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커의 시대 - 정보 과잉 시대의 생존법
이상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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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중독을 돌파하는 깊은 사고의 힘




이상호 작가님의 신간 <딥시커의 시대>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멀어져가는 사고력을 회복하고, 내면의 건강을 되찾기를 권하는 인문교양서다. 이 책은 디지털 중독과 멀티태스킹에 빠져 사유하는 힘을 잃은 이들을 위해, 독서와 운동, 사색을 통해 깊은 사고력을 되찾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에서는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이 초래하는 중독 현상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한다. 두 번째 장은 우리의 주의력을 앗아가는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며, 멀티태스킹이 실제로는 비효율적임을 지적한다. 이어 깊은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디지털 환경에서도 사고력을 유지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고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와 자아를 지키며 사는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디지털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는 삶의 원칙과 태도를 배우도록 돕는다.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나의 지난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디지털 기기에 중독된 이들이 어떤 상태인지, 작품 속 사례나 분석을 통해 깨달은 바는 바로 과거의 내가 그러했다는 사실이다. 나는 콘텐츠 소비와 자극적인 재미를 좇으며 의미 없는 중독의 늪에 빠져 있었다. SNS, 게임, 영상 콘텐츠를 밤낮없이 탐닉하며 나의 사고력과 창작력을 서서히 잃어갔다. 체중이 급격히 늘고 건강이 무너진 데다, 우울증은 날마다 더 심각해졌고, 극단적 생각까지 밀려오는 위험한 순간들을 견뎌내야 했다.  


그러던 중 삶을 바꿔 보기로 결심하고 디지털 기기로부터 일부러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SNS 계정을 없애고 책을 가까이하고자 필사적인 노력을 했다. 처음엔 책을 읽는 일이 익숙하지 않아 출판사 독서모임과 북토크에 참여하며 독서 습관을 되찾고, 서평을 쓰고, 책의 내용을 깊이 탐구했다. 그렇게 여러모로 몸부림친 끝에 최근 1년여간 약 650권이 넘는 책을 읽으며 점차 삶의 주도권을 되찾았다. 지금은 책을 읽는 시간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보다 훨씬 익숙하고, 독서와 사색, 운동을 통한 삶의 기쁨을 더욱 깊이 느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디지털 중독의 위험을 자각하고 사유하는 힘을 되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특히 스마트폰 화면을 끊임없이 스크롤하며 멀티태스킹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물론, 디지털 중독이나 알고리즘의 문제를 다룬 책을 이미 접해본 독자에게는 다소 익숙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점은, 이 책은 단순히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해결책으로 실천적인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특히, 고전을 통해 배우는 삶의 기술을 강조한 마지막 장은 개인적으로 큰 울림을 주었을 뿐 아니라, 책을 통해 배우고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지혜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 주었다.  


이 책은 읽기 쉬운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저자의 메시지가 돋보이는 점은, 단순히 디지털 중독에 관해 걱정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와 싸울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작가님이 이 책을 통해 강조하고자 했던 깊은 사고의 가치와 필요성을 온몸으로 공감했다.  


책을 읽은 후 삶의 변화 가능성을 실감했던 독자로서, 표류하는 디지털 중독자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길을 열어 줄 열쇠와도 같다. 디지털 기기의 쾌락에 빠져 사고력을 잃고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삶을 살았던 바로 나에게도, 이 책은 비롯 깊은 사색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기게 했다. 그리고 지금도 이 책은 나에게 큰 가치를 안겨주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지친 분들, 사고력과 자아를 되찾고 싶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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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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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멀둔, 마크 그레이엄, 캘럼 캔트 공저,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는 인공 지능 기술 이면에 가리워진 인간 노동 현실을 조명하는 사회과학도서이다. 이 책은 AI의 기술 발전이 디지털 식민주의나 다름 없는 노동 착취 구조를 갖고 있음을 고발하며, 공정한 기술 발전을 위해서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좋을지에 대해 탐구한다.

