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브루클린
제임스 맥브라이드 저자, 민지현 역자 / 미래지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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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문을 열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 책입니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유쾌하고 미스터리한 이웃 서사시라길래 코믹한 소설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상상과는 달리 시트콤처럼 전개되지는 않더군요. 어쨌든 이 책에 흥미를 가지게 된 부분은 스포츠코트라고 불리는 일흔도 넘은 교회 집사가 광장 한복판에서 38구경 권총으로 20대 마약상을 쏘았다는 부분이었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싶은데요, 하나님의 이름으로 주변의 해롭게 하는 마약상을 처단한 것일까 하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책을 읽어나가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원제는 Deacon King Kong으로 말하자면 킹콩 집사라는 의미죠.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 킹콩이 아닙니다. 일명 스포츠코트라고 불리는 주인공 남자가 즐겨 마시는 술이 킹콩이에요. 어린 시절부터 어떻게 생존했을까 신기할 정도로 다양한 사고나 질환을 겪어왔는데, 이 고통을 없애기 위해서 마시는 거라기보다는 그에게 있어서 알코올은 물과 다름없는 거라고 느꼈어요.



언제나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술에 취해있던 그는 어느 날 자신이 야구를 가르치기도 했던 소년 딤즈를 총으로 쏘았어요. 그것도 아주 근거리에서요.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오른쪽 귀가 날아가 버렸는데요, 당시 광장에는 열여섯 명이나 되는 목격자가 있었어요. 그런데도 희한하게 사람들은 스포츠코트를 비난하거나 경찰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지 않아요.



평소 그가 무서운 사람이었다거나 갱단이 입을 막으라고 한 것도 아닌데 모두 그를 보호하려고 하죠. 온화한 성격인데다가 주변 사람들과 잘 지냈던 덕분에 사람들은 그를 좋아했어요. 사건이 일어난 후 사람들은 걱정하면서 스포츠코트에게 달아나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는 자기가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했어요. 총을 소지하고 있는 건 알고 있지만 총알은 한 발뿐이라고 하는데요, 확인해 보니 '당연히' 총알이 없었죠.



그는 아내 헤티가 죽은 후에도 그녀의 환상을 보면서 중얼중얼 대화하고 있었는데요, 정말 살아있는 것과 같이 대하며 지내고 있었어요. 절친인 핫소시지는 그런 그를 늘 이해하면서 다독이며 킹콩을 나누어 마셨죠. 젊은 시절 면허증 하나를 따서 공유하며 한 사람인 체 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친한 사이였는지 아시겠죠.



스포츠코트가 아내와 대화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들은 헤티가 모아둔 교회 기금을 어디에 숨겨두었을까 정도만 궁금해했지 그를 대하는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어요. 친절한 그는 모두의 해결사였으니까요. 그는 소년 시절의 딤즈를 무척 아끼며 우수한 투수가 되도록 코칭 했어요. 하지만 결국 마약 딜러가 되어 뒷골목에서 사람들에게 못된 가루를 파는 사람으로 전락하고 말았죠.



그런 점이 싫어서 총구를 겨눴던 것도 아니고 어쨌든 뚜벅뚜벅 걸어가 조준하고 팡!


주변에서 그를 감싸고 있으니 딤즈와 스포츠코트 둘이서 해결점을 찾으면 될 것 같겠지만 마약 딜러 뒤에는 당연히 큰 조직이 존재하는 법이죠. 결국 조직간의 이권 문제까지 폭발하여 일촉즉발의 상황이 되어버려요. 딤즈를 처리하려는 조직에서는 살인청부업자를 보내기까지 한다니까요.


이 책은 직접 읽어보아야 해요. 작은 마을 커즈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조금씩 분산되어 등장하는 초반에는 조금 답답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오바마가 '올해의 책'으로 정했다는 점, 오프라 윈프리 2020 북클럽 선정 도서라는 점, 타임지 선정 올해 최고의 소설 top 10에 들었다는 점 등등등을 떠올리며 중반까지 읽으면 그 뒤로는 놓을 수 없어요.



흩어져있던 것 같은 등장인물들 간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연결되면서 그렇구나 이런 게 인생이지...하는 생각이 들어요. 짜임새가 상당히 좋아서 티 나지 않게 어쩜 이렇게 엮어놓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웃들이 만들어온 커즈하우스의 이야기 그리고 비밀이 드러날 때쯤에는 가슴 한편 이 찡함을 느꼈어요.



