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고 말하고 싶을 때 읽는 대화법
이시하라 가즈코 지음, 오시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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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말하고 싶을 때 읽는 대화법

 

  지은이는 자기중심 심리학을 제창한 심리상담 전문가였다. 이 책의 요점도 타인이 아닌 어디까지나 자신에게 의식을 집중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타인을 중심으로 산다면 그것은 배려가 아니다. 누구나 말뿐 아니라 마음속 응어리나 뒤끝을 태도나 표정으로 표출하는데 그것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상관없이 서로 무의식적으로 상호 반응한다. 특히 타인 중심의 사람들은 타인을 주시하고 있으므로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타인 중심의 사람은 자신의 욕구나 마음, 감정보단 타인과 외부 상황을 기준으로 삼고 타인이 세운 규칙을 따르려고 하며 자신이 거기서 벗어났을 때 죄책감을 느낀다. 물론 가짜 죄책감이다. 여기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는 일에 죄책감을 느끼면 결국 자신이 하는 일을 인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상처받는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거절당했는가 아닌가라는 결과로 자신의 가치를 측정한다. 이렇게 자기 평가가 낮은 사람은 거절도, 부탁도 못하는 사람이 된다. 부탁을 자신의 무능을 드러내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거절도, 부탁도 자신감이다. 타인 중심의 말투는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를테면 상대에게 힘이 되고 싶기보다 내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는 기분이 커서 내 마음을 어떻게 좀 해보라는 식의 말투가 나오기 쉽다. 대부분 불만이 가득한 타인 중심의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상대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보다 상대를 자신의 마음대로 하고 싶다는 욕구를 품고 있다.

 

  책은 아니라고 거절하지 못하는 심리의 이유부터 거절하는 기준, 관계를 해치지 않는 거절, 부드러운 말투를 사용하여 거절하는 방법, 뒤끝이 남지 않는 자기표현력, 한마디만 바꿔도 달라지는 마법의 단어들을 제시했다. 특히 양자택일에서 벗어나고, 거절할 때 상대를 설득하지 않으며, 부탁받은 즉시 곧바로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언이 유익했다. 무엇보다 거절하는 기준을 상대가 아닌 가 정하는 방법을 정독했다. 타인의 마음만 신경쓰면서 상대의 반응을 부정적으로 추측하면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자기중심의 사람은 자신의 마음과 감정, 욕구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선택하려 하므로 무작정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이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해방시키고, 만족을 찾고, 마음의 응어리를 털어버리는 것이 목표다. 관계가 멀어지지 않게 거절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관계가 나빠지는 것은 거절 자체보다 말투가 원인이란 것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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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선물입니다
장길섭 지음 / 창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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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선물입니다

 

  수많은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맥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가족일 것이다. 내가 사는 생각과 행동은 이미 가족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오늘 읽은 책 <가족은 선물입니다>이 나를 아는 척도가 가족임을 알려주었다.

 

  아이를 낳고 길러보니 아이의 모습 속에 내가 보인다. 어쩜 저렇게 걸음까지 닮았는지. 저자는 이야기한다. 자식은 부모의 부활이라고. 돌아가셔서 볼 수 없는 부모님의 걸음을 아들이 보여준다고, 그래서 자식은 거울이라 하나보다.

 

  가족은 공동운명체라는 말도 새삼 공감되었다. 가족 중 하나가 어떻게 되느냐가 바로 자신의 삶이 된다. 한 아이가 태어나 아빠가 되고, 엄마가 된다. 삼촌이 되고, 고모가 된다. 형이 되고, 누나가 되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된다. 이렇게 가족은 여러 면에서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엊그제 본 tv프로그램에서는 10여 년 전 실종된 자녀를 찾는 부모의 모습이 그려졌다. 해외에서 실종되었고 백골로 돌아온 자녀의 시신을 본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너무 안타까웠다. 자녀를 찾기 전 아버지는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죄책감에 자살을 했다. 가족의 불행도 서로 주고받으며 살 수밖에 없는 공동운명체.

 

  책은 부부, 자녀, 결혼, 부모라는 크게 4가지 구성으로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특히 부부편에서 사랑보다 더 큰 것이 성입니다라는 제목이 눈에 띄어 읽어보았는데, 사람이 태어나는 것은 마음으로만 사랑해서가 아니라 몸으로 하는 성관계를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정말 사랑한다면 아기를 갖게 된다는 말이 있었다. 아기를 낳고 기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때가 곧 닥치며, 낳을 수 있고 기를 수 있을 때 갖고, 낳고 길러야 한다고 이것이 인생이라는 학교에서 이루는 최고 과정이라고 말했다. 수긍이 되는 사람도, 그렇지 않다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도 두 아이의 엄마이다 보니 동감이 된다.

