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안 무서워! -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 이야기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2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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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안 무서워

 


어린이집에 등원한 지 일주일이 되어가는 첫째는 요즘 낮잠시간이 무섭다고 가기 싫어한다. 집에서는 낮잠을 안자고 생활해서 그런지 어린이집에서의 단체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낮에 다같이 불을 끄고 억지로 누워 오지 않는 잠을 청하는 것이 무섭고 두려운 모양이다. 엊그제는 낮잠을 자다가 이불에 실수까지 해버려서 그 시간을 더욱 무서워한다.


 


오늘 읽은 책 <하나도 안 무서워>는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가 아침에 일어나서 밤이 되어 잠들기까지의 하루를 지내는 모습을 담았다. 큰 고슴도치가 보이지 않자 작은 고슴도치는 용기를 끌어모아 집 밖으로 나간다. “난 하나도 안 무서워!” 라고 외치며. 하지만 지붕 위에도, 덤불 밑에도, 아무데도 큰 고슴도치는 없다. 으스스한 기분에 무서움을 느꼈지만 지하실에 있을까 찾으러 계단을 조심히 내려간다. 일러스트엔 작은 고슴도치 뒤로 개미와 무당벌레, 다람쥐가 따라가는 모습이 앙증맞고 귀여웠다.

 



그 곳에서 큰 고슴도치를 찾은 작은 고슴도치의 얼굴은 밝아진다. 애써 무서움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작은 고스도치의 모습에 큰 고슴도치는 다그치거나 자신도 무서웠음을 먼저 이야기하며 공감해준다.

 



여우를 따돌릴 때나 요란한 소리와 불빛이 나는 자동차를 피해 덤불 속으로 도망친 둘은 두려움이나 무서움이라는 감정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님을 깨닫는다.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감정은 안전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오랜 친구 검은 고양이를 만나 하루 종일 겪은 모험 이야기를 해준 작은 고슴도치는 무서웠겠다는 고양이의 말에 으스대며 무서운 게 뭔데?” 라며 뻐기지만 집에 돌아와 큰 고슴도치에게 나 오늘, 사실은 아주 조금 무서웠어.” 라고 고백한다. 그를 꼭 끌어안으며 나도 알아, 작은 고슴도치야, 그게 좋은 거야.” 라고 따듯하게 대답하는 큰 고슴도치가 마치 엄마의 품 같다.

 

잠들기 두려워하는 우리 아이에게 오늘 밤 읽어주면 좋을 동화같다. 낮에 경직된 긴장감을 풀어줄 편안한 동화.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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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려면 나를 단단하게 - 야무지게 성장하는 여자의 자기단련법
서해리 지음 / 리더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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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려면 나를 단단하게

 

힘든 인생길에 스쳐 가는 작은 손길이 되길 바란다며 가깝게 손에 잡히는 지침서로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은 저자의 염원을 담은 책이다. <당당하려면 나를 단단하게> 란 제목처럼 야무지게 성장하는 여자의 자기단련법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좋아하지 않는 것을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 무한도전같은 낯선 인생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길을 찾아 나서는 확신에 찬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로또는 매주 토요일 밤 쓰레기가 되지만 은행에서 100% 그대로 돈을 보관하고 있는 통장은 무엇일까? 바로 청약통장이다. 저자는 지금 당장 은행 앱을 열고 주택청약통장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하루라도 일찍 가입하는 것이 포인트. 돈이 있다면 매달 10만원씩, 없다면 패스하고 비워두어도 괜찮다. 혹자는 매달 2만원이라도 넣어 납입횟수를 채우라고도 말한다.

 

해외에 거주하는 동안 현지인들의 혐한 문화로 매일 마음고생을 했던 저자는 다이어트보조제, 닭가슴살 없이도 다이어트가 되었다고 자조한다. 특히 대만에서 사는 동안 들었던, 논리적인 비판이 아닌 비난을 목적으로 하는 말들은 아무리 멘탈이 강하다고 한들 마음에 손상이 갔었다고 고백했다. 살이 안 빠질 수가 없다고.

 

한편, 종잣돈 모으기의 절대 진리는 바로 ...라는 단순명확한 진리다. 가장 쉽고 안전한 재테크 방법. 아낀다가 아니라 안쓴다에 초점을 둔 것이다. 쓸데없는 데 돈 쓰는 것을 싫어하는 저자는 자신의 돈뿐만 아니라 타인의 돈도 소중하기에 남이 쓰는 것도 싫어한다고 했다. 하지만 너무 구차하거나 처절하게 아끼지는 않는다고. 무엇보다 돈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이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다라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레버리지를 들어보았는가. 건강한 대출은 갚지 않고 평생 가지고 가야 한단다. 부자들은 레버리지를 잘 활용하는데 그것은 돈이거나 인력일 수도 있다. 재테크는 꼭 부자가 되기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단다. 주식이나 코인이 아니라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선 제일 성공확률이 높은 부동산을 강조했다.