 

이 책은 데이터 주석자, 콘텐츠 검토자, 창작자, 창고 노동자, 투자자, 엔지니어, 기술자, 조직가,를 망라하여 AI가 전방위적으로 인간의 지식과 노동을 추출하여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서 일깨워준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식민지 시대의 착취구조와 하등 다를 바 없다. 실제로 디지털 네트워크는 과거 제국주의 시절 항로와 전신 케이블이 지나던 경로와 상당부분 겹치고, 가치와 자원이 세계 경제의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흐르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미국과 중국을 위시로 한 주요 국가의 막대한 자본력을 소유한 소수의 테크 기업이 이 모든 디지털 패권 세계를 지배하고 있음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우리는 AI 기술의 도입이 인간을 반복된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켜줄 것이라 믿지만, 실제로 이 작품에 등장하는 아프리카의 데이터 주석자는 시급 1 달러 정도를 받고 하루에 열 시간 가까운 고강도의 노동을 하며, 속도와 정확도를 기반으로 한 생산성을 체크당하며 수시로 해고 위협에 시달린다. AI를 학습시키기 위해 인간의 노동력이 필수요소임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동안 지브리 스타일의 그림체가 유행하며 화두에 올랐던 예술가의 권리에 대해서도 이 책은 진지한 성찰을 하게 만든다. 점점 똑똑한 AI가 되기 위해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학습 자료로 제공되어야만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예술 작품이나 작품 속 언급된 배우의 음성이나 영상이 무단으로 도용되고 있으며, 그렇게 하여 영구적으로 테크 기업이 소유하게 된 2차 창작물에 대해서 원작자에겐 어떠한 수혜도 돌아가지 않고 있다. 더 문제는 원작자는 점점더 완성도가 높아져가는, 더 싸고, 더 편리한 형태로 제작된 자신의 복제 창작물과 시장 안에서 경쟁에 돌입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아직 미흡한 법망을 피해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성우, 배우, 기타 예술가들(그림, , 기타 어떤 형태로든)은 테크 기업은 일방적으로 사진 음성 기타 자료의 변환 및 영구 소유권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하고 있고, 그로 인해 추가적 피해가 발생해도 싸울 제도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확실히 제도적 보호 조치가 필수적으로 느껴지는 지점이었다.


이와 같이 저자들은 AI가 자동화된 시스템이 아닌 은폐된 인간 노동의 집합체이며, 그 구조는 새로운 식민구조를 띠고 있으며, 그 와중에 수많은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음을 명시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기술의 발전에 윤리적 개입이 필수적이란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AI가 인간을 위해 봉사하도록 하는 건, 많은 테크 기업이 표방하는 가치다. 그들의 프로파간다가 허울뿐인 공약이 되지 않도록, 우리는 기술 발전에 민주적 통제의 가능성을 놓고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저자들은 맺음말에서 1960년대 미국의 자유언론운동가 마리오 사비오의 발언을 인용하여 글을 다음과 같이 마무리한다.

 

우리는 AI추출 기계에 투입되는 원재료가 되기를 거부한다. 우리 역시 인간의 노동력을 갈아 넣어 이윤을 뽑아내는 시스템 앞에서 기계를 멈추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그것을 움직이고 소유한 이들에게 분명히 말한다. 우리가 자유롭지 않다면, 그 기계는 결코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저자들의 문제의식대로, 지금 같이 인간을 갈아 만드는 AI는 결코 인간을 위해 일하는 도구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남들보다 빠른 계발을 통해 인간을 능가하는 범용인공지능의 탄생이 아니라, 이 기술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아닐까 싶다. 세계의 이면에 도사리는 불평등한 구조에 대해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 속에서 갈리고 뽑히는 노동력과 창의성의 사례는 당장 내일의 나의 일이 될 수도 있기에. 연대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고 같이 성찰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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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 개정증보판
홍세화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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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선생님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제목만 들어도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책이다저자는 70-80년대 군부독재 시절정치적 망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개인적 이유와 프랑스에서 택시 운전사로 지내며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책에 담아냈다하지만  책은 단순히 이방인의 경험담으로 끝나지 않는다 속엔 당시 대한민국의 권위주의와 억압적인 사회 구조그리고 그것이 개인에게 끼친 영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기록이 빼곡히 담겨 있다.  


