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 - 불확실성의 시대, 경제기사 속에 답이 있다, 2022 개정증보판 300문 300답
곽해선 지음 / 혜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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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경제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었을 만한 베스트셀러입니다. 1998년 초판을 출간한 이후 무려 24년간 증쇄를 거듭하며 꾸준히 제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실용경제학 분야의 고전이라고 하는데요, 과학만큼이나 변화가 빠른 경제이니 만큼 시대에 맞는 근접한 정보를 주고자 여러 번의 개정판을 내었습니다.



제가 만난 <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은 최신의 2022년형으로 15판입니다. 가장 가까운 문정부 시대에서의 경제 상황까지 모두 집어넣었습니다. 과거의 판형을 보지 못해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비교는 할 수 없지만 경기나 물가, 금융 변동, 외환 변화, 국제수지와 무역, 실물 경기, 국제 유가, 선물 거래 등 다양한 내용을 제대로 챙겨 넣었습니다.



경제기사를 보면서 이해하지 못했던 단어들을 챙기고 개념들을 알아갈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책입니다. 물론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해서 갑자기 재테크의 달인이 된다거나 경제뉴스를 보면서 앞으로의 동향을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 <수학의 정석>과 같은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지난 24년간 경제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왜 이 책을 필독서로 여겼는지는 몇 페이지만 읽어봐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부분부터 무거운 주제까지 꼼꼼하게 짚어주는 책입니다.



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은 무려 624페이지에 달하는 놀라운 두께를 자랑합니다. 처음부터 차곡차곡 읽어도 되지만 섹션 별로 필요한 것부터 읽어도 무방하니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수년간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며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른 이 책의 저자는 경제교육연구소 소장 곽해선입니다. 경제 해설 분야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춘 사람으로 그 자체가 퀄리티 있는 브랜드나 다름없습니다. KBS 라디오 '경제 전망대'에서 여러 해 동안 시사경제 해설을 맡았습니다. 현재는 금융기관이나 정부기관, 대학 등에서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 외에도 독자가 쉽게 접근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다양한 책들을 저술하였습니다. 경제 원리를 쉬우면서도 정확하게 해설하는 서적들이라서 많은 대학과 기업 등에서 교재로 삼고 있을 정도입니다. 


목차를 따라 차곡차곡 읽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상당히 간결하면서도 쉽게 쓰여있습니다. 정확하게 필요한 정보만 전달하는데도 경제에 관해서 까막눈인 저조차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저처럼 성인이지만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필요한 책입니다. 띠지에는 입사와 승진 시험을 위한 필독서라고 되어 있지만 기본적인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누구든지 읽어야 하는 좋은 책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용어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와닿았습니다.


이 책만 읽더라도 경제뉴스를 이해하는데 큰 지장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재테크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 남들이 하니까 나도 골드테크를 해야겠다거나 펀드나 주식을 알아봐야겠다는 식으로 도전하기보다는 <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을 먼저 읽었으면 합니다.​


용어는 물론 경제의 흐름까지 제대로 읽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약의 내용이라거나 사회 분위기에 따라서 상황이 달라져왔습니다. 이런 부분을 제대로 짚어주고 있기는 하지만 결코 한쪽으로 치중된 이야기는 하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다만 정확한 사실만을 파악해서 전달하고 실제로 어떻게 변화되어왔는지를 제대로 이야기합니다. 그렇기에 정보만을 취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 조금 고민해 보는 시간까지 가질 수 있었습니다. 몇 년 전 테셋을 공부하는 아이 옆에서 이제부터는 모르는 건 그냥 물어보면 되겠다고 여겼던 점을 반성했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알아가면 되는 것을 어째서 의존하며 계속 몰라도 되는 걸로 여겼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아도 의아합니다. <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이 아무리 쉽게 쓰였다고 하더라도 한번 읽고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몇 번이고 다시 읽어가며 조금씩 성장하고자 합니다.


