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구조 교과서 - 내 몸에 생긴 질병을 해부학적으로 알고 싶을 때 찾아보는 인체 의학 도감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윤경희 옮김, 나라 노부오 감수 / 보누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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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구조 교과서


몇 달 전에 예기치 않은 수술을 했다. 바로 담석제거수술이었다. 내 몸에 돌이 생겼다는 엄청난(?)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내가 내 몸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오늘 읽은 책은 내 몸에 생긴 질병이 구조적으로 궁금할 때 찾아보는 인체 해부학 지식책이었다. 난 당장 목차를 살펴보고 소화기 계통의 쓸개를 발췌해 먼저 읽어보았다.


쓸개는 간에서 만든 쓸개즙이 일시적으로 머물고 농축되는 주머니다. 쓸개즙에는 소화 효소가 없지만 지방의 소화는 돕는다. 쓸개에 대한 설명은 이쯤에서 차치하고 질병 정보인 ‘쓸개돌증’ 이 더 눈에 띄었다. 담석증이라고 하는 쓸개돌증은 쓸개에 돌이 생긴 질병이다. 돌은 쓸개즙의 성분이 굳은 것인데 콜레스테롤결석, 빌리루빈이 굳은 흑색석과 빌리루빈칼슘결석 등의 종류가 있다고 한다. 40대이고 비만이며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에게 많다고 한다! 난 아직 40대도 아니고, 아이는 둘 출산했지만 비만까지는 아닌데... 뭔가 억울했다. 무증상도 적지 않다지만 난 명치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고 황달까지 나타나서 급하게 수술한 케이스다. 복강경으로 쓸개를 통째로 적출했는데 내 신체장기 하나가 빠져나가도 아무 이상이 없는게 신기했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쓸개라는 장기의 모양과 쓸모, 질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컬러풀한 일러스트와 사진, 표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글씨 설명이 많지 않아 좋았다. 역시 인체의학도감답게 시각적인 효과가 두드러지는 책이었다.


여성이기에 9장의 <생식기와 세포> 챕터에도 관심이 많았다. 특히 유방과 자궁, 난소에 대해 자세히 읽어보았다. 임신을 유지하기 위한 주머니인 자궁,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생식샘인 난소는 두 번의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나에게 중요한 장기였다. 얼마 전 건강검진을 했을 때 의무적으로 검사하는 자궁경부암검사에서도 이상소견이 나와서 걱정이 되던 찰나였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키우기 위한 생식기 계통은 남녀의 차이가 가장 큰 기관이기도 한데, 많은 림프관이 그물처럼 뻗어있는 여성의 유방은 ‘젖샘에서 생긴 암으로 여성에게 가장 많은 암인 유방암을 발병시킬 수 있는’ 장기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족인자, 출산과 수유의 경험이 없거나 흡연, 이른 초경, 늦은 폐경, 비만, 큰 키가 원인이라고 한다.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예방적 차원의 유방절제술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발병 부위에서 림프절 등으로 전이될 위험도 있으므로 암의 ‘절제’ 가 기본이라고 한다. 이제 40살이 되면 건강검진에서 유방초음파도 의무적으로 검사해야 되는데, 점점 건강에 대해 염려가 많아진다.


질환과 증상의 본질을 파악하는데 유익한 인체 질병 메커니즘을 해설해 준 이 책으로 그동안 간과했던 수 많은 질병의 정체를 올바로 알 수 있었다. 아는 것이 힘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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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왈츠 - 글쓰기로 내 인생의 문장을 발견하다
김민정 외 지음 / 담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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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왈츠

 

삶의 기록을 책으로 완성해보겠다는 의지가 부럽다. 나도 틈틈이 일기를 쓰거나 공모전에 낼 수필을 쓰곤 하지만 글쓰기라는 건 습관이 되지 않으면 휘발되고 마는 연기와도 같다고 느낀다. 기록하는 것은 아름답다. 그 행위를 네 명의 저자를 통해 배우고 그들의 서사를 읽으며 공감하고 위로받았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반에 이들은 모여 글쓰기를 시작했다. 어디에도 말할 수 없던 감정과 속마음을 스스로 자문자답하며 글로 녹여냈다. 나도 글쓰기가 치유의 힘이 있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끌어내며 정제된 글로 완성해나가는 과정은 혼자의 힘으로는 버거울 수 있다. 이 네 사람은 함께 모여 거의 일년 동안 쓰고, 고치고, 다듬는 과정을 지나왔다. 우리가 모르고 지나치는 무의식의 세계를 점검할 때 글쓰기만큼 유용한 도구가 없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삶을 복기하며 책을 만들었을 이들의 행보가 앞으로도 기대된다.

