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실용음악 화성학 - 입문자도 입시생도 독학하기 쉬운 음악이론 실용음악 화성학
이화균 지음 / 해피엠뮤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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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실용음악 화성학

 

  내가 일곱 살 때, 집에 피아노가 처음 생겼다. 친척 어르신이 치던 낡은 업라이트 피아노였는데 그것을 우리 집에 물려주고 나서 아빠와 엄마는 날 피아노 학원에 보내셨다. 조율을 하니 그럴 듯 했다. 그 피아노에 앉아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배우니 쇼팽과 베토벤까지 진도를 나갔다.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땐 콩나물처럼 생긴 악보를 보는 게 신기하기만 했는데 학년별로 나오는 이론교재를 배울 땐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마냥 피아노를 치는 것만 좋아했던 것 같다.

 

  얼마 전 종영한 프로그램 팬텀싱어 3’에서 출연자들이 무대에서 화성을 겹겹이 쌓아올려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았다. 특히 우승팀인 라포엠은 너무나 멋졌다. 한동안 안치던 피아노를 보며 그들과 함께 연주하고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오늘 서평도서 기초실용음악 화성학은 음악 이론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구성한 것이라 나같이 살짝 발을 담갔던 이들은 대개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이론이 탄탄히 뒷받침되어야 연주법도 분석할 수 있고 작곡자의 의도에 가깝게 연주할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이 책은 유튜브 음악교육채널 해피엠기타의 저서이기에 입문자 누구나 독학하기 쉽도록 쓰여졌다. 목차를 보니 음악의 3요소나 오선, 음자리표와 조표 등 기초 악전에 대한 설명이 챕터 1에 집약되어 있었고 음표와 쉼표, 마디의 구성, 음의 특징, 음정, 화음 그리고 조성에 대해 순서대로 집필되어 있었다. 책은 단어를 정의하고 건반으로 시각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거의 모든 페이지에 걸쳐 악보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연습 문제를 통해 제대로 이해했는지 파악하는 코너도 덧붙여 있었다.

 

  난 교회반주를 하면서 코드를 접했는데, 그래서 화음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최소한 2개 이상의 음이 동시에 울려야 하는 화음은 기본적으로 3화음부터 시작되는데 저자는 실전에서 소통할 때도 영문 표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한글 표기보다 영문 표기를 익혀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메이저라고 불리는 장3화음, 마이너라고 불리는 단3화음을 비롯해 증3화음, 3화음, 계류화음등 다양한 화음을 보여주었다. Csus4 랄지 G Dim등의 익숙한 표기가 바로 화음의 영문표기이다. 전위라고 하여 자리바꿈은 화음을 그대로 쓰지 않고 구성음의 위치를 바꾸어 쓰는 것을 뜻하는데 슬래시 코드, 즉 구성음을 한 옥타브 위로 올려주면서 자리를 바꾸면 음의 도약을 줄이면서 근음의 진행을 선율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

 

  엊그제 히든 싱어에 방청자로 출연한 라비던스의 고영열이 배음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판소리를 한 사람이라 그런지 사람이 가지고 있는 통을 배음이라고 표현했다. 이 책 음향학 부분에선 음색을 소개하며 기본음, 2배음, 4배음 등 특정한 규칙으로 그 음의 일정한 주파수라고 이야기했다. 악기는 각각의 공명통에서 발생하는 배음의 종류와 세기가 달라 이 원리로 인해 우린 다양한 악기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음악 이론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악보를 잘 보고 싶다면, 이 교재를 살펴보시라. 악보에 갖고 있던 궁금증을 비롯해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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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은 이상해 그린이네 그림책장
베랑제르 마리예 지음, 이보미 옮김 / 그린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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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은 이상해

 

  아델은 주황색 구름머리를 가진 소녀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녀는 이상하다. 우리와 전혀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델은 머리 긴 사람들만 골라 말을 걸고, 동상에 입을 맞춘다. 굽을 길을 좋아하는 아델은 곧은길보다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좋아하며 낮은 담장 위로 걷는 것도 좋아한다. 사실 아델만 이상한 건 아니다. 마르탱도 아침마다 양말을 짝짝이로 신고, 귀스타브도 얼굴은 작으면서 아주 큰 안경을 쓰고 다닌다. 엘로이즈는 폴란드가 어디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면서 폴란드어 말투를 흉내 낸다. 알리스는 단짝인 파울로를 늘 어깨에 얹고 다니며 오노레 씨는 청록색 정창을 차려 입고 음악회에 가는 상상을 한다!