저처럼 뉴스 모음 중에 경제란을 구독하면서도 무슨 소린지 몰라서 사회면만 보던 분들, 오징어 게임도 아닌데 선물 거래가 뭔지 모르는 분들에게 권합니다.


경제에 대해서 잘 알지만 기본 용어나 개념에 약한 분들, 입사나 승진 테스트를 앞두고 있어서 정리를 쭉 해야 하는 분들, 온고지신하고 싶은 분들에게도 권합니다.


고등학교 인문계열 학생으로 앞으로 경제나 경영 학과 쪽으로 진로를 정했다면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누구에게나 권합니다. 제가 읽어본 바로는 이쪽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이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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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 유연하고 충실하게, 이소은이 사는 법
이소은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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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소은에게는 상당히 죄송스러운 말이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어디서 이름을 들었던 거 같기도 한데... SBS 인기 가요에서 데뷔곡인 작별부터 6위를 차지했었으니 분명 어디선가 노래를 들었던 적이 있었을 겁니다.



1998년이면 한참 영화음악이나 올드팝에만 몰두해 있었던 터라 몰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유튜브를 찾아서 작별, 서방님, 오래오래, 닮았잖아 등을 찾아 들었는데 기억이 없어서 곤란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는 언제나 현재에 충실한 이소은의 책이니 저 같은 사람이 모른다고 해도 상처를 받지 않을 거라고 소심하게 생각해 봅니다.



지금은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데, 책을 읽어가다가 이소은이 그 자리에 있는 것이 그냥 우연이라거나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점점 깨달아갔습니다. 남들이 인정을 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자신 스스로의 목적을 향해 나가며 파워를 갖는 것이 그의 충실한 삶의 비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곳에서 무엇을 하든 간에 삶의 주체는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조심스럽지만 당당하게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변호사로써 걷는 길을 자랑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기울인 노력에 대한 자랑 비슷한 것을 늘어놓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치열한 삶 속에서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가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음악방송에서 랭킹을 차지할 정도로 잘 나갔던 가수였던 그녀가 고려대학교에 들어가고 미국의 명문대 로스쿨로 진학하게 된 것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을 그냥 이야기할 뿐이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언제나 성공만 했던 것은 아니고 저로서는 상상도 못할 만큼 몰입하는 바람에 힘들어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꾸준히, 충실하고도 유연하게 삶을 살아가며 자신을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일의 성패와는 관계없이 그렇게 자신을 아껴야 한다고 말합니다.



완벽주의자이기에 두려움도 많고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이소은이 살아가며 많은 일들을 겪고 경험을 토대로 스스로를 성장시켰습니다. 도전하기를 멈추지 않고 자신을 다스리다가 결국 얻은 진리는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지지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어떤 이의 삶 속에서도 추구해야 할 그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자신을 사랑하며 나답게 살아보고자 합니다.



"소은아. 너 뒤처지지 않았어. 그리고 뒤처졌다 해도 괜찮아. 그러니까 그냥 해. Get it done."


-p.69



연금술사의 저자 파울로 코엘료는 이런 말을 했다. "남에게 'yes'를 할 때, 자신에게 'no'를 하고 있지 않은지 주의하라." 상대에게는 많은 것을 허용하면서 정작 자신에게는 소홀하거나 인색하다면 마음의 균형을 잃게 된다.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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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심장 스토리콜렉터 100
크리스 카터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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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심장 - 크리스 카터 - 잔인한 스토리텔링에 사로잡히다


크리스 카터라는 다소 생소한 작가의 책을 처음 만났습니다. 제프리 디버와 견줄만하다거나 여기에 등장하는 사이코패스는 한니발 렉터와 비견할만하다는 식의 미사여구들이 있길래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추천사라거나 홍보문구 비슷한 게 잔뜩 붙은 책 치고 그만한 모양새를 보여주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요.



그러나 이 책 <악의 심장>은 찐이었습니다.


