작가가 그것을 얼마나 잘 그려내느냐에 따라 몰입도가 달라집니다. 자신이 창조해 낸 공간에서도 엄연히 논리와 일관성이 존재해야만 하는데 ,그런 공간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자신의 뇌 속에 보관하고 있는 작가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게다가 각자 다른 작가의 공간에 존재하는 캐릭터끼리 만나게 해서 함께 사건을 해결하게하는  - 국제 스릴러 협회의 <페이스 오프 > 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사랑하는 캐릭터에게 더욱 현실성을 부여했습니다. 공간의 통일을 이루어, 다른 곳에 사는 주인공들이 하나의 사건을 만나 서로의 개성을 죽이지 않고 활약한다니, 어쩌면 저 사람들을 바다 건너 미국에 가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들 정도로, 그들은 활자를 넘어서 살아있는 생생한 모습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이번 페이스오프에는 마이클 코넬리, 데니스 루헤인, 제프리 디버, 리 차일드등 쟁쟁한 작가가 함께 했는데요. 제가 이름을 알고 있는 작가도 있었고 생소한 작가들도 있었습니다.  처음에 단편들을 읽을 때는 살짝 섭섭했습니다. 두 주연급 캐릭터가 함께 활약하기에는 지면이 너무나 좁았기에 좀 더 넓은 곳에서 활약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거장이 서로의 시간을 할애하여 의견을 합치시키며 소설을 진행하기엔 다소 무리였겠지.....하는 결론을 내고 섭섭함을 뒤로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짧습니다. 이 단편을 길게 늘여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스릴러로 만들어 주었으면하는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맨 처음에 실려있는 마이클 코넬리와 데니스 루헤인의 야간비행에서부터 그런 서운함을 느꼈으니 책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스티브 마티니와 린다 페어스타인의 팬더를 찾아편에서는 그 섭섭함이 배가 되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반전의 법정드라마였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만 읽을까. 임팩트가 부족해. 좀 더 극적으로 연출 할 순 없었을까.

욕심과 실망이 중첩되어 느슨해진 눈으로 조금만 더 보기로 하자며 스스로를 격려했는데요.
아. 계속 읽기 잘했어.
단편이라기 보다는 중편의 느낌이었던 - 제프리 디버와 존 샌드포드의 라임과 프레이 편에서부터 다시 눈을 빛내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심리학적 프로파일링에 뛰어난 존 샌드포드 팀과 과학수사에 뛰어난 제프리 디버팀의 활약은 제 코를 책에 처박게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매 순간 흥미롭고 긴장이 감도는 것이 약간의 추리를 가미한 스릴러로서 손색이 없었습니다. 진행도 적절하고 두 팀의 네명은 최고의 하모니를 이루었습니다. 일단 흥미를 붙이기 시작하니까 모든 작품들이 재미있어졌습니다. 특히나 린우드 바클레이의 글랜 시리즈가 궁금해졌는데, 글랜 보담도 그의 딸 캘리를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영미 스릴러 문학의 대가들의 어벤저스급 단편집 <페이스 오프> 라고는 하지만 , 어벤저스에서도 모르는 캐릭터가 반이 넘었듯이 이 책에서도 모르는 캐릭터, 작가가 반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몰랐던 작가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도 되었구요. 만남이 짧아 아쉬웠던 캐릭터들은 작가의 장편으로 다시 만나려고 합니다. 그들의 매력을 좀 더 진하게 느껴보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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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싱 - 돌아온 킬러 의사와 백색 호수 미스터리 밀리언셀러 클럽 119
조시 베이젤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희한한 호수들이 참 많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호숫가에 서서 소리를 지르면 기류가 변해 비가 내린다는 운남성의 호수부터, 수면에 펄프가 떠 있어 걷어내어 건조시키면 종이를 만들 수 있다는 아프리카의 사루리호 등등의 이야기가 20세기를 살았던 저에게는 믿거나 말거나 같은 방송이나 유령선 이야기가 나오는 기이한 책 같은 곳에 실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연 인기가 좋았던 것은 네스호의 괴물 네시였는데요. 네시 이야기는 심심하면 한 번씩 애독하던 잡지 소년 중앙이나 새소년, 보물섬 같은 곳에 실려있었습니다. 조작이라는 설이 들렸지만 어린 나이였기에 조작일리 없다며 네시는 어떤 모습일까...몸통은 어떻게 생겼을까 많은 상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네시를 잊고 살아갈 만큼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조시 베이젤의 <와일드 싱> 이라는 소설 때문에 다시 그녀석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지난 번에 읽은  <비트 더 리퍼 > 의 후속작인데요. 전작에서 피에트로 브라우나라는 마피아 킬러였지만 FBI 증인 보호 프로그램으로 신분 세탁 후 피터 브라운이라는 의사로 살던 주인공이 이번에는 라이어넬 아지무스라는 이름으로 유람선 선의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름이 이렇게 자꾸 바뀌면 본인도 헷갈리겠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자신이 전직 킬러 피에트로 브라우나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 갈 수 있다면야. 그쯤은 감수하지요. 어쨌든,  유람선에서 유유자적하던 그에게 한 재벌이 돈을 넉넉히 줄테니 레지라는 남자가 알려온 백색 호수에 살고 있는 괴물이야기가 진짜인지 아닌지를 알아봐 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동행자는 미모의 고생물학자인 바이올렛인데, 둘은 밀당을 하는건지, 츤데레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츤츤 데레데레 하면서 백색 호수 근처의 레지가 운영하는 산장으로 갑니다. 그곳에 도착해 환대를 받으며 조사를 시작 할 것 같지만 ,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 이사람들은 왜 이리 총부리 들이대는 걸 좋아하는 지. 자꾸만 목숨이 왔다갔다 합니다. 이 마을 주민들이 무척 수상합니다. 분명 무언가가 있는데 그 무언가가 네시스타일 호수 괴물이 아닌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 호수엔 어떤 스타일의 괴물이 살고 있었을까요. 그리고 희생자들은 어쩌다가 그런 일을 당했을까요.