 

이 책은 30대 후반 옆집 언니같은 저자의 육해공을 망라한 고생 이야기와 실전 꿀팁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내 또래지만 참 배울 점이 많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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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의 탄생
전정숙 지음, 김지영 그림 / 올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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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의 탄생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자와로 서로 사맛디 아니할세 이런 전차로 어린 백성이 니르고저 할 빼이셔도 마참내 제 뜻을 시러 펴디 못 할 노미 하니라 내 이를 위하여 어엿삐 녀겨 새로 스물여덟짜를 맹가노니 사람마다 하여 수비니겨 날로 브쓰매 편하긔 하고져 할 따라미니라

 

훈민정음 서문이다. 학창시절 줄기차게 외웠던 기억이 난다. 오늘 읽은 책 <자음의 탄생>은 생각보다 철학적이고 깊이 있는 동화책이었다. 단순하게 한글 자음을 열거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만들어진 원리와 발음방법을 흥미로운 스토리로 꾸며 더욱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몽글몽글한 공기 덩어리들이 어둡고 울퉁불퉁한 동굴을 빠져나간다는 설정은 자음이 입속에서 어떻게 글자로 발음되는지 한글의 창제 원리와 제자 원리를 알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를테면 동굴 천장을 긁으며 먼저 나온 녀석은 기역이 되었고 천장에 세게 부딪치며 밖으로 튕겨 나온 녀석은 키읔이 되었으며 뒤따라 나온 꼬마 녀석들은 쌍기역이 된다는 것이었다. 소리를 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깨달았다. 우리가 낯선 외국어를 발음할 때를 기억해보면 쉽게 이해갈 것이다. 우리 몸속에서 밖으로 나온 공기 덩어리들이 글자로 태어나지 못하고 사멸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의식적으로 제대로 된 발음을 하기 위해선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글자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 무수히 많은 연습으로 한글을 발음하는 모습을 기억해보자. 세종대왕의 업적, 훈민정음을 통해 소리와 소리를 내는 모양을 두루 고려하여 만들어진 과학적이며 굉장히 독창적인 한글을 만들어냈음을 감사할 따름이다.

 

서로 꼭 끌어안고 톡 빠져나온 쌍디귿’, ‘하얀 바위 사이로 빠져나온 시옷’ , ‘뻥 뚫린 길 가운데로 느긋하게 나온 녀석은 이응등 혀와 이를 통과하면서 공기 덩어리들이 글자가 되는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졌다. 자음은 이윽고 모음 친구들을 만나 제대로 된 소리를 적기 위해 서둘렀다. 어금닛소리, 혓소리, 입술소리, 잇소리, 목구멍소리를 이렇게 창의적으로 만든 동화책은 처음인 것 같다. 설명하기 어려운 원리를 가장 쉽게 표현한 책 같아서 한글에 자부심이 느껴지고 애착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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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속이 간질간질 신나는 새싹 185
김주경 지음 / 씨드북(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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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속이 간질간질

 

독감과 감기가 유행하는 환절기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책의 제목을 보고 동화책으로 만든 건강 지침서인가 했는데 그것은 나의 큰 착각이었다. 요즘 아이가 코를 파면서 나오는 코딱지가 자신의 친구라며 놓지 않고 있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게 웃겼는데, 오늘 동화책 <

콧속이 간질간질>을 보니 작가의 상상력이 너무나 기발하고 아름답다!

책을 보면서 조금은 늦은 시기에 어린이집에 첫 하원을 하게 된 우리 첫째가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노는 모습이 상상되었다. 계절이 바뀜에 따라 간질거리는 콧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

 

아이의 콧속에 싹이 났다! 초록 새순은 노오란 나비를 불러들였고 점점 커져가는 나무가 되었다.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나뭇가지를 잡고 그네를 타고 걸터앉아 책을 읽고, 타잔 흉내를 내기도 한다. 그 상상의 세계는 다시 가을을 맞아 알록달록해졌고 재채기 한번에 천둥 번개가 치고 콧물이 빗물처럼 떨어져 바다가 된다! 그 바닷속에서 엘라스모사우르스같은 커다란 공룡 등에 함께 앉아 바다여행을 하는 친구들. 시원한 바람에 콧속이 뻥 뚫려 낙엽에 파묻힌 아이의 얼굴이 행복해보인다.

