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내 인생의 페이지 - 4050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열 가지 이야기
권경애 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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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내 인생의 페이지는 중년 세대를 위한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총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생의 2막을 맞이하기까지의 과거를 