책은 두께에 비해 경쾌합니다. 가독성이 좋지요. 그런데 분명 블랙유머도 많고 웃기다고 그랬는데. 왜 안웃기지. 미국식 유머코드라서 나랑 잘 안맞는건가. 그냥 피식하는 헛웃음도 안나오네요.  장르가 개그가 아니라 스릴러 인 것 같으니 그냥 넘어가자..라고 생각했는데, 아뿔사. 웃음코드는 본문에 있는 게 아니었나 봅니다.  풍자와 해학이 있는 곳은 본문이 아니라 주석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책을 읽을 때 책 하단에 주석이 있으면 매번 아래로 시선을 옮겨 주석을 곁들여가며 읽는 게 아니라 흐름을 깨지 않으려고 일단 그냥 지나가버리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러니 <와일드 싱> 의 드레싱인 새콤달콤미끌 주석을 팽개치고서 wild thing 만 먹은셈이었어요.  어쩐지 너무 싱겁고 아쉽더라니.
그래서 다시 한 번 드레싱을 끼얹어가며 와일드 싱을 읽었어요. 이러언!!!!  정치나 뭐..그런 못알아들을 부분은 여전히 존재했지만 소설이 처음과는 달리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군요. 이 책의 읽는 방법은 그렇습니다. 반드시 주석을 곁들여 읽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싱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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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토어 밀리언셀러 클럽 138
벤틀리 리틀 지음, 송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제주는 열린듯 닫힌 섬이고 닫혀있는 것 같다가도 열려있다는 것을 깨닫게하는 희한한 섬입니다. 전 세계적인 문제 중 하나인 거대 자본에 의한 지역 경제의 침식을 어느 정도 방어하고 있는데요. 섬주민 특유의 배타성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소비패턴을 소신껏 정하기 때문인지 경제에 어두운 저는 잘 알지 못하지만 향토오일시장및 전통시장, 개인 빵집, 시장 통닭집들이 이렇게 잘 살아남고 있는 지역은 드문 것 같습니다.  소신을 지켜 소비를 할 수 있다면 그만큼 좋은 일은 없겠지만 가정경제가 어려울수록 알뜰 소비를 하려고 노력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할인 정보를 입수하면 마트로 달려가지요. 그런데 마트라는 곳은 희한해서 내가 사려고 했던 품목 그 이상의 것들이 나를 유혹합니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어느새 이것 저것들이 내 카트안에 올라타 집으로 데려가주기를 원하지요. 계산대에서 계산을 마칠때까지 긴장을 놓아서는 안됩니다. 그들은 최후에 최후까지 우리가 소비하도록 덫을 놓고 있으니까요.