<어메이징 브루클린>은 미스터리라기보다는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멀리서 보면 칙칙하고 어두운 배경인 거 같아 보일 수도 있으며 안에서 밖을 바라보면 저 멀리 풍요로운 세계가 펼쳐져 있는 거 같죠. 복잡하고 우울할 수 있는 배경이지만 그 안에서도 해학을 잃지 않는 좋은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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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위한 권일용의 범죄심리 수업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9
권일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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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범죄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통제하고 자제하고 이런 행동이 도덕적으로 혹은 법률에 비추어 옳은 일인지 어떤지를 생각하며 문화인으로서의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악설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선하게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악하게 태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출생 시부터 가지고 있던 기질에 어린 시절의 경험, 자라면서 학습하게 되는 모든 삶이 쌓여서 '누군가'가 되는 거라고 여깁니다. 많은 서적에서 성장 과정이 범죄자를 양성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물론 그런 경험을 겪었다고 해서 모두가 범죄자가 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촉발 요인이 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모두 연쇄살인마가 되지는 않습니다. 무엇에 몰두하느냐에 따라 뇌신경 학자가 될 수도 있고 뛰어난 사업가나 정치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저러한 심리나 성장과정을 가진 사람이 '범죄자'가 된다고 낙인찍고 편견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 심리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 이유는 '어떤 환경과 상황'에서 범죄자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통계 혹은 사실을 알아야 심각한 범죄가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1세기 북스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의 흥미진진한 강연 내용을 <인생 명강> 시리즈로 담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아홉 번째 책은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로 권일용 교수님의 강연을 담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표창원 님의 강력한 추천이 없다 하더라도 챙겨서 읽었을 책입니다.



이 책에서 권일용 교수는 일상에 스며드는 범죄를 심리학을 통하여 풀어냅니다. 가스라이팅이나 아동 학대나 디지털 범죄, 아동학대들 주변에 만연한 범죄들을 이야기하며 지금까지 흔히 접해왔던 대중 심리학의 내용을 접목시킵니다. 즉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는 범죄의 과정을 심리학을 통해 풀어나가며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과 의도를 살피는 범죄 심리 대중서입니다.


집중하여 읽어나가다 보면 이미 우리는 많은 사실을 알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많은 사실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범죄 의도를 깨닫지 못하고 어느새 끌려다니고 만다는 것도 깨닫습니다. 하지만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드는 그들의 사악한 마음을 스스로 알아채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는 실제 프로파일링 사례와 함께 소개되며 심도 있는 심리학 내용까지 끌어와서 이야기하고 있으나 필력과 서술력이 좋아서 쉽게 읽힙니다. 천천히 읽어나가다 보면 범죄는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스릴러나 범죄소설 혹은 영화를 즐기는 이유는 - 나는 이 자리에 있기 때문에 이들 보다 안전하다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우리는 범죄란 나와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어느 때고 덮쳐올 수 있다는 걸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범죄에 대해 파악하고 안전지대를 찾아가려는 노력이 우리와 주변을 안전하게 만듭니다. 깨진 유리창이 없도록 보살피는 노력 자체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수법의 범죄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AI, 딥페이크 영상,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금전 갈취나 성적 착취 등 많은 일들을 벌입니다. 어쩌면 저렇게 나쁜 쪽으로 머리를 쓸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나날이 진화해나가는 범죄에 대항하여 제대로 땅을 디디고 서기 위해서는 범죄심리를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범죄자의 심리를 안다고 해서 우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란 어렵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발견되는 일들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일 수는 있습니다. 범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하나씩 더해져야만 가능합니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외면하면 범죄는 점점 더 넓고 깊게 퍼지고 말 것입니다.




완전한 범죄는 없지만

완벽한 보호는 있다!



얼마 전 종영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에 프로파일러가 정착하기까지는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었는지 느꼈습니다. 제가 보는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었습니다. 자칫하면 면담자의 마음까지 파괴할 만한 범죄자와 대화하는 과정의 힘듦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던 권일용 교수님의 이야기는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만나고 싶었습니다. 서가명강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를 통해 유성호 교수님의 글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있었습니다.



어렵지는 않으나 누구든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생각하여 권하고 싶습니다.

* 본 리뷰는 21세기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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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 호텔 스토리콜렉터 101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음, 김미정 옮김 / 북로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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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 호텔>을 읽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폰지 사기'인데요, 이 수법은 상당히 오래되었으며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며 피해자를 낳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기 속아넘어가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아요.