특히,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던 군부독재 시절 대한민국 사회와, 타인의 다름을 존중하는 프랑스 사회가 대비되는 장면들이 유독 마음에 깊이 남는다. 저자는 한국 사회의 차별적이고 배제적인 문화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여러 차례 이야기하면서, 사랑보다 증오를 먼저 배우게 만드는 대한민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힌다. 군부독재가 끝난 지금, 과연 한국은 그때보다 더 나은 사회가 되었을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띨 수밖에 없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는 혐오와 대립이 너무 쉽게 소비되고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증오 문화가 사람들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차이와 다양성을 받아들이기보다는이를 공격하거나 적대시하는 태도가 점점  심화되고 있음을 느낀다이런 사회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똘레랑스라는 메시지는 참으로 절실하게 다가온다책의 개정판이 다시 나올  있었던 이유도 어쩌면 이러한 안타까움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 속에서 저자는 경쟁과 효율을 강요하고, 권위주의 사고방식을 내면화하던 당시의 군대식 조직 문화를 비판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개인의 존엄성과 진정한 자유를 침해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조국을 사랑했지만, 그곳에서 살 수 없었고, 프랑스로 떠나야 했다. 하지만 프랑스에 살면서 그는 또 다른 이방인으로 머물렀다. 한국에 돌아갈 수 없는 망명자이자, 프랑스에서도 완전한 시민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그는 자신을 이중 삼중의 이방인으로 표현한다.


그렇다고 프랑스 사회가 완벽했다고는 할 수 없다. 저자가 경험한 프랑스에서도 택시비를 떼어먹고 달아나거나 아시아인을 차별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 속에서 똘레랑스, 즉 관용의 문화를 읽어낸다. 그리고 그것이 가지는 힘을 확신한다.


저자가 말하는 똘레랑스는 단순히 다름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다름을 존중하고 그와 함께 살아가는 태도를 뜻한다. 이는 단순한 관용 정신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꼭 갖춰야 할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자세처럼 느껴진다.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사회라면, 당연히 절대 정답 같은 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핍박하거나 억압할 수도 없다.


저자가 꿈꿨던 다양성과 공존이 뿌리내린 사회라는 이상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더 절실하다. 이 책의 초판이 처음 출간된 지 거의 30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는 다양성을 포용하기엔 너무 경직되어 있다. 혐오로 얼룩진 대립구조를 넘어서, 정말로 공존을 이야기하는 한국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은 저자의 이야기인 동시에, 한국 사회를 향한 메시지이고 미래를 향한 질문이다.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았지만, 과연 이 책이 주는 똘레랑스의 메시지를 삶 속에서 성찰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진정한 공존과 다양성을 배우고자 한다면, 이 메시지를 마음 깊이 새기고 각자의 삶에서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시작이 될 것이다.

 

#나는빠리의택시운전사 #홍세화 #똘레랑스 #빠리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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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국가의 위대한 민주주의 - 국가의 미래, 어떻게 만들 것인가
윤비 지음 / 생각정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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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국가의 위대한 민주주의』 를 읽고


『위험한 국가의 위대한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정치 체제가 걸어온 역사와 현대 민주주의가 직면한 도전들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책이다. 저자는 국가의 기원부터 민주주의의 발달 과정,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의 민주주의의 역할을 다양한 나라의 역사적 사례와 함께 설명하며 독자들에게 이 체제가 가진 장단점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은 민주주의를 이상화하지 않는다. 저자는 그리스 시대부터 민주주의가 갖고 있던 중우정치의 위험성, 도편추방제도가 악용된 사례 등 체제의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가 다른 어떤 정치 체제보다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평등과 복지라는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민주주의가 독재, 권위주의와의 지속적 투쟁 과정에서 진화해 왔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평한다.


