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대마왕
오언 맥러플린 지음, 줄리아 크리스천스 그림, 한성희 옮김 / 하우어린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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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엉망대마왕




오늘 읽은 <엉망대마왕>은 단순한 정리 습관 그림책이 아니라 아이들이 왜 어지르는지, 그리고 작은 행동 하나가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유쾌하게 보여주는 그림책이었다. 주인공 벤은 세상에서 어지르는 걸 가장 잘해서 방 안의 물건들을 몽땅 안보이게 밀어 넣고 정리는 늘 나중으로 미루는 아이였다. 그런데 어느 날 진짜 엉망대마왕을 만나면서 이야기는 상상 이상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둘은 뉴욕을 냄새나는 분홍 양말로 뒤덮고, 프랑스의 바게트를 반으로 부수며 도쿄 다리를 망가뜨리고, 그랜드 캐니언을 콩으로 채우지를 않나, 펭귄들도 뒤집히고 도시들도 난리가 났다. 읽으면서 황당하고 유쾌한 장면들이 이어져 웃음이 터졌다.

 

하지만 벤은 세상이 난장판이 되면서 바다로 흘러 들어간 엄청난 쓰레기 때문에 고통받는 동물들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전 세계 지도자들조차 5조 개의 쓰레기를 바다에 버린다는 긴급회의의 결정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장면이 아이들에게 환경오염 문제를 매우 직관적으로 전달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먹다 남은 우유팩 때문에 날벌레가 생기고, 길가의 비닐봉지와 쓰레기들이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올 때 배수구를 막기도 하면서 이런 작은 쓰레기들이 모여 큰 문제를 만들 수 있으니까 말이다.

 

내가 무심코 한 행동도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주면서 재활용하기 같은 아주 사소한 행동이 변화의 시작이라는 점도 가르쳐주었다. 우리 아이도 과가 봉지, 젤리 껍질, 다 쓴 색종이까지 책상 아래 아무렇게나 던져두곤 했던 습관을 반성했다.

 

이 책은 아일랜드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오언 맬러플린의 작품으로 2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고 가디언 선정 올해의 책에 오를 만큼 작품성도 인정받았다고 한다. 그림과 상상이 정말 재미있어서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단숨에 읽게 되는 책이랄까.

 

정리정돈 때문에 매일 아이와 실랑이하는 부모님이라면 잔소리 대신 이 책을 함께 읽어 보시길. 웃기면서도 마지막에는 지구를 생각하게 만들어서 아이와 환경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는 아주 좋은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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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캐치! 티니핑 세계여행 국기 놀이북
학산키즈 편집부 지음 / 학산키즈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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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프린세스 캐치 티니핑 세계여행 국기 놀이북

 


 


요즘 우리아이 둘이 주니토니의 세계수도송을 떼창 수준으로 불러서 나까지 모르던 세계의 수도들을 알게 되었다. “움바움바 움바리 움바 세계 수도쏭~한국 서울, 중국 베이징, 싱가포르 싱가포르(나라랑 수도랑 같다)”아시아만 나오는게 아니라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전세계가 나온다. 지구본까지 들어가며 각 나라의 위치와 이름을 알아가는 것에 재미를 느끼던 중 <프린세스 캐치!티니핑 세계여행 국기 놀이북>를 건네주었더니 환호성을 질렀다!

 



처음에는 단순한 스티커북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펼쳐보니 생각보다 구성이 알찼다. 색칠과 스티커 붙이기 등 다양한 놀이페이지를 통해 익숙한 레전드 티니핑들과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다섯 개의 대륙과 각 나라의 특징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나와있어 재미있었다. 이를테면 멕시코는 기타와 선인장, 타코와 수염 등 그 나라의 양식과 문화를 티니핑에게 옷 입히기 형식으로 스티커를 통해 배울 수 있었고, 오스트레일리아는 아이들의 사촌이 사는 곳이기도 해서 스티커로 나와있는 오페라하우스에 꼭 가보자고 다짐했다.

 



또 익숙한 나라 국기를 발견했을 때, 예전에 부루마불 세계여행 놀이를 했던 기억 때문인지 미국 국기나 중국 국기를 보면서 이거 알아!” 하고 엄청 반가워했다. 국기마다 왜 색깔이 다른지, 별은 왜 있는지 궁금해하기도 했다. 그냥 그림이라고 생각했던 국기에 나라의 의미와 상징이 담겨 있다는 걸 아이 눈높이로 알려줄 수 있어서 좋았다.

