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위한 권일용의 범죄심리 수업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9
권일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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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범죄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통제하고 자제하고 이런 행동이 도덕적으로 혹은 법률에 비추어 옳은 일인지 어떤지를 생각하며 문화인으로서의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악설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선하게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악하게 태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출생 시부터 가지고 있던 기질에 어린 시절의 경험, 자라면서 학습하게 되는 모든 삶이 쌓여서 '누군가'가 되는 거라고 여깁니다. 많은 서적에서 성장 과정이 범죄자를 양성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물론 그런 경험을 겪었다고 해서 모두가 범죄자가 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촉발 요인이 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모두 연쇄살인마가 되지는 않습니다. 무엇에 몰두하느냐에 따라 뇌신경 학자가 될 수도 있고 뛰어난 사업가나 정치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저러한 심리나 성장과정을 가진 사람이 '범죄자'가 된다고 낙인찍고 편견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 심리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 이유는 '어떤 환경과 상황'에서 범죄자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통계 혹은 사실을 알아야 심각한 범죄가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1세기 북스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의 흥미진진한 강연 내용을 <인생 명강> 시리즈로 담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아홉 번째 책은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로 권일용 교수님의 강연을 담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표창원 님의 강력한 추천이 없다 하더라도 챙겨서 읽었을 책입니다.



이 책에서 권일용 교수는 일상에 스며드는 범죄를 심리학을 통하여 풀어냅니다. 가스라이팅이나 아동 학대나 디지털 범죄, 아동학대들 주변에 만연한 범죄들을 이야기하며 지금까지 흔히 접해왔던 대중 심리학의 내용을 접목시킵니다. 즉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는 범죄의 과정을 심리학을 통해 풀어나가며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과 의도를 살피는 범죄 심리 대중서입니다.


집중하여 읽어나가다 보면 이미 우리는 많은 사실을 알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많은 사실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범죄 의도를 깨닫지 못하고 어느새 끌려다니고 만다는 것도 깨닫습니다. 하지만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드는 그들의 사악한 마음을 스스로 알아채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는 실제 프로파일링 사례와 함께 소개되며 심도 있는 심리학 내용까지 끌어와서 이야기하고 있으나 필력과 서술력이 좋아서 쉽게 읽힙니다. 천천히 읽어나가다 보면 범죄는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스릴러나 범죄소설 혹은 영화를 즐기는 이유는 - 나는 이 자리에 있기 때문에 이들 보다 안전하다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우리는 범죄란 나와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어느 때고 덮쳐올 수 있다는 걸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범죄에 대해 파악하고 안전지대를 찾아가려는 노력이 우리와 주변을 안전하게 만듭니다. 깨진 유리창이 없도록 보살피는 노력 자체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수법의 범죄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AI, 딥페이크 영상,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금전 갈취나 성적 착취 등 많은 일들을 벌입니다. 어쩌면 저렇게 나쁜 쪽으로 머리를 쓸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나날이 진화해나가는 범죄에 대항하여 제대로 땅을 디디고 서기 위해서는 범죄심리를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범죄자의 심리를 안다고 해서 우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란 어렵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발견되는 일들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일 수는 있습니다. 범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하나씩 더해져야만 가능합니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외면하면 범죄는 점점 더 넓고 깊게 퍼지고 말 것입니다.




완전한 범죄는 없지만

완벽한 보호는 있다!



얼마 전 종영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에 프로파일러가 정착하기까지는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었는지 느꼈습니다. 제가 보는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었습니다. 자칫하면 면담자의 마음까지 파괴할 만한 범죄자와 대화하는 과정의 힘듦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던 권일용 교수님의 이야기는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만나고 싶었습니다. 서가명강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를 통해 유성호 교수님의 글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있었습니다.



어렵지는 않으나 누구든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생각하여 권하고 싶습니다.

* 본 리뷰는 21세기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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