외부에서 보면 어떻게 저런 방식에 속는 건가 의아하기도 하고 욕심이 지나치니 어리숙하게 넘어가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그 테두리 안에 있다면 눈치채지도 못하고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폰지사기가 얼마나 오래된 수법이냐 하면 1920년대에 시작했으니 100년도 넘었군요.



당시 이탈리아 출신의 금융인인 찰스 폰지라는 사람이 저지른 사기 수법이에요. 그가 다니던 은행에서 이자수익인 척하면서 신규 가입자 예금을 헐어 먼저 가입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사건이 벌어졌었죠. 결국 은행은 망했고 찰스 폰지는 망하기 전에 돈을 가지고 튀면 된다는 교훈을 얻고 말았습니다.



폰지는 국제반신우표권을 가지고 차익거래를 통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짜요. 그리고 투자자들의 수익을 배분하는 척하면서 뒤늦게 가입한 사람들의 돈을 분배했죠. 이런 폰지 사기 방식에 누가 속나 싶지만 우리나라 영화 '마스터'의 모티브가 된 조희팔 사건만 해도 집계상 5조 원대의 사기를 쳤어요.



최근으로 따지면 모 유튜버 사건도 있었고 루나 대폭락 사건도 있었죠. 아니 이건 현재 진행형일까요? 분명하게 폰지 사기라고 밝혀진 건 아니지만 이와 관련된 작전이었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그러니 폰지가 기획한 이 방식은 10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으니 제법 역사가 깊네요.



이번에 읽은 <글래스 호텔>은 1970년대 초부터 2008년 12월까지 진행되었던 버나드 메이도프 사건을 모티브로 했어요. 한화로 약 73조 원 규모이니 어마어마하죠. 메이도프는 일반인을 상대로 하지 않고 국가 펀드나 대형 금융사 등 굵직굵직한 곳을 대상으로 했어요.



증권사를 설립하고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가 나중에 사기를 치기 시작했던 거라서 모두 감쪽같이 속았나 봐요.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을 역임한 경험도 있고 수익률도 10%를 보장하니까 은행도 여기에 투자를 해버렸죠. 그래서 메이도프는 점점 성장세를 탔어요.



하지만 알고 보면 투자금만 받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이 사람의 명성과 규모를 믿고 투자하려는 사람이 줄을 이었거든요. 그래서 그 오랜 시간 동안 사기 행각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도래하자 사람들이 원금 상환을 요구했어요. 그래서 결국 탕진했음이 드러났고 자수했죠.



스티븐 스필버그, 존 말코비치, 케빈 베이컨 등 유명인들도 피해를 입었어요. 많은 투자자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하기도 했고요. 메이도프는 150년 형을 받고 교도소에 갇혔는데 작년에 옥사했다고 해요. 이 사건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소설이라 전체적인 맥락은 폰지 사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주인공인 빈센트는 조너선 알카이티스라는 사람을 만나 그의 트로피 와이프로 - 실제로 혼인 신고를 한 건 아니지만 - 지냈어요. 그가 폰지 사기를 저지르고 있다는 건 몰랐죠. 다만 돈의 왕국에 들어가 살면서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하고 지냈어요. 알카이티스의 재력이 신기루였던 것처럼 빈센트 역시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도 그러하다고 생각했죠.



이 소설에는 등장인물이 제법 많은 편이에요. 마치 바닥에 흩뿌려 놓은 퍼즐이나 유리조각처럼 낱낱이 흩어져 있는데 그것들을 주워모으는 시점도 각기 달라요. 전체적인 흐름 속에 가끔 과거나 미래가 침입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어요. 뿌려놓은 떡밥을 회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독자 자신이 물고기가 되어서 떡밥과 미끼를 모두 물어와야 해요.



마치 조너선 알카이티스가 뿌려놓은 사기의 씨앗 같은 거랄까요. 그가 세운 거대한 돈의 왕국 속에서 사람들은 살아가며 그의 정체를 의심하지 않았어요. 빈센트처럼 방관하며 돈의 맛만 익혀가는 사람도 있었고, 측근은 종말을 알지 못한 채 함께 진행하기도 했죠.



지금까지 실제하고 있다고 여겼던 돈이 허망하게 사라져버린 그날,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충격과 슬픔을 달랬어요. 빈센트는 원래의 자신을 찾기 위해 바로 사라져버리고요. 이 소설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면에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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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진다 - 다이어트가 필요 없는 건강한 식습관
박민수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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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터라면 주목해야 할 바로 그 책! 거꾸로 식사법 박민수 박사의 <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진다>입니다. 원푸드 다이어트라거나 유명한 쉐이프업 방법을 사용했지만 결과가 별로였다면 이 방법을 사용해 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같은 식사를 하더라도 순서를 바꾸면 살이 빠지는 신기한 방법이거든요.