 

  자녀편에선 고민상담과 같은 성격의 글들이 눈에 띄었다. ‘증오와 폭력도 배우는 것입니다’, ‘자식들에게 속아주면서 사는 것입니다와 같은 것 말이다. 나도 부모님께 꽤 거짓말을 많이 했지만 고마운 것은 내가 헛말을 해도, 불려서 말해도, 불리한 것은 좀 빼고 말해도 눈감아주고 덮어주시는 부모님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나도 부모가 되어보니 알 것 같다.

 

  각 주제 앞에 적절한 시를 배치해 마음을 더욱 감성 지게 만들었다. 이승하 시인의 <늙으신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란 시는 일흔 다섯 해 전에 불었던 된바람이 어머니의 첫 울음소리(태어났을 때)를 기억할 것이라고 시작한다. 저자는 말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가족의 원리 중 하나는 부모님이 어떠하든 나를 낳아주신 것, 그것 하나로 부모님이 되시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나를 낳으신 것만으로 다 하신 것이다, 나머지는 나의 운명이며 그렇게 운명을 지고 가는 사람은 갈수록 영혼이 커진다는 것. 간혹 아주 못된 부모도 있지만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왜 나를 낳았냐는 원망은 평생의 한과 상처가 되므로 해서는 안되는 말이다.

 

  책의 말미엔 가족선언문이 적혀있었다. 가족이 내 삶의 시작이자 완성임을 명심하자는 문장부터 가족은 삶과 사랑을 배우고 가르치는 신이 세운 학교임을 명심하자는 말까지. 내가 만난 우리 가족을 진정 사랑하고 아껴야 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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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대한민국 - 우리 모두가 별처럼 빛나는 나라
이광재 엮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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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대한민국

 

 더불어민주당 이광재(원주갑) 의원이 국민이 행복한 나라,세계의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도내에서 대권행보를 이어갔다는 기사를 접했다. 범여권에서 대선후보인 이광재 의원이 <세계의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대한민국>이란 저서를 통해 국민이 가장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정치혁명의 길을 묻고 있었다. 그는 정치의 평가기준을 달리해야 한다며 국민행복지표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대화의 시간으로 평화의 문을 열었다면 자신은 경제의 문을 열고 싶다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당시 꿈꿨던 남북한 FTA를 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책은 저자 본인과 김호기, 안병진, 김태유, 계호 스님에 이르기까지 여러 대담자들과의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유능한 정부>, <혁신성장과 신자본주의>, <집 걱정, 노후 걱정 없이 건강하게 사는 길>, <첫째, 둘째, 셋째도 교육 그리고 환경>, <자비를 베풀고 지혜를 발휘하는 삶>이라는 5가지 주제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30대인 난 내 집 마련과 아이의 육아(교육)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챕터3,4를 집중적으로 읽었다. <행복 플랫폼, 미래의 집과 도시>에서는 국토균형발전을 통한 지방 문제의 해법을 제시한 마강래 교수와 한국사회의 많은 병폐가 집적된 부동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금까지 사회적 부동산조성 일을 해온 양동수 대표, 저자와 대담을 이어갔다. 부동산값을 잡기 위한 3기 신도시 건설이랄지, GTX도 장기적으로 보면 수도권 집중 현상을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마강래 교수는 공급 확대보다 기본적으로 수도권의 과밀 압력을 낮출 균형발전정책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수요자 중심의 주거정책이 시행되어야 하는데, 일자리는 재편되면서 집값이 막 올라가니 젊은 층이 점점 밀려나는 현실을 지적하며 엄청난 사회적 손실이 발생한다고도 말했다. 챕터의 말미엔 이광재의 미래노트를 통해 미래 주택이 삶이 질이 높은 행복 플랫폼이 되기 위한 3가지 제안을 펼쳐놓았다. 희망적으로 실현 가능하다면 시도해볼 만한 내용들이었다.