저자는 특히 현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경제적 불평등, 정치적 양극화, 팬덤 정치, 포퓰리즘, 갈등과 배외주의 등 다양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한다. 이런 요소들은 민주주의를 훼손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나, 그럼에도 한국 민주주의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발전해 온 배경에는 국민의 높은 시민 의식이 존재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를 근거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피력하며, 국민들이 이러한 도전을 현명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저자는 특히 콘라드 헤세의 헌법에의 의지를 발췌하면서 성숙한 법치주의와 헌법준수 의지를 강조한다. 이를 읽으며 나는 개인과 사회 모두가 법적 절차를 준수하고, 정치적 사법화에 대한 시민의 감시를 강화하며, 공직자의 책임과 투명성을 요구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다. 또한, 특정 정당이나 편향된 언론에 의해 왜곡되지 않는 정보 제공을 위한 언론 개혁이 필요하며, 정치 체제 내 권력이 균형 있게 분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저자는 이뿐만 아니라 정치적 대립을 중단하고 정당 간 협력을 통해 극단적 양당제를 완화해야 하며, 지도자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을 면밀히 검증하는 과정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나는 저자의 생각에 덧붙여서 시민들이 국가를 견제할 수 있는 직접 민주주의 제도―국민발안권, 국민탄핵권, 위헌정당 해산권 등―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느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는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저자가 꿈꾸는 위대한 민주주의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위험한 국가의 위대한 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정치 제도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책이 제기하는 논의는 민주주의가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있는 체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이상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굵직한 정치적 사건들을 통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며, 더 나은 시스템을 고민하게 만드는 점에서 시대적 의미를 가진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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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얼굴들
강재영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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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영 작가님의 단편집 3의 얼굴들은 표면적인 페르소나를 벗어던지고 인간 내면의 날것 그대로를 직면하게 하는 작품들로 구성된 책이다. 삶과 죽음, 욕망과 현실, 죄와 벌 같은 묵직한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다섯 가지 단편은 각 인물이 지닌 내면의 갈등과 본성을 생생히 그려내며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단편집은 단순히 내면 자아의 탐구라는 공통된 주제를 공유할 뿐, 각각의 작품은 장르와 분위기가 극명히 다르다. 이 점은 독자로 하여금 일정한 예측을 배제하게 하며, 매 단편마다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을 경험하게 한다. 평소 선호하지 않던 장르의 글들도 포함되어 있어서 더욱 흥미로운 독서 경험을 선사했다. 특히 첫 번째 단편과 두 번째 단편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첫 번째 단편은 80년대 대학가를 배경으로, 정치운동과 얽힌 복잡한 심리를 다룬 이야기다. 대학에 잠입한 경관 오영과 그가 사랑하면서도 감정을 외면하려 애쓰는 대학생 선배 미선, 그리고 미선 주위의 또 다른 인물들 간의 얽힌 감정선은 시대상을 배경으로 매우 흡입력 있게 구성되어 있다. 오영이 자신의 본분과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며 겪는 심리적 진통은 독자로 하여금 그의 시선에서 상황을 공감하도록 이끌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사랑하는 여자인 미선의 손에 의해 상처를 입고, 그녀의 손을 놓지 않은 채 희망과 체념이 교차하는 순간은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서정적인 피비린내"라는 표현이 떠오를 만큼, 사랑과 폭력이 얽힌 이 단편의 분위기는 글뿐 아니라 감정을 통해서도 선명히 전달된다.

 

두 번째 단편은 학습지 교사인 세영의 이야기를 다룬다. 교육, 판매, 서비스가 혼재된 그녀의 직업은 외적으로는 점잖아 보일 수 있지만, 현실은 인간 본성의 밑바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세영은 매출 압박 속에서 양심과 자존심을 포기하며 욕망과 허영에 집착한다. 그녀가 달려가던 목표인 "홍보대사" 자리는 그녀의 탐욕과 위선 끝에서 차갑게 무너지고 만다. 결과적으로 이것은 욕망에 의존해 달려가던 인간의 몰락을 보여주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세영의 이 같은 삶은 독자에게 공포를 주기보다는 "무언가에 몰두하며 달리는 삶"의 위험성을 현실적으로 경고하는 메시지처럼 다가온다.

 

이외에도 다른 단편들은 인간 내면의 다양한 자아와 갈등을 집중 조명한다. 각각의 이야기에서 등장인물들이 겪는 심리적 변화를 통해, 독자는 인간 본성의 다층적인 면모와 그것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을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3의 얼굴들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수많은 인간 내면 자아의 이야기로, 때로는 충격적이고 때로는 흥미롭게 다가온다. 단편들 사이의 분위기와 장르의 차이는 독서의 긴장감을 유발하며, 내용을 깊이 탐구할수록 인간 본성의 복잡한 속성과 그것이 빚어내는 생생한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스스로의 내면이나 타인의 감정을 탐구하고 싶은 독자라면 흥미롭게 읽게 될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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