 

  내 안에 아델을 비롯한 이 친구들처럼 특이하고 이상한 상상과 행동을 해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물론 나도 있었다! 이상하다는 건 주관적인 감정일 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특이한 사람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종종 즐겨본다. 바로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인데, 여기엔 자칭 타칭 보라공주인 아줌마도 나오고 형형색색 컬러풀한 정장에 빠진 패셔니스타 할아버지도 나온다. 그녀의 집을 들어가 보면 신발장부터 거실에 부엌까지 보라색이 한가득이다. 본인도 보라색 원피스를 입고 다닌다. 할아버지는 티비를 볼 때도, 슈퍼에 갈 때도 신체 일부인 냥 절대 정장을 벗지 않는다. 참 특이하다. 내가 본 인상깊은 사람 중엔 공포 영화 속 캐릭터를 재현해내는 호러 고등학생이 있었는데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무섭고 소름 끼친 가면들을 만드며 특수 분장에 푹 빠져 있었다. 제작진을 맞이할 때도 면사포를 뒤집어 쓴 여고생이 기괴한 분장을 하고 등장하여 자지러질 뻔 했다! 징그럽다는 말을 칭찬으로 생각한다는 여고생은 세계적인 특수 분장사를 꿈꾸고 있었다. 우린 누구나 어딘가에 꽂혀 산다. 그것이 평범한 것이면 눈에 띄지 않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행동과 생각이라면 눈에 띄기 마련. 우리의 주인공 아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남과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다른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개성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작품이 탄생하고 인싸가 된다. 복면가왕의 가면을 제작하는 디자이너 황재근님도 자신만 추구할 수 있는 독특한 스타일을 고수한다. 민머리에 콧수염, 그리고 특이한 안경은 시선을 강탈한다. 그가 패션사업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쓰고 안 쓰고, 팔고 안팔고를 떠나 그런 옷은 못 입는다고 남들이 다들 말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재근은 꾸준히 독창적인 디자인을 추구했고 그는 곧 유명해졌다!

 

  이 책을 읽으니 남들과 다르다는 게 어찌 보면 독특한 나다움을 드러낼 가장 좋은 요소이기도 한 것 같다. 평범하면 재미없지 않는가. 자기 어필 시대에 아델과 같이 톡톡 튀는 개성으로 다양한 사회를 더욱 재미있게 살아가는 것도 의미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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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마지막 여름
글로리아 그라넬 지음, 킴 토레스 그림, 문주선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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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잃지 말아야 하는것은 미소라고 알려주는 할아버지. 3대가 함께 살아 꼭 읽어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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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데 가장 많이 써먹는 심리학
지루징 지음, 정유희 옮김 / 센시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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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데 가장 많이 써먹는 심리학

 

  아주 어린 시절 퀴즈형태로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어떤 질문을 던지고 4지선다 중 선택하는 책들을 즐겨본 기억이 난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일종의 심리테스트같은 거였다. 심리학은 이렇듯 인생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흥미로운 학문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생활 속에 감춰진 김리 법칙 57가지를 풀어내며 쉬운 문장으로 여러 사람들의 일화를, 전문가적 관점으로 원리를 설명해주었다. 목차를 훑어보니 상황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빨리 찾아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를테면 ‘sns라는 21세기의 페스트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챕터는 인간관계로 감정이 소진될 때 바로 써먹는 심리학으로 소개했고, ‘둘째가 외톨이가 되는 이유라는 제목을 가진 챕터는 가족이 상처가 될 때 써먹을 수 있었다.