거대자본이 지역경제를 삼켜버리는 것은 마트 한정의 일이 아닐껍니다. 하지만 모든 상품을 다룰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역에 세워진 마트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일테죠. 직원에 대한 처우, 지역 소상인의 고통,  그들이 받는 특혜 같은 것에 속상해 하면서도 결국은 그들의 마케팅 전략에 넘어가 뭐에 홀린 듯 끌려가고 맙니다.

벤틀리 리틀의 소설에 나오는 거대 마트는 <더 스토어> 입니다. 제주엔 코스트코의 제주에서의 이름인 '마트로'가 있는데요 더 스토어라는 제목을 보니 마트로가 생각나더군요. 하지만 두 점포는 관련이 없습니다.  더 스토어는 거대자본에 의한 지역 경제의 붕괴 그 이상의 공포가 존재하거든요.



조용한 시골 주니퍼에 더 스토어가 생긴다고 합니다. 제주에서도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난개발때문에 짜증이 나는데, 이곳에서도 환경은 고려치 않고 무조건 건물을 세웁니다. 이때부터 잘 못 되었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는데, 상인들은 자신의 가게가 잘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고민도 많았지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 할 수 있다는 생각, 일자리가 많아진다는 생각에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입사원서나 아르바이트 지원서를 들고 더 스토어를 찾았구요.

소설의 주인공 벤은 더 스토어가 생기는 걸 싫어했습니다. 지역에 생기지 않아도 되는 마트가 지역장들의 잇권과 맞물려 마트에게 특혜를 주면서 까지 세워진다는 그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마트는 세워졌고 그의 두 딸도 그 곳에서 일하게 됩니다. 어쩐지 수상한 더 스토어. 그곳은 한발 떨어져서 보면 우리 주변에서 볼수 있는 대형마트와 같았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면 악마적인 - 이윤을 내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불사하는 컬트 집단이었습니다. 킹 회장을 교주로 하는 광신적인 종교집단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인데요.  그들은 입사한 직원들을 세뇌하여 자신들의 통제하에 둡니다. 세뇌의 기본인 수치심, 공포 등을 적절하게 이용하는데 , 자신도 모르는 새 그들의- 특히 인사 매니저 램의 말에 복종하게 되는 것이지요. 램은 사디스틱한 변태입니다. 그의 사디즘은 더 스토어의 직원들을 통제 하는데 무척 유용하게 사용 되지요. 주니퍼의 더 스토어는 직원들을 통제하고 소상인들을 통제하고 지역의회를 장악하며 나아가서는 주니퍼 자체를 소유합니다.
달아나려해도 달아 날 수 없습니다.

 


더 스토어 체인망은 미국 전역으로 뻗어 있으며 그들의 계열사들도 여기저기에 존재하기에 그들을 완벽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이래죽나 저래죽나 마찬가지라면 킹회장을 만나 한 번 싸워 볼 수밖에요.

소설은 전국적인 마트 체인점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공포스럽게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약간의 과한부분을 빼면 실제로 그런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그만큼 전개나 묘사가 뛰어납니다. 책 두께에 비해 가독성도 좋구요.  하지만 서둘러 마무리 한 것 같이 결말부분이 빠르게 진행되어 조금 아쉬웠습니다.  약간의 가파른 언덕을 두두다다 달려가다가 갑자기 나타난 낭떠러지 때문에 급히 멈춘 것 같은 기분을 느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은 다섯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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