먹고 싶은 걸 꾹꾹 참다 보면 어느 날 급발진하게 마련. 그러다 보면 요요가 오고 몸에서는 기아를 대비해서 조금만 먹어도 저장하려고 하니 정말이지 나와의 싸움을 격하게 벌여야 합니다. 20,30 대 때에는 옷 태가 나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등등 다양한 이유 때문에 살과의 전쟁을 하지만 중년 이후로 들어가면 건강에 직결된 문제라서 더욱 신경을 써야 해요.


저는 20대 때 일주일 동안 굶어보기도 하고 점심만 먹는 다이어트도 해보았어요. 3일 동안 사과만 먹은 적도 있고 당시에 구하기 어려웠던 자몽을 구해가면서 덴마크 다이어트를 한 적도 있었죠. 그러나 모두 허사로 돌아갔어요. 체질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포기했었죠.


먹고 싶은 대로 먹다 보니 결국 작년에 큰일이 났었고 그 뒤로는 신경을 쓰게 되었어요. 꾸준히 오랫동안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탐색하다 보니 먹는 순서를 바꾸면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바로 시작을 했어요. 이 책을 만나기 전부터 쭉 진행하고 있었던 거예요.


매 끼니마다 이렇게 먹으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실제로 그러지는 못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되도록 채소를 먼저 먹은 후 단백질 종류를 먹고 맨 마지막에 탄수화물을 먹는 거예요. 맨밥을 어떻게 먹나 싶을 거예요. 사실 완전히 맨밥으로는 저도 아직 무리에요. 그래서 사진처럼 참치를 먹는 날에는 아주 조금 남겨서 밥과 함께 먹기도 해요.


빵을 먹는 날에는 훨씬 수월해요. 기본 간이 들어가 있으니까요. 채소는 되도록 드레싱을 치지 않고 먹고 있지만 가끔 올리브유, 발사믹 정도는 뿌리고 있어요. 리틀포니 생일에는 소고기 미역국과 채소 등등을 준비했었는데요, 이럴 때에도 채소부터 먹고 맨 마지막에 밥을 먹는 거예요. 김밥을 먹을 때에도 마찬가지고요.


이렇게 먹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다이어트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혈당을 서서히 올리기 위함이에요. <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진다>의 박민수 박사님도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혈당 스파이크가 일어나면 급격히 인슐린이 분비되고 그러면 허기가 몰려온다고요. 그럼 배고프니까 또 먹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채소부터 먹고 탄수화물을 후 순위로 미루는 습관을 들이니까 밥이나 빵을 먹을 때쯤 되면 너무나 배가 불러요. 아침 식단은 보통 300~350 칼로리 정도로 맞추고 있어요. 그런데도 다섯 시간 정도는 거뜬해요. 그래서 매 끼니를 이런 분위기로 먹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그렇게 못하고 있어요.


대신 채소를 먼저 먹는다는 원칙만은 지키고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하는데도 생각보다 체중 감량이 더디더군요.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문제가 뭔가 분석해 보았어요. 26페이지에 있는 '내 몸을 망치는 악성 다이어트'를 보고 판단해 보니 운동량이 부족함을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어차피 식후에 혈당도 소모해야 하니까 하루 세 번 간단하게라도 걷기를 실천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7천보 가량을 한 번에 걸었다면 지금은 3천 - 2천- 3천으로 나누어 걷고 있어요. 그리고 집에서 늘 점잖게 있었지만 요즘은 음악을 틀고 둠칫둠칫 하면서 일상 칼로리를 소비하고 있어요.


34페이지에 있는 나쁜 식사 체크리스트로 확인해 보니 저는 4가지가 해당되었어요. 식습관이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라고 판단하였지만 그래도 되도록 리스크를 없애도록 노력하기로 했어요. 박민수 박사가 하는 말들은 모두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되는 방법이니까 새겨둬서 나쁠 게 없죠.


채소의 양은 하루에 500g이 권장되고 있었어요. 식이 조절 시에는 700g까지 늘리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니 이점도 참고하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채소 500g을 어떻게 먹나!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못 먹을 것도 아니더군요. 다만 부피에 관한 문제니까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잘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채소의 7가지 장점이 있는데, 이건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새겨두는 게 좋겠다 싶어요.


1. 식후 혈당을 낮춘다.


2. 천연 항산화제다


3. 항암 효과가 있다.


4. 장이 편해진다.