 

요즘 아이가 콧물이 줄줄 나고 있는 형국인데 계속 닦다보니 코 밑이 벌겋게 헐어있어 마음이 안좋았다. 아이에게 콧물을 상상력의 나라에서 내리는 빗물이라고 설명해주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상황을 이겨내게 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계절감에 걸맞는 일러스트와 무궁무진한 커다란 세상을 아이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 좋았다. 아이가 동화책 내용 외에도 덧붙여 상상하는 내용들은 매일 늘어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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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인 - 온전한 나를 만나는 자유
서지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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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인

 

저자와 비슷한 또래와 처지인 나는 오늘 읽은 이 책 <아날로그인>에 많은 공감을 했다. 무엇보다 표지를 펼쳤을 때 눈에 띈 손글씨, “000님께, 깊어가는 가을, 아날로그 감성을 가득 담아 서지현 드림이라는 아날로그적인 편지글이 마음을 환하게 적신다.

 

<떼쓰지 않는 아이>, <나의 반려서적, 한국문학전집>, <운전 못하는게자랑은 아니지만>에서 특히 나와 오버랩이 많이 되어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콩닥거렸다. 어린 아이 앞에서 앞뒤 못 재고 입질을 하는 아주머니는 어디든 있는 모양이다. 의도치 않은 말이었겠지만 그것은 때로 아물지 못한 가슴 속 생채기를 남기기도 한다. 나도 꽤 어른스러운 아이였다. 첫째이기도 했고 어린 나이부터 엄마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은 철이 빨리 든 아이였던 것 같다. 언젠가 생일선물로 바비인형이 갖고 싶었는데 옆집의 누군가가 철제키티가방을 사주는게 더 실용적(?)이라고 한마디 참견을 해서 엄마가 그걸 사줬었다. 그것도 나름 예뻤지만 내가 갖고 싶던 아니라 성에 차진 않았다. 그래도 불평하지 않았던 거 보면 착한 아이가 되고 싶었나보다. 유치원 시절 크리스마스날 산타할아버지에게 동그란 계란과자를 선물받았는데 크리스마스이브날 슈퍼에서 엄마가 나 몰래 그 과자를 사서 포장했던걸 나는 목격했었다. 엄마가 준 선물이라는 걸 깨달았지만 아무말 하지 않았다. 속이 깊었던 것 같다. 저자에겐 남편의 열혈강호시리즈만큼 소중한 33권짜리 한국문학전집이 있었다. 이것은 그 당시 33권으로 30만원이었고 딸 한 달치 엄마의 급여였다고 한다. 열달로 쪼개 3만원씩 열 번을 지불해 책을 좋아하는 딸에게 안겨준 문학전집. 그 가치를 헤아리기 힘들 것 같다. 자신의 반려서적이라 표현한 이런 책이 내게도 있었다. 초등학교 들어갈 때쯤 엄만 세계문학전집과 한국문학전집 세트를 큰맘 먹고 사줬다. 아빠 몰래. 아빠에게 생활비를 받아 쓰는 엄마에겐 무리한 구매였다. 아빠는 단행본을 사주자는 주의였고 엄마는 그 반대였다. 결론적으로 한 세트는 반품하고 한 세트만 사주는 것으로 합의를 보신 것 같다. 유명한 출판사 프*뷀에서 나온 책이었는데 내가 무척 재밌게 읽어 닳고 닳도록 봤었다. 중학생 쯤 되었을 때 그 책을 백과사전과 교환해주겠다는 어느 출판사의 말에 혹해 바꿨던 것을 지금 후회한다. 백과사전은 잘 보지도 않았고 그 책은 마흔이 다 되어가는 내 기억속에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도 소장하고 있다면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가 가득한데 말이다. 저자와 같이 나도 아직 운전면허가 없다. 얼마 전 어린이집을 등원하게 된 아이를 출퇴근 시간에 함께 지하철을 타고 데리고 다니는데, 지인들이 면허 빨리 따서 운전해서 같이 오란다. 뚜벅이의 삶이 언젠간 끝날 것 같은 예감이 들긴 하는데 여전히 지금의 소신은 굽히고 싶지 않다. “면허요? 따려면 진작 땄겠지요. 육아가 가장 힘들다는 10년 세월, 발품 팔아 애 둘을 키워냈는데, 이제 와 억울해서 못 따요.”라는 저자의 눙치는 대답이 마치 내 마음같다. 같은 아날로그인으로서 계절의 미묘한 변화와 시시각각 달라지는 공기의 질감, 이 모든 생의 감각은 뚜벅이만이 알 수 있다.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는 나는, 이제 아날로그 라이프도 추구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오늘은 볼펜 대신 연필로 일기를 써보겠다. 어렸던 그 시절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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