<양들의 침묵>에서는 열의는 있지만 아직은 미숙한 FBI 새내기 스탈링과 대화만으로도 옆방 수감자를 죽게 만들 수 있을 만큼의 놀라운 능력을 지닌 한니발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진심을 다해서 상대방을 파헤치고 그들을 자신이 원하는 위치로 데리고 올 수 있을만한 두 남자가 등장하여 팽팽한 맞대결을 보여줍니다. 스탠퍼드 출신이며 천재인 그들은 한자리에서 같은 곳을 보며 전진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한 사람은 경찰로 다른 한 사람은 연쇄 살인마로서 자리합니다.



우연히 일어난 교통사고로 인해 트렁크에 숨겨져 있던 아이스박스. 그 안에 들어있던 두 여성의 잘린 머리가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이들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한결같은 자세로 묵비권만을 행사하던 용의자는 마침내 LA 경찰인 로버트 헌터에게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하와이로 휴가를 가려다 말고 호출당합니다.



그리고 로버트 헌터는 자신의 대학 때 친구이자 약간 보호자 같았던 루시엔 폴터를 취조실에서 만나게 됩니다. 루시엔은 자신이 저지른 짓이 아니며 내용물을 모른 채 배달을 하던 중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를 믿고 싶었던 헌터는 그가 알려준 집으로 향했으나 그곳에서 본 것은 끔찍한 살인의 트로피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자신들과 함께 친밀감을 유지했던 동창 수잔의 문신 피부 액자가 있다는 걸 발견합니다. 비로소 헌터는 루시엔에게 농락당했음을 알고 다시 그를 만납니다. 일반적인 시리얼킬러가 비슷한 내용의 전리품을 보관하는 것과는 달리 시기에 따라 그랬던 건지 아니면 취향에 맞춘 것인지 몰라도 다양한 시신의 조각을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파악된 것만으로 33명의 희생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된 로버트 헌터와 FBI는 각 조각의 신원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루시엔이 제안하는 두뇌게임에 참여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주도권을 손에 쥔 루시엔은 그들을 정서적으로 흔들어 놓습니다. 웬만한 일에는 꿈쩍하지 않는 헌터까지도 과거를 소환하여 동요를 일으키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루시엔은 학창 시절에 배웠던 살인마들의 심리가 진짜인지 궁금했다면서 자신이 직접 적용해 보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그는 더욱 깊은 심연 속으로 헌터와 FBI를 끌고 들어갑니다. 알면 알수록 더욱 힘겨워지는 그 게임에 동참하게 되는데...



이 소설은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인가 밝혀져 있는 채로 시작됩니다. 그렇지만 범죄자 서사를 늘어놓는 피카레스크 구성과는 달랐습니다. 루시엔과 헌터의 대화와 상황 속에서 과거는 소환되고 때로는 격자 구성을 취하면서 생생함을 더해갑니다.



챕터는 무려 100여 개가 넘어갑니다. 짧은 호흡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얕은 숨을 밭으며 소설 속으로 빠져들어갑니다. 지금까지 나왔던 프로파일러가 범인을 특정하거나 아니면 심층 심리분석을 하는 것과는 달리 스스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이 소설은 그야말로 범죄심리학자 경력이 있는 형사와 사이코패스 범죄심리학자 둘의 싸움이 됩니다.



야외로 나가서 격하게 다투는 게 아니라 취조실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대결이지만 무척 생생하고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작가의 스토리텔링 실력도 상당하여 끔찍한 살인의 흔적이나 묘사가 등장함에도 눈을 떼지 못하고 계속 보게 됩니다.



스릴러를 상당히 좋아하며 매일 이런 것만 읽어도 좋겠다고 생각하는 저에게도 상당히 수위가 높았습니다. 표현력이 풍부하여 현장감 있게 다가왔기에 더욱 소름 끼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심리 묘사와 상황 묘사가 상당히 뛰어난 소설입니다.


작가 크리스 카터는 상당히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시간 주립대에서 심리학과 범죄행동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에는 형사심리팀에서 근무하며 종신형을 받은 중범죄자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본 사람들이라면 알 수 있겠지만 마치 송하영처럼 다수의 심리를 연구하고 분석하였습니다.



