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공부 - 우리가 평생 풀지 못한 마음의 숙제 EBS CLASS ⓔ
최광현 지음 / EBS BOOKS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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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공부

 

  요즘 브라운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상담프로그램의 대부분은 가족관계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마치 애증의 딜레마에 빠진 듯 너무나 소중하지만 가장 상처를 주는 사이. 어느 가족이든 문제가 없는 가족은 없다. 단지 상대적일 뿐이다. 가장 안전한 공간이자 안식처인 가족이 어떤 면에선 가장 깊은 상처와 아픔을 줄 수 있다. 책은 <가족공부>라는 제목을 통해 부모와 자녀, 부부, 세대 갈등을 깊이 있게 다뤘다.

 

  핵심은 가장 친밀한 인 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극복하는 출발점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었다. 모든 상처의 회복은 나를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자신에게 상처 주었던 가족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바로 상처받은 자신을 존중하고 용서하는 것. 자신을 더 이상 수치스러워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화해의 시작이었다.

 

  나는 아들만 둘이라 <엄마와 아들_애착과 독립, 중독과 착한 아이 콤플렉스 사이>를 먼저 발췌해 읽었다. 모자 공생관계는 엄마와 아들 사이의 전형적 역기능 중 하나인데 이 둘은 경계가 없어 엄마의 감정이 곧 아들의 감정이고 엄마의 생각이 아들의 생각으로 하나의 덩어리가 됨을 뜻했다. 정말 고통스러운 관계다. 20대 중반의 형제를 상담한 저자는 엄마가 형제를 엄마 본인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의존적인 존재로 키웠음을 발견했다. 성인이 되어 형제가 엄마로부터 벗어나려 할 때 그들은 엄청난 비난을 들었고 엄마의 생각과 감정을 강요당했다. 이 사례를 보고 독립과 애착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 자아분화가 잘 이루어져야 했다. 엄마는 아들을 관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고 가족 안에서 둘의 관계가 어떤 모습인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엄마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도록. 갓난 아이도 엄마의 생각과 느낌을 매우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고 심리학은 말한다. 본능적으로. 이때 아이들은 커가면서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질 수도 있어서 3~40대 성인 아들과 엄마가 상담을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부모나 타인의 요구와 기대에 얽매여 살아온 경우가 그것이다. 타인을 향한 시선과 마음을 거두고 나를 사랑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부소통_존중하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가장 가까운 벽> 에선 남편의 불륜 때문에 찾아온 70대 부부의 상담 사례를 들려주었다. 저자는 이 부부갈등의 근본적인 문제가 존중에서 비롯됨을 깨닫고 부부사이의 대화에 대해 조언한다. 소통에는 관계의 원리가 작동하고 영원히 인내할 수 있는 일방적 관계 또한 없다. 부부는 서로 일정한 영향력과 힘을 존중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의 기술이다. 반드시 피해야 할 네가지 소통 방식도 언급해놓았다. 일상에서 서로 존중하며 소통함을 통해 그 한 사람이 맺고 있는 모든 관계의 표정이 결정된다니 당장 내 표정부터 살펴보아야겠다.

 

  의도치 않았지만 상처를 주고받는 가족을 위해 공부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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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인문학 - 경계 없는 서재에서 찾는 의사의 길
안태환 지음 / 생각의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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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인문학

 

  책을 읽는다는 건 사람을 읽는 것과 같다. 작가라는 직업 외에 여러 직업군에서 만든 책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져 무척 흥미롭다. 팬데믹 시대에 의사의 언어로 우리에게 하고픈 말들을 전한 저자의 이야기 <의사의 인문학>을 만나보자.

 

  일의 특성상 늘상 있는 조각난 연휴를 보내는 방법 중 하나는 독서다. 휴식의 시간에 내맡겨진 독서는 인간에게 가장 자연 친화적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다른 집단에 비해 자살률이 2.5배 높다는 의사는 번민의 직업군이 아닐 수 없다. 스트레스가 많을 법하다. 그럴 때 자존감을 지탱해주는 소일거리, 마음의 평안을 위한 행위는 삶의 지혜를 터득하게 해주는 책 읽기다. 꼭 의사뿐만 아니라 타인을 돕는 직업군은 대부분 소진 직전에 다다르며 선한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들 모두 저자의 방법대로 책을 통해 위로를 받기를.

 

  저자는 코로나19로 모두가 고달프고 눈물겨운 전염병의 보릿고개를 건너가고 있는 지금을 피력했다. 인체만 망가뜨린 전염병이 아니었다. 타자에 대한 혐오적 경계, 공동체의 침몰, 환경포비아를 양산했지만 한편으로는 생산과 소비의 위축으로 환경이 개선되었고 개인 위생을 통해 감기 환자도 많이 줄었다. 역설이다. 그럼으로써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자각하고 성찰하게 되었다. 우리 모두.