 




국기뿐만 아니라 대륙별로 색을 달리 칠하며 아시아가 큰지, 유럽의 위치는 어딘지 등 세계지도의 대략적인 모습도 익힐 수 있었다. 좋아하는 티니핑이라는 캐릭터와 함께 세계 여러 나라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어서 엄마 입장에서도 만족스러운 놀이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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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 로켓
기노시타 유키 지음, uwabami 그림, 장하린 옮김 / 이아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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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 로켓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칫솔 로켓>은 매일 반복되는 양치 시간을 아이의 상상 놀이로 바꿔주는 매력적인 그림책이었다. 특히 미취학 아이를 둔 부모라면 이 책의 힘을 금방 체감하게 될 것 같다. 아이들은 치약 맛이 맵기도 하고 입을 벌리는 것 자체를 싫어하거나 칫솔을 입에 넣는 감각을 불편해해서 양치를 싫어하는데, 이 책은 그런 현실을 너무 잘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책 속에서 칫솔이 단순한 생활 도구가 아니라 입속 탐험을 떠나는 칫솔 로켓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또한 충치는 무섭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세균 외계인으로 등장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세균 외계인들은 아이의 입속 어딘가에 비밀기지를 만들고 숨어 있었다. 달콤한 간식을 먹고 양치를 하지 않으면 점점 세력을 넓히고 치아 사이사이에 끈적한 흔적을 남긴다. 그때 출동하는 것이 바로 칫솔 로켓이다. 로켓은 푸슝! 하고 발사되어 함께 입속으로 날아가 세균 외계인의 기지를 하나씩 청소한다. 거품 엔진을 뿜어내고 칫솔 솔이 회전하며 구석구석 로켓 청소를 하는 모습이 무척 통쾌하게 다가왔다.

 

부모 입장에서는 이 설정이 정말 영리하게 느껴졌다. 아이에게 양치 안 하면 충치 생긴다고 겁을 주는 대신 세균 외계인을 물리치는 주인공이 되게 만들다니. 생활 습관 교육이 놀이와 연결될 때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림 역시 밝고 유쾌했다. 세균 외계인들은 무섭기보다 장난스럽고 익살맞게 표현되어 아이가 두려움 없이 몰입할 수 있었다. 양치를 어려운 훈련이 아니라 모험 놀이처럼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을 통해 매일 밤 반복되던 양치 전쟁을 웃음 섞인 우주 작전으로 바꿔주리라 기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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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왕국 가야로 가자 - 덩이쇠가 들려주는 가야의 비밀
김영숙 지음, 김민준 그림 / 풀빛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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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왕국 가야로 가자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철의 왕국 가야로 가자>는 몇 년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람했던 특별전 가야본성-칼과 현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 당시 전시장에서 가장 놀라웠던 건 가야가 생각보다 훨씬 강하고 세련된 나라였다는 것이었다. 철갑 옷과 투구, 말갖춤 같은 유물들은 삼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제철 기술을 보여주었고 가야가 단순한 변방 세력이 아니라 동아시아 철 문화의 중심지였음을 실감하게 했다. 기억에 남았던 유물은 국보 제275호인 말탄 무사 모양 뿔잔이었다. 말을 탄 무사의 모습만 봐도 가야의 중장기병 전술과 철제 무기의 위용이 느껴졌다. 가야가 왜 철의 왕국이라 불렸는지 단번에 이해된다. 오늘 읽은 책 <철의 왕국 가야로 가자>도 바로 이런 가야의 매력을 어린이들도 쉽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었다.

 

딱딱한 역사 설명 대신 유물들이 직접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덩이쇠, 모루, 야광조개국자 같은 가야 유물들이 캐릭터처럼 등장해 자신들의 역할과 당시 사람들의 삶을 설명하고 있다. 덕분에 아이들은 가야 사람들이 어떻게 철을 만들고 사용했는지, 어떤 교역을 했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설명투 문장이 아니라 유물들이 수다를 떠는 듯한 구성이라 역사책이라기보다 모험 이야기를 읽는 기분도 들었다.