이런 경력이 지금의 소설을 치밀하게 구성하고 범죄자의 심리를 제대로 표현하게 된 게 아닐까 합니다. 주인공인 로버트 헌터는 매력적이면서도 지나치지 않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범죄심리학자 출신의 LAPD 형사라니 제법 멋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책이 로버트 헌터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인 줄 알았는데 다른 분의 글을 보니 실은 여섯 번째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 시리즈가 계속 출간될 예정인 걸까요?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처럼 순서가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쭉 나와주길 바랍니다.


이 책은 그만한 매력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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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심리학
박소진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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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가 확 끌리게 생긴 이 책은 <영화관에 간 심리학>입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도서인데요, 예술 영화는 물론 상업 영화까지 두루 다루면서 그 안에 숨어있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있습니다.



하나의 영화를 주제로 하여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데, 주제와 관련된 다른 영화까지 끌어와 풀어내는 것이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즐겁게 보았던 것뿐만 아니라 좋은 원작을 가지고 왜 이렇게 만들었나 투덜거렸던 영화까지 다루고 있어서 심리학자는 이런 눈으로 보는구나 하며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맨 처음에 소개되고 있는 <7년의 밤>에 대해서는 제가 섭섭한 기분이 들었었는데요, 그 속에서 장동건이 분한 오영제와 류승룡이 분한 최현수의 심리를 파헤치며 풀어나가니 괜히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지더군요. 짤막한 스토리 라인으로 기억을 소환하면서 그들이 가질 수밖에 없었던 엇나간 감정의 이유도 촘촘히 알려주었거든요.



이상 심리에 대해 잘 다루었던 <나를 찾아줘>는 이 책에서 심층심리까지 알게 되면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소설 원작이 있는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따라서 느낌이 상당히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 영화는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심리에 대한 분석까지 따르니 더 그러하더군요.



설정도 마음에 안 들고 너무 인기 있다는 점도 별로라서 보지 않았던 드라마 '부부의 세계'마저도 흥미롭게 느끼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역동적인 인물들의 심리를 읽어나가며 이들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던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으로 읽어보려고, 아니면 영화로 보려고 했으나 용기가 없어서 내내 미루어왔던 <케빈에 대하여>는 사이코패스와 양육자의 태도에 대해 많이 다루고 있으므로 여러 번 들은 바가 있습니다. 이 책 <영화관에 간 심리학>에서도 심도 있게 다루는데 저는 여전히 두렵습니다.



영상물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투영하는 영화라는 매체가 이만큼 가깝게 느껴질 수 있다니 신기합니다. 원래 스릴러를 볼 때에는 '자신만은 안전한 자리에 있다'라고 여기기 때문에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상황들에 대해 또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 책은 26편의 사랑과 가족, 폭력, 코미디 등 다양한 파트의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심리를 풀어 냅니다. 나는 이 의견에 동의한다 그렇지 않다가 아닌 심리학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그 시간만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파고들어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생각을 이해하며 어째서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킬링 디어>에서 저주의 주문을 건 소년이 진짜 초능력이 있던 건지 아니면 신과 가까운 존재였던 건지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고 여겼습니다. 저자는 그들보다 주인공들의 심리와 우연의 산물로 얻어진 결론에 대한 행동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가멤논이 여신의 사슴을 죽인 대가로 자신의 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듯이, 스티븐도 자신의 자식 둘 중 하나를 죽여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아가멤논이 여신의 사슴을 죽인 것과 그 대가로 딸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 스티븐이 실수로 환자를 죽게 한 대가로 자식 중 하나를 죽여야 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할 수 있는가? 너무 부조리한 것 아닌가?



복수는 이야기의 시작에 불과했고, 영화는 가족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참혹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즉 아비가 자신의 손으로 자식을 죽여야만 하는 끔찍하고 무서운 스토리였다.


--- p.81




이런 시선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니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 원래도 마음을 활짝 열고 별점을 후하게 치면서 보는 편이지만 - 앞으로는 더욱 마음을 열고 접근해야겠다고 반성했습니다.


