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릭스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기형(프릭스) 이란 정상적이지 않은 형태의 무언가를 말합니다.  그것이 사람일 수도 있고 , 물체일 수도 있고, 동식물일수도 있으며 정신 세계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정상'인가 하는 것과 - 그 정상이라는 것을 규정하는 것은 '누구'냐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겠죠.

현실과 꿈, 실제와 기억 사이엔 분명한 경계가 있습니다.  애초에 반대말의 개념도 아닌 걸요.  그러나 그것들은 가끔씩 어딘가에서 뒤엉켜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일까. 왜곡되어버린 일을 사실로 믿어버리는 건 아닐까. 
뒤엉켜버린 것들의 실타래를 풀어나간다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닐겝니다. '정상'이라고 생각했는데 ,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다시 한번 자신을 속이기 위해 어딘가로 숨어들어가버릴지도 모르겠네요.

경계가 모호한 사람들의 이야기, 세 개의 단편이 실린 아야츠지 유키토의 <프릭스> 를 읽었습니다.  첫번째 스토리부터 저를 긴장시키며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알고나면 식상한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문장의 맺고 끊음이 저를 긴장케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이야기와 세번째 이야기는 , 처음의 이야기 덕분에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깨닫고 결말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재미는 반감되었습니다만, 한밤 중에 두다리 쭉 뻗고 엎드려 책을 읽고 있는 제 발목을 누군가가 움켜쥘 것 같은 묘한 기분에 잔뜩 긴장하고 말았습니다. 등장인물들이 겪는 혼돈이 나에게까지 전염되어 혹시나 누군가가 내 발목을 잡는다해도 나는 그 존재가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도 생겼습니다.
내가 보고 있는 것들이 정말로 정상적인 것들일까요. 혹시 내 머릿속이 기형인 것은 아닐까요.

이 책에는 기형적인 외모를 가진 인간의 기형적인 정신세계가 들어있습니다
외모와, 정신.
어느쪽의 기형이 더 무서운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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