 

  영향력을 행사하는 개인을 인플루언서라고들 한다. 나같은 범인은 이런 사람을 부러워하지만 정작 그들은 외롭다. 셰리 터클교수는 정보기술이 과도하게 발달한 사회를 규탄하며 sns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현대병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사람들은 가상의 세계 속에서 현실과 단절되고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물론 수많은 장점을 부인할 순 없지만 피상적이고 저급하게 변해가는 인간관계를 보자면 그 부작용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인간관계 속에서 가족마저 가장 친한 타인으로 여기지 말자.

 

  회사에서 내 능력을 몰라줄 때 써먹는 심리학도 궁금했다. 제임스 랑게 이론을 아는가? 인간은 환경의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결론인데 이와 접목하여, 우리는 기뻐서 웃는건지 웃기 때문에 기쁜 건지 생각해보았다. 제임스는 정서란 단지 신체적 변화에 대한 반응이며 이것의 원인은 외부세계가 아니라 신체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인간은 울기 때문에 슬프고 몸을 떨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100년동안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지만 여전히 심리학 연구에 회자되고 있는 이 이론처럼 웃는 표정이 중요하다. 웃자.

 

  마치 공기처럼 우리 삶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마음의 기술을 구사해보고 싶은가. 이 책을 펼쳐보자. 재밌는 심리학 이론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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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슴
공광규 지음, 이여희 그림 / 바우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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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슴

 

  일러스트가 너무 예뻐서 선택한 서평도서였는데 책을 덮고 결국 눈물이 났다. 단순한 그림책이 아니라 시인의 시를 그림으로 더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공광규 시인은 자연 친화적이고 호방한 시 <담장을 허물다>2013년 시인과 평론가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에 선정된 이력이 있다. ‘티브이를 보는데...’로 시작되는 이 시는 아기 사슴을 지키려는 엄마 사슴의 필사적인 몸부림과 희생을 그려냈다. 이여희 작가님의 그림이 이 시를 더욱 아름답고 뭉클하게 표현해주는 것 같다.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도 떠올랐다. 모자지간과 다를 바 없던 잎싹과 초록이. 잎싹이 초록이를 보듬고 자신보다 그의 정체성과 꿈을 생각하는, 종을 초월한 모성애를 보여준 것에 깊은 감동을 느꼈었는데, 이번 <엄마 사슴>은 아기 사슴의 목숨을 위해 악어와 함께 강물 속으로 사라졌다. 뽀글뽀글 하얀 거품만을 남긴 채 이내 조용해진 풍경에 주변에 있던 코끼리와 원숭이 가족은 서로를 더욱 꼭 끌어안는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강을 건너기 바빴던 아기 사슴은 땅에 도착한 뒤에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결코 모를 것이다. 자식은 그렇게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희생과 사랑 덕분에 누군가의 자녀인 우리 모두 이렇게 성장해온 것이다.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밀림과 같은 풍경에 눈을 빼앗기다가 아기 사슴을 구하기 위해 거침없이 악어의 입으로 돌진하는 엄마 사슴의 행보를 보고 무조건적인 사랑의 대표적인 존재, 엄마에 대해 다시 한 번 감탄했다. 나도 엄마가 있고, 우리 아이의 엄마인데 이렇게 지극한 모성애를 갖고 있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엄마 사슴처럼 목숨을 담보로 하진 않았지만 그러고 보면 나도 아기가 태어난 순간, 아니 뱃속에 품은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이 아이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됨을 발견했다. 차 안에서 카시트에 타고 있는 아이의 얼굴에 따가운 햇볕이 다가오면 필사적으로 내 팔로 그늘을 만들어주고, 아이가 잘 때마다 내 손을 붙들고 깔고 뭉개며 곤히 잠들면 그제서야 팔을 살짝 꺼내 저렸던 내 팔을 주물렀다. 우리 엄마는 내가 중학교 3학년 때 절판된 한문 참고서를 구하려고 배다리 중고서점을 샅샅이 뒤져 결국 책을 손에 쥐어주셨더랬다.

 

  짧지만 깊은 여운과 먹먹함을 남긴 이 시를 통해 인간의 사랑을 넘어서는 동물 어미의 지극한 모성애를 다시금 발견했다. 우린 그렇게 소중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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