 

  저자는 의사로서의 시간이 깊어 갈수록 조금씩 매일 가까이 환자들을 위해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여정이 힘들더라도 선한 의도를 가지고 타인을 치유하는 영향력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이라 믿는다고. 나도 그 어떤 일을 하든지 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잘 되는 것.

 

  빛바랜 늙음보다 나이 듦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고령화 사회를 기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누구나 예외 없이 나이를 먹지만 조금만 눈여겨보면 모두 각자 다른 방식으로 나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회 속에서 점점 혼자가 되어가는 시간이 많아짐을 뜻하므로 삶의 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 평소 책 한 권 읽지 않는 빈약한 지적 운동량은 비난받아야 하며 건강관리만큼 마음 관리도 중요함을 언급했다. 죽음에 대한 성찰, 일상 속에서 건강하게 지키는 나만의 루틴 찾기, 경험을 통한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는 마음관리법 등 완숙하게 익어가는 나이를 대할 줄 알아야 한다.

 

  제목처럼 의사의 인문학적 시선을 에세이로 풀어쓴 글이어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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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가 노화의 갈림길 - 젊음을 지속하는 사람, 단번에 늙어버리는 사람의 차이
와다 히데키 지음, 정승욱 외 옮김 / 지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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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가 노화의 갈림길

 

  100세 시대라 하지만 건강 수명이 평균 수명의 연장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30년 이상의 임상 경험과 고령자 의료에 종사해 온 시간 동안 필자가 발견한 것은 여러 가지 일을 계속하고 있는 사람은 오랫동안 젊음을 유지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런 점에서 70대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남은 삶이 크게 바뀐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제목과 같이 최후의 활동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노화를 늦출 수도, 단번에 늙어버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필자가 늙어가는 것에 저항하거나 싸우는 것을 추천하는 건 아니다. 안티에이징 의료가 일상화되었지만 그것도 80대가 넘어서면 대부분 다 늙어간다. 늙음을 완전히 멈추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피할 수 없는 늙음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젊은 시절의 맑은 머리를 유지하고 싶다면 70대는 늙음과 싸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뜻이다.

 

  일단 70대의 생활방식이 중요하다. 단번에 늙는 사람은 전형적으로 은퇴한 직후부터 신체활동을 그만두는 경우라 뇌 활동도 저하되고 치매 위험도 높아진다. 특히 전두엽의 노화로 의욕이 저하되며 기운마저 없어진다. 그렇기에 퇴직 후 무엇을 할지 미리 준비해두어야 한다. 즉 사회와 관계를 맺음을 통해 언제까지나 현역을 의식하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은퇴하면 안 된다는 중요한 교훈이다.

 

  나이들수록 복용하는 약도 많아지는데, 의사가 말하는 정상치에 구애받지 말고 일상적 활동량을 떨어뜨리지 않는 정도의 복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미래를 걱정하고 오래 살 수 있다는 확증이 없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보다, 지금 생활의 쾌적함을 추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필자는 말한다. 특히 약물들의 부작용을 느끼고 있다면 더욱.

 

  가족을 돌보고 급여까지 받을 수 있는 제도 때문에 요양보호사자격을 취득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간병은 자신이 상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만족감은 얻을 수 있을지 모르나 자신의 만년을 망쳐버릴 가능성이 높다. 간병받는 입장도 자신을 돌보는 가족의 불행을 바라진 않을 것이다. 간병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들어지면 재택 간호를 하면서 폭언, 학대를 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70대는 체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이것을 삶의 보람으로 삼는 것은 간병인의 심신을 망가뜨릴 위험성이 있다! 간병을 낙으로 여기지 말 일이다.

 

  70대의 가족을 둔 분이나 당사자분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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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지키는 곰 재잘재잘 세계 그림책
조시엔카 지음, 서남희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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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지키는 곰

 

  어느 날 늦은 저녁 아이와 함께 집에 들어가다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달이 떠 있었다. “엄마, 저기 달이 엄마 눈썹같다!” 그건 초승달이었는데 눈썹달이라고도 불렀다. 아이가 그건 몰랐을 텐데 눈썹모양을 연상하니까 기특했다. “엄마, 저기 토끼살아?” 아이의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오늘 먼저 읽은 서평책 <달을 지키는 곰>을 들려주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참 좋아할 것 같았다.

