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선물입니다
장길섭 지음 / 창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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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선물입니다

 

  수많은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맥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가족일 것이다. 내가 사는 생각과 행동은 이미 가족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오늘 읽은 책 <가족은 선물입니다>이 나를 아는 척도가 가족임을 알려주었다.

 

  아이를 낳고 길러보니 아이의 모습 속에 내가 보인다. 어쩜 저렇게 걸음까지 닮았는지. 저자는 이야기한다. 자식은 부모의 부활이라고. 돌아가셔서 볼 수 없는 부모님의 걸음을 아들이 보여준다고, 그래서 자식은 거울이라 하나보다.

 

  가족은 공동운명체라는 말도 새삼 공감되었다. 가족 중 하나가 어떻게 되느냐가 바로 자신의 삶이 된다. 한 아이가 태어나 아빠가 되고, 엄마가 된다. 삼촌이 되고, 고모가 된다. 형이 되고, 누나가 되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된다. 이렇게 가족은 여러 면에서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엊그제 본 tv프로그램에서는 10여 년 전 실종된 자녀를 찾는 부모의 모습이 그려졌다. 해외에서 실종되었고 백골로 돌아온 자녀의 시신을 본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너무 안타까웠다. 자녀를 찾기 전 아버지는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죄책감에 자살을 했다. 가족의 불행도 서로 주고받으며 살 수밖에 없는 공동운명체.

 

  책은 부부, 자녀, 결혼, 부모라는 크게 4가지 구성으로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특히 부부편에서 사랑보다 더 큰 것이 성입니다라는 제목이 눈에 띄어 읽어보았는데, 사람이 태어나는 것은 마음으로만 사랑해서가 아니라 몸으로 하는 성관계를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정말 사랑한다면 아기를 갖게 된다는 말이 있었다. 아기를 낳고 기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때가 곧 닥치며, 낳을 수 있고 기를 수 있을 때 갖고, 낳고 길러야 한다고 이것이 인생이라는 학교에서 이루는 최고 과정이라고 말했다. 수긍이 되는 사람도, 그렇지 않다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도 두 아이의 엄마이다 보니 동감이 된다.

 

  자녀편에선 고민상담과 같은 성격의 글들이 눈에 띄었다. ‘증오와 폭력도 배우는 것입니다’, ‘자식들에게 속아주면서 사는 것입니다와 같은 것 말이다. 나도 부모님께 꽤 거짓말을 많이 했지만 고마운 것은 내가 헛말을 해도, 불려서 말해도, 불리한 것은 좀 빼고 말해도 눈감아주고 덮어주시는 부모님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나도 부모가 되어보니 알 것 같다.

 

  각 주제 앞에 적절한 시를 배치해 마음을 더욱 감성 지게 만들었다. 이승하 시인의 <늙으신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란 시는 일흔 다섯 해 전에 불었던 된바람이 어머니의 첫 울음소리(태어났을 때)를 기억할 것이라고 시작한다. 저자는 말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가족의 원리 중 하나는 부모님이 어떠하든 나를 낳아주신 것, 그것 하나로 부모님이 되시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나를 낳으신 것만으로 다 하신 것이다, 나머지는 나의 운명이며 그렇게 운명을 지고 가는 사람은 갈수록 영혼이 커진다는 것. 간혹 아주 못된 부모도 있지만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왜 나를 낳았냐는 원망은 평생의 한과 상처가 되므로 해서는 안되는 말이다.

 

  책의 말미엔 가족선언문이 적혀있었다. 가족이 내 삶의 시작이자 완성임을 명심하자는 문장부터 가족은 삶과 사랑을 배우고 가르치는 신이 세운 학교임을 명심하자는 말까지. 내가 만난 우리 가족을 진정 사랑하고 아껴야 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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