감독이 이상하게 만든 게 아니라 나의 시야가 좁음을 깨닫게 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저자는 심리를 설명하기 위해서 영화라는 소재를 선택하고 심층심리를 분석하였던 건데 저는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었다니.


이 책.

참 희한합니다.


<영화관에 간 심리학>은 심리학을 좋아하거나 영화를 좋아하는 분 혹은 그 둘을 모두 흥미롭게 바라보는 사람 모두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영화를 다른 각도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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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 하편 - 교과서보다 쉽고 흥미진진한 물리학 교실 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천아이펑 지음, 정주은 옮김, 송미란 감수 / 미디어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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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그림과 예를 들어가면서 생활 속에서 만나는 물리학 이야기를 풀어나갔던 <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상편을 이달 초 리뷰하였습니다. '운동', '힘과 뉴턴의 운동법칙', '일, 에너지와 운동량','열현상'을 다루고 있는 책인데 무척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하편을 만났습니다. 처음에 상하권으로 되어 있다고 하길래 상편이 이만큼 즐거웠으니 하편도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닿아서 읽게 되니 무척 기뻤습니다. 역시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뿍 담겨있으면서 즐거운 어조로 스토리텔링 하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어렵고 진지하게 풀어나가는 과학 책도 좋아합니다만 이렇게 누구나 접근하기 쉽도록 풀어놓은 책은 더 좋아합니다. 이과생들만 만나는 어려운 과목이라는 생각을 단박에 깨뜨려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과이지만 물리는 고2 때 놓아버렸으므로 계산하고 법칙을 외우는 건 여전히 불편합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있다 보면 고등학생 때 공식과 법칙부터 접근해 나갔던 게 패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함께 흘러가니 내가 접하는 세상 모든 것에는 물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마치 화학이 나를 둘러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테와 비슷한 정도의 기쁨을 얻었습니다.


<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하편에서는 '전기와 자기', '소리와 빛', '근대 물리' 이렇게 세 개의 챕터가 진행됩니다. 앞서 상편에서 다루었던 것과는 다른 분야이기는 하지만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물질 운동의 기본적인 규칙과 구조를 이해하고 가까이 가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일이라니 가볍게 읽고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만약에 전기가 없다면 세상은 어떻게 되는가 하는 질문을 통해서 전기가 하는 역할과 관련된 분야, 자기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알아보는 과정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소리의 높낮이는 어째서 존재하는지, 백색광의 스펙트럼은 왜 가시광선과 다른지, 전용 안경을 착용하고 보는 3D영화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알아보았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색과 들리지 않는 소리는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책을 읽은 덕분에 집에서 매일 사용하고 있는 인덕션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입력된 전류가 정류기를 거쳐 직류로 전환된 뒤, 다시 고주파 전력 전환 장치를 거치며 직류가 2만~3만 Hz의 고주파 교류로 전환된다. 고주파 교류를 나선형 유도 가열 코일에 가하면 고주파 교류 자기장이 발생해 자기장의 자기력 선이 인덕션 상판을 통과해 금속용기에 작용한다. 금속용기는 전자기 효과로 인해 강력한 와전류를 일으키는데 와전류가 용기 저항 유동을 극복할 때 전기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전환돼 음식을 조리하는 열원이 된다.

-p.86


이처럼 잘 마련되어 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자연 속 그리고 일상 속의 물리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개념을 이해하며 물리학의 기초는 이런 것이구나 맛볼 수 있었습니다. 각 단원 끝부분에 있는 '상상력을 펼쳐 봐'와 '공부의 신 필기 엿보기'를 통해 앞서 들려주었던 스토리가 어떻게 학문과 연관 지어지는지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신기했습니다.


반복학습이면서 심화 학습인 덕분에 자연스럽게 그 매력을 깨닫고 교과서에 미처 알려주지 못했던 부분에도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을 한다면 과학에 관심이 있는 성인이나 이과를 희망하는 중학생 이상 고등학생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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