 

  달을 소재로 한 동화, 그림책은 많이 있었지만 달님지키기라는 임무를 수행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신선했다. 하얀 곰 에밀은 친구들의 부탁에 따라 달지킴이 일을 시작했다. 필요한 물건을 꼼꼼히 챙기기도 한다. 이를테면 달을 닦을 때 쓸 물을 담은 병이라든지 먼지를 털어줄 깃털 같은 것이다. 아흔 세 개의 사다리 계단을 오른 뒤 제일 높은 가지 위에서 달님에게 인사를 건네고 이내 가슴이 벅차오른 에밀. 가까이서 본 장엄한 둥근달은 보름달이었다. 몇 날 며칠을 열심히 달을 지키고 있는데 달이 조금씩 작아지는 것을 느끼고 에밀은 고민한다. 이런 문제(?)가 생길 줄 몰랐던 에밀은 달님, 배고프세요?” 혹은 아니면 슬퍼서 그러세요?” 라고 물으며 걱정한다. 마침내 얇은 실만큼 가늘어진 달을 보며 커다란 초록새에게 하소연하는 에밀. 달님이 사라질까 두려웠던 것이다. 새는 에밀 주변을 쏜살같이 휙 돈 뒤 떠났다가 돌아오는 것들도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영영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니야.” 라고 이야기한다. 새의 말을 되새기다 잠이 들었던 에밀은 깨어났을 때 다시 빙그레 웃고 있는 달을 발견하곤 이렇게 이야기한다. “돌아오셨군요.”

 

  달이라는 소재로 존재와 부재에 대한 철학, 자연의 순환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 달이 뜨는 모양에 따라 신비롭게 변하는 달을 예쁘게 그려낸 그림책이다. 에밀과 같이 나에게도 꼭 돌아오는 사람과 물건, 추억이 있었으면 좋겠다.

 

https://cafe.naver.com/bookchild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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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과 실성의 생활
정세진 지음 / 개미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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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과 실성의 생활

 

  책을 읽고 저자의 위트있는 말투에 만나서 신나게 수다를 떤 기분이 들었다. 덩달아 스트레스마저 풀리는 기분. 결혼을 하고 임신과 출산, 육아 3단콤보를 맞닥뜨리니 저자의 말대로 한층 짙은 농도의 감정 속에 사는 것 같다. 구질구질해서 차마 말하지 못할 날들(마치 어제같은)부터 아주 확고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날들까지. 워킹맘이라는 공통점 아래 인생의 단맛과 쓴맛이 농축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입장에서 제목처럼 성실과 실성의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저자의 경험담이 녹아있는 실제생활을 엿볼 수 있어 막연한 위로대신 아주 공감했으며 재미까지 있었다. 난 지금 시댁과 합가중이라 나만의 공간이 없는 상태인데 <1인분의 공간이 필요해>라는 글을 읽고는 눈물이 날 뻔했다. 저자는 출퇴근시간에 자차를 몰며 차 안에서 자유를 느꼈다. 난 뚜벅이라 어느날 출근길엔 쌩쌩거리는 차들로 시끄러운 육교 위를 건너며 펑펑 울었더랬다. 집에서, 회사에서 나라는 사람을 하루에도 몇 번씩 여러 모드로 운영하는 것만큼 힘든게 있을까?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절실할 땐 아이들이 모두 자고 혼자 화장실에 앉아 멍때리고 있을 때도 많았다. 그마저도 아이가 내가 없다는 걸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울기 전까지만 가능하다는 현실.

 

  시부모님의 대리양육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갑자기 건강에 이상이라도 생기기 시작하신다면 멘붕이 올 것 같다. 저자의 아버님 또한 대장암 2기 판정을 받으시고 6년간 대리양육을 해주시던 친정엄마께서 아빠의 간병인으로 포지션을 바꾼 뒤 저자는 원망과 죄책감이 뒤범벅된 감정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우리 아버님도 요새 몸이 많이 안좋아지셔서 얼른 홍삼을 사드렸는데 시부모님이 갈수록 아프신 곳이 많아지시니 마음이 괴롭고 힘들다. 육아의 도움을 받는 건 이렇게 복잡 미묘하다. 언제까지 부모님의 단물을 쪽쪽 빨아먹어야할까.

 

  얼마전 다자녀 기준이 2인으로 바뀌었다고 들었다. <4인 가족 판타지>를 보니 일면식도 없는 사람부터 가까운 가족에 이르기까지 조언의 형태를 띤 강요와 힐난을 숨긴 질문들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이를 낳지 않거나 하나만 낳은 경우에. 그들의 질문은 4인 가족이 완성될 때까지 이어지는데 남의 가족계획에 왜 이렇게 오지랖이 넓은지 모르겠다. 나야 이미 둘을 출산했으니 잔소리에서 제외되는 건가.

 

  저자의 워킹맘 이야기는 너무 재미있고 위로가 되며 공감백배여서 읽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에필로그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감정기복의 낙차를 에너지 삼아하루에도 열두 번씩 웃고 우는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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