 

4세 아이를 키우며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저자, 50대 커리어우먼으로 살고 있는 저자,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저자, 딸과 아내, 엄마로 살아왔지만 이젠 로 살고 싶어 노력중인 저자 등 네 명의 작가는 하얀 백지를 채우며 인생을 이야기했다. <감정의 대물림을 끊어야 아이가 행복하다> 에서는 하이니즈 베이비라 불리는, 까다롭고 예민한 기질의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내면아이와 대면한 저자의 이야기는 눈물이 났다. 나도 분명 육아방식을 통해 내 상처가 드러나는 것 같아 마음이 저려왔는데, 아이를 공부하기에 앞서 나를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에 절로 수긍이 갔다. <말에 대한 단상들>에서 어느 봉사자의 습관적으로 굳어진 말 조선 노무 새끼는 안돼!’을 예로 들며 조선 사람까지 폄훼하려던 것은 아니었겠지만 욕을 포함한 모든 말은 저울에 달았을 때 말과 상황이 균형을 이뤄야한다는 의견에도 동조한다.

 

여자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아이를 통해 비로소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 또한 내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 같아 읽는 내내 위로가 되었다. 4명의 공저자분들이 글쓰기를 하면서 받았다는 힐링, 용기, 극복, 안정이라는 선물을 나도 받고 싶어졌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내 마음의 중심을 잡아 줄 글쓰기를 꾸준히 실천해보리라 다시금 다짐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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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6 - 터무니없는 거짓말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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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6

 

탐험가이자 천혜의 이야기꾼인 저자를 검색하다가 파이프를 물고 사는 요른 릴의 사진을 보았다. 현재 그는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이었고, 인터뷰는 그의 아들이 아버지의 침대 머리맡에서 도와주었다. 책의 제목처럼 허풍담이라는 새로운 단편소설 장르를 만들어낸 덴마크 작가 요른 릴은 북극식 시크한 코미디이자 16년 묵은 자전 소설을 그동안 책에 풀어냈다. 벌써 6번째 바람잘 날 없는 사냥꾼들의 시트콤이다. 마치 거짓말일 수 있는 실화라고 소개한 허풍담 시리즈는 자연의 혹독함과 사냥노동, 기지 생활의 묘사를 매우 치밀하게 표현하고 있다. 인터뷰에서 그는 북극을 경험한 후 계속 그곳에 머물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오로라(북극광)를 연구하고 얼음을 측량하며 어떤 환상적인 해에는 외로울 때마다 캐나다에서 온 한 남자와 모스 부호를 사용해 체스를 두기도 했다고!

 

책의 등장인물들은 저자와 같이 그린란드 원주민이 아닌, 문명을 등지고 떠나온 유럽 출신의 북극 사냥꾼들이다. 낙천적이지만 투박하고 거칠고 원색적이다. 스무 명 남짓한 이들의 엉뚱하고도 익살스러운 일상을 요른 릴은 매우 정확하고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바다이야기>에서 사랑에 빠진 올슨이 북위 70도 혹은 72도 부근에서 백작 부인에게 청혼을 하고, 안톤은 그 둘이 무사히 결혼에 이를 수 있도록 여덟 줄의 시를 써줬으며, 매스매슨은 결혼이 탈장이나 치질처럼 숨통을 조이는 지병이라며 어설프게 조롱하는 모습이 유쾌했다. 빙산에 대고 우라질 놈!” 이라 소리치는 올슨을 보고, “내 친구, 나도 당신과 결혼하고 싶어요. 나는 시를 읊는 당신보다 염병이나 빌어먹을이라고 소리치는 당신이 더 좋아요!” 라고 말하는 부인의 모습 또한 재밌었다. 작은 페데르센이 하는 말이라든지 매스 매슨의 대화가 흥미롭다. <기생충>에서는 백작의 왼쪽 눈으로 지렁이처럼 길고 가느다란 피조물이 기어나오고 있었는데, 그것을 지켜보던 이들이 생뚱맞게 싸우다가 다치게 된다. 닥터는 그날 무척 바빴는데 매스 매슨의 불타는 엉덩이와 치아 조각, 볼메르센의 째진 두피, 시워츠의 두 동강난 귀를 치료해주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고래회충인 이 기생충 때문에 일어난 소동은 닥터의 말로 일단락된다. “이런 건 의사 입문서에도 나와있지 않아.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고래회충이 이렇게나 많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

 