 

읽으면서 특히 뿌듯했던 부분은 가야 토기 이야기였다. 가야의 토기와 철기는 왜로 활발히 건너갔는데, 당시 왜에서는 그렇게 단단하고 정교한 토기를 만들 기술이 부족했다고 한다. 바다를 건너 다른 나라가 탐낼 만큼 뛰어난 물건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책 속에 등장하는 가야 토기들은 형태도 정말 다양했다. 새와 오리 같은 동물 모양 토기, 말 모양 토기, 집이나 수레바퀴를 본뜬 토기까지 등장했는데 실용성만이 아니라 자유로운 상상력과 개성이 느껴진다. 여러 나라와 교류하면서도 각 지역의 문화를 존중했던 가야의 분위기가 이런 유물에도 스며 있는 듯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가야가 기록이 적어서 잘 모르는 나라란 인식을 바꿔주었다. 남아 있는 문헌은 많지 않지만 철기와 토기, 장신구와 생활유물은 오히려 아주 생생하게 당시 사람들의 삶을 증언하고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역사 입문서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가야 문화의 수준과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가야가 더 이상 교과서 속 짧은 한 줄의 나라가 아닌, 철과 바다를 통해 세계와 연결되었던 역동적인 나라이자 창의성이 살아 있던 문화 공동체였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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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탱볼의 위대한 여정
헨리킴 지음, 김윤지 그림 / 수박주사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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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탱볼의 위대한 여정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표지를 보고 단순히 바다를 여행하는 탱탱볼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펼쳤다가 마지막 장을 덮으며 오래 마음에 남았다. 헨리라는 아이가 바닷가에서 잃어버린 탱탱볼이 등장하는 아주 작은 사건에서 출발했지만 이야기는 어느새 인간의 삶과 시간, 그리움과 귀환에 대한 깊은 우화처럼 들렸다.

 

처음 시선을 붙잡는 건 일러스트였다. 수채화의 번짐 위에 오일파스텔 특유의 질감이 더해져 있었는데 어린아이가 꿈속에서 본 풍경을 그대로 그려낸 듯 자유롭고 순수했다. 거칠고 투박한 선도 따뜻하게 느껴졌고 일러스트작가가 살고 있다는 아일랜드의 풍경이 그림책 속 바다의 신비와 잘 어우러졌다. 파도와 하늘, 별빛과 심해의 색감이 몽환적이라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평범한 탱탱볼이다. 처음엔 헨리와 헤어진 슬픔보다 바다 위를 떠다니며 자유를 만끽하고 신이 났다. 하지만 긴 여행 속에서 신비롭고 다양한 존재들을 만나며 세상을 배워간다. 아틀란티스를 지나고, 검은 물고기 떼에게 공격당해 가라앉기도 하고 심해 생물들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났다. 그 과정이 꼭 사람의 삶과 닮아 있었다. 누군가는 상처를 주고, 또 누군가는 예상치 못한 순간 손을 내민다. 새끼를 낳기 위해 해변을 찾아가는 가위거북, 오카리나벨루가, 초롱아귀와 대머리문어, 그리고 트럼펫피쉬까지 등장하는 바다 생물들은 낯설고 기묘하지만 이상하게 다정했다. 그 상상력 덕분에 책은 끝없이 확장되는 꿈처럼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면은 트럼펫피쉬가 탱탱볼의 배꼽에 바람을 넣어 다시 둥글게 살려내는 부분이었는데, 아이들은 재미있게 읽겠지만 나는 그 장면이 꼭 상처 입은 마음을 누군가 다시 회복시켜주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또 켄크라가 희미해진 헨리라는 이름 위에 보석을 붙여주는 장면도 좋았다. 기억은 흐려질 수 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위로 같았기 때문이다.

 

탱탱볼이 결국 버틸 수 있었던 힘은 헨리와의 기억이었다. 모험은 신났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늘 돌아가고 싶은 곳과 만나고 싶은 존재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오랜 세월 끝에 다시 해변으로 돌아온 탱탱볼과 노인이 된 헨리가 마주하는 순간은 참 뭉클했다. 긴 시간 동안 서로를 잊지 않았기에 가능한 만남이었다. 아마 둘 다 믿기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마침내 만나서 안도감도 느꼈을 것 같다. 어린 시절 잃어버린 물건 하나가 시간의 끝에서 다시 돌아온다는 설정은 비현실적이지만 그래서 더 진실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모두 살아가며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또 언젠가 다른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는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이 책은 환상적인 바다 모험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동시에 삶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이들에게는 신비로운 상상의 세계를, 어른들에게는 오래 잊고 있던 그리움과 기다림을 떠올리게 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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