 

 부동산, 일자리, 인구 감소, 양극화 같은 모든 난제와 직간접적으로 얽혀있는 대한민국의 교육 문제를 본다면 한국의 긴급한 첫 번째 과제가 교육개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을 통해 미네르바 스쿨을 알게 되었고 각국에선 제도와 규제를 벗어난 대학 혁신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는 사실도 접했다. 별도의 강의실과 캠퍼스가 없이 4년의 교육과정 동안 학생들은 7개국을 순회하며 자체 개발한 플랫폼 포럼을 통해 100%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이 대담에서 벤 넬슨 CEO 는 미네르바 스쿨의 액티브 러닝 포럼과 전이학습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학이 현실과 연계성을 유지하고 아날로그 시대에 했던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고 싶다면 지혜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방식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개혁을 추진하려면 학생과 학부모의 시각도 중요할 것 같다. 코로나 시대에 디지털로 인한 교육격차를 줄이려면 이 책에 언급된대로 국가가 보유한 정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플랫폼 디지털집현전이 저렴하게 집, 학교에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경제와 외교에 대한 문제의 답을 정치로 풀어쓴 이 책의 정치혁명이 실현된다면 희망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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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꽃말
김윤지 지음 / 이노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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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꽃말

 

  꼭 손잡고 싶은 책을 만난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장마철이 시작되는 여름이지만 꿉꿉한 날씨와는 달리 쓸쓸하고 처량한 찬바람이 부는 마음이 들 때 이 책을 만났다. 그래서 더욱 반갑다.

 

  저자 김윤지님의 친필사인을 보니 손글씨가 정겹게 느껴진다. 그녀의 여러 감정과 생각 같이 형태가 없는 것들을 형태로 남긴, 이 책이 친구의 편지처럼 소중하게 보인다. 나만의 찬란한 꽃말을 피우길 바란다는 바람대로 나에게서 나는 내음이 꽃과 같이 향기로웠음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처음에 책의 제목만 보고 꽃들의 꽃말들을 모아 적어놓은 책인가 싶었다. 이를테면 나팔꽃은 기쁜 소식’, 라일락은 아름다움’, 수선화는 외로움과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 그런 일차원적인 내용의 책이 아니었다. 독자를 꽃과 같이 여겨 사람마다 느껴지는 것들, 각자의 사연대로 피우는 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곤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꽃을 피우기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과정들이 고되지만, 제풀에 꺾여 사라지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이 말을 들으니 얼마 전 실종되었다 주검이 되어 돌아온 고3 수험생의 뉴스 기사가 떠오른다. 아직 그의 서사가 20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너무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자살이라면 그 어린 나이에 얼마나 감당하기 힘든 무게가 있었으면 그런 선택을 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도 어른이 되어보니 당연해 보이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나이가 된 것 같다. 마치 마냥 울 수 없어 숨죽여 울게 되는 나이랄까. 이 책의 문구가 이렇게 와 닿을 수가 없다.

 

  책은 에세이집으로서 짤막한 글들과 함께 일상의 풍경을 찍어 함께 보여주었다. <사랑은 공기>, <각자의 꽃말>, <시간이라는 바다에서 헤엄치는 법>, <저마다의 삶>이라는 주제로 우리네 삶을 다루었다. 번외로 <꽃말 우편함>을 통해 직접 손글씨로 내 마음을 적는 빈칸이 마련되어 있었다. 난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이 너무 좋아 나에게 오늘 스스로 수고가 많았다고 말하고 싶어졌다.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의 가사 같이. 날 더 사랑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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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쉼표, 그림책 - 엄마의 자존감을 위한 그림책 읽기
김서리 지음 / 가나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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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쉼표, 그림책

 

  딱 이글루만큼의 공간이, 나도 필요했다. 아이들만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더라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누워있을 수 있는 그 공간. 동화 <곰씨의 의자>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mp3플레이어와 티포트, 찻잔이 놓여있다. 독서하기 딱 좋은 분위기다. 육아를 하면서 내 공간은 없어지고 아이의 장난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공간뿐만 아니라 나만의 시간도 없어졌다. 곰씨가 햇살을 느끼는 평온한 그 일상이 부럽기만 하다. 저자 김서리님도 엄마로서 아이의 커다란 이글루를 만들어주면서 자신도 모르게 갖고 싶네. 이글루라는 말이 새어 나왔다고 했다.

 

  아이가 커가면서 하는 엄마라는 말이 너무 듣기 좋지만 한 편으론 내가 엄마가 될 자격이 있었는지 자조하게 되기도 한다. 동화 <엄마와 복숭아>에선 설렌 마음으로 아기를 만나게 될 오래된 숲을 향해 걸어가는 엄마가 나온다. 그 길은 향긋한 복숭아만큼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가는 길에 만난 배고픈 호랑이와 곰, 거미도 모두 뱃속에 작은 아기를 품고 있었고 하나같이 엄마에게 너를 잡아먹어야겠어!” 라고 외쳤다. 육아를 하면서 맞닥뜨리는 엄마의 위기를 비유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엄마여서 행복하다.

 

  책은 저자가 그림책을 통해 위로받고 치유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림책은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미처 몰랐던 그림책들도 이 책에 소개되어 찾아 읽고 싶어졌다. 나처럼 육아에 지친 엄마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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