긴 추위와 고독을 견디기 위해 이들이 사용하는 대화법은 생존을 위한 위트라고도 할 수 있었다. 마음이 분주할 때 이들의 모습을 보며 여유를 되찾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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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고침이 필요한 말들
유달리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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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쓰고 있는 말들이 꽤 차별적 언어라는 걸 느꼈다. 읽기 전엔 특별히 이상하다거나 차별적이라고 느끼지 못했던 것이라 무지가 이렇게 무서운 거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더불어 악의 없는 무지와 범람하는 차별 단어들이 일상생활에서 더 이상 접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소녀 감성이라는 말은 예쁜 카페나 옷 스타일을 볼 때 흔히 쓰는 말이었는데 이 ‘-답다라는 말이 타인의 행동을 강제할 수 있다든지 외형을 바꾸거나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물학적인 여자와 남자라도 <젠더 무법자>에선 이렇게 말한다. ‘어쨌든 하이에나의 경우만 해도 젠더의 보편적인 열쇠는 호르몬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라고. 우리가 당연히 여겼던 다양한 기준에 물음표를 던져볼 때이다. 사람을 이해하는 기준은 매우 다양하다!

 

부모라는 단어도 정상의 가정이라는 범주를 만들어놓고 그 외의 삶의 방식을 선 밖으로 내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몇 년 전 통계에 따르면 약 152만 가구가 가 자녀를 함께 키우지 않는다고 하니 웬만한 광역시 규모의 시민수만 한 것이다. 저자는 말했다. 부모라는 말은 자기 덩치를 모르고 모두를 품으려다 생긴 문제라고 본다고. 누군가는 이 단어가 주는 상처가 날카로운 폭언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한 사람의 보호자를 규정하는 말은 부모 대신 성별과 인원의 규정이 없는 새로운 단어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이 밖에도 남자답지 않게 참 섬세하시네요.’, 라든지 이제 한국사람 다 되었네요.’ 라는 평범한(?) 문장에서 문제점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후자는 한국인이라는 표본이 존재하지도 않는데, 그 실체 없는 존재에 인종을 차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인종을 넘어서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한다면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차별이 줄어들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썼던 잘못된 말과 아무 생각 없이 썼던 신조어의 남발을 다시금 돌아보고 언어생활의 새로고침을 눌러보기로 했다. 이 책 읽어보기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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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 있는 멘탈 관리 - 집 나간 어처구니 찾아오는 신박한 멘탈 관리법
박준화 지음 / 쉼(도서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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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 있는 멘탈관리


멘탈 문제아 출신의 심리학자가 20년간 검증한 멘탈의 작동 원리와 관리 기법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멘탈은 쉽게 변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보고 싶은 쪽을 바라보는 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불평과 걱정, 상처로 얼룩진 기억이 있더라도 다른 채널을 바꿀 수 있는 리모컨은 내가 쥐고 있다. 선택은 내 자유니까. 멘붕이 자주 오거나 두부멘탈인 분들은 필독하시길!


이 책은 멘탈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관리하는 방법을 줄기차게 설명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IT기술에 비하면 멘탈 정보의 발전 속도는 거북이걸음이라는 것이 저자의 말씀. 하지만 신경과학만큼은 좀 다르다. 뜬구름같은 멘탈은 뇌에 대한 지식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 ‘뇌국’ 이라는 나라가 있다고 한다면 뇌국에서 살아가는 신경의 생김새는 마치 민들레같다.이들은 대부분 S라인의 허리를 갖고 있다. 사람은 날씬하게 빠진 S라인을 선망하지만 신경들은 다이어트를 해서 허리가 얇아질수록 정보 전달 속도가 느려진단다. <다이어트를 싫어하는 신경 세포>라는 챕터에서 멘탈을 강하게 하는 것이든 새로운 목표에 계속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면 신경회로의 S라인 허리는 점점 두꺼워지고 멘탈관리는 쉬워진다고 말했다. 그럴수록 내가 원하는 생각을 선택하고 누리기 수월해지기 때문. 문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바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우울과 무기력의 비상구> 에선 꼬리잡기를 즐기는 우울 회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내 생각을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관찰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알아채고 나면 우린 우울 회로의 시동을 방해하면 된다. 몸 상태를 바꾸어 꼬리잡기를 끊어버리는 것이다. 양팔을 허리에 대고 슈퍼맨처럼 가슴을 쭉 편다거나 이 자세로 2분만 호흡을 해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22%나 감소한다고 한다. ‘알아채고, 몸 상태를 바꾸는 것’ 이 2단계만 알아둔다면 우리의 멘탈은 우울로부터 탈출하기 쉽다.


저자가 겪은 일들을 스토리 형식으로 풀어내어 이해하기가 쉬웠고 멘탈을 뇌과학적으로 풀어내어 신빙성이 더해졌다. 이젠 멘탈 관리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것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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