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쉼표, 그림책 - 엄마의 자존감을 위한 그림책 읽기
김서리 지음 / 가나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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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쉼표, 그림책

 

  딱 이글루만큼의 공간이, 나도 필요했다. 아이들만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더라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누워있을 수 있는 그 공간. 동화 <곰씨의 의자>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mp3플레이어와 티포트, 찻잔이 놓여있다. 독서하기 딱 좋은 분위기다. 육아를 하면서 내 공간은 없어지고 아이의 장난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공간뿐만 아니라 나만의 시간도 없어졌다. 곰씨가 햇살을 느끼는 평온한 그 일상이 부럽기만 하다. 저자 김서리님도 엄마로서 아이의 커다란 이글루를 만들어주면서 자신도 모르게 갖고 싶네. 이글루라는 말이 새어 나왔다고 했다.

 

  아이가 커가면서 하는 엄마라는 말이 너무 듣기 좋지만 한 편으론 내가 엄마가 될 자격이 있었는지 자조하게 되기도 한다. 동화 <엄마와 복숭아>에선 설렌 마음으로 아기를 만나게 될 오래된 숲을 향해 걸어가는 엄마가 나온다. 그 길은 향긋한 복숭아만큼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가는 길에 만난 배고픈 호랑이와 곰, 거미도 모두 뱃속에 작은 아기를 품고 있었고 하나같이 엄마에게 너를 잡아먹어야겠어!” 라고 외쳤다. 육아를 하면서 맞닥뜨리는 엄마의 위기를 비유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엄마여서 행복하다.

 

  책은 저자가 그림책을 통해 위로받고 치유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림책은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미처 몰랐던 그림책들도 이 책에 소개되어 찾아 읽고 싶어졌다. 나처럼 육아에 지친 엄마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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