5. 독소 배출을 돕는다.


6. 혈액 순환을 돕는다.


7. 비만 치료제다.


거꾸로 식사법의 요점은 식사를 할 때

채소- 반찬 - 밥

순서로 먹는 거예요. 처음에는 진짜 어색하거든요. 그렇지만 생활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간이 약해졌어요. 젓갈류나 밑반찬은 찾지 않게 되었고요.


​저는 오랫동안 살과 함께 살아서 그런지 저항성이 커서 잘 안 내놓으려고 하나 봐요. 그런데 책을 읽다가 문득 느끼게 된 게 있는데요,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도 안 부어요. 예전에는 부석부석했었거든요. 채소부터 먹는 습관을 들여서 그런지 거의 붓는 일이 없어요. 물론 전날에 무리했다거나 할 때에는 손이 붓긴 해요. 그렇지만 평소에는 그렇지 않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건강한 식습관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어요. 젓가락을 이용해서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이면 더욱 좋아요. 사진 속의 아침 식사를 완료하는데 20분에서 30분가량 소요되거든요. 꼭꼭 씹어먹으며 채소 각자의 맛을 느끼는 시간이 좋아요.

이 책은 건강한 식단 짜는 데에도 도움이 되어요. 숙면과 스트레스 관리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으니 마음 챙김에도 도움이 되고요. 갑자기 살을 확 빼려는 사람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요요 없이 장기적으로 건강까지 관리하면서 진행할 사람에게는 딱 좋은 책이에요.


직접 실천하고 있는 와중에 <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진다>를 읽었더니 공감할 내용이 참 많았어요. 그러므로 꾸준한 다이어트를 하고자 하는 분이나 혈당 관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만나보는 게 좋겠어요. 가볍게 읽고 실천할 수 있도록 쉽게 쓰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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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 깨부수기 - 성차별의 역사와 여성의 투쟁 Philos Feminism 10
마르타 브렌.옌뉘 요르달 지음, 손화수 옮김, 권김현영 해제 / arte(아르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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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보았을 때에는 마냥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오해했습니다. 그런데 벌써 10페이지에서 슬슬 빡치기 시작하는 겁니다. 남녀를 떠나서 사람을 기준으로 생각하더라도 누가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렇게까지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당장 뉴스의 댓글칸만 보더라도, 가끔은 네이버 뿜만 보아도 이런 이야기들이 툭툭 튀어나옴을 알 수 있습니다. 남자보다 더 나은 권리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아닌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게 이렇게까지 어려울 일인가 싶습니다.


그들은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서 여자를 하등하게 취급했던 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가부장제 깨부수기>는 성차별적 망언을 내뱉은 유명인들을 하나씩 집어내어 소개합니다. 시대상으로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이해해 주기에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남자들로부터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던 여성들 - 페미니스트의 역사를 다룹니다. 아리스토텔레스, 루소, 칸트, 니체, 헤겔, 프로이트, 다윈, 우디 앨런 등 가부장제를 주장하며 남자의 시선으로 사회를 보고 또한 보도록 했던 그들을 고발합니다.




"모르는 게 약이었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성차별과 싸웠던 여성들의 역사를 반드시 기억하자!"


저는 과격하고 파괴적이거나 미러링이라는 이름으로 그릇된 일을 자행하는 페미니스트는 싫어합니다. 그렇기에 그냥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은 없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자연스럽게 이런 구도가 되기 위해서는 남자들의 개념이 바뀌어야 합니다. 하지만 세상을 보면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고 맙니다.



<가부장제 깨부수기>에서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하는 권리를 주장한 여자들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페미니스트들은 전 세계에서 조롱이나 괴롭힘, 때로는 사냥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스스로 삶을 포기하기도 하고 때로는 살해당하기도 했습니다.



참정권을 갖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사회는 그리 먼 과거 이야기가 아닙니다. 남자의 시선으로 본 사회가 얼마나 불합리했었는지 재조명하는데, 이를 보면서 현재의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100여 년 후에 보면 얼마나 어처구니없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즐겁게 읽으며 힘을 내었는데 마지막엔 괜히 찡하고 마음이 슬퍼졌습니다. 성차별주의자가 지배하는 세상에 나는 여전히 존재하며 내 딸은 거기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무척 속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그렇게 두껍지 않은 데다가 그래픽 노블로 되어 있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은 상당히 묵직합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겪고 있는 여성에 관한 비하, 잘못된 관념, 혐오 등이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성차별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성인은 물론 중고교생까지 두루 읽을 수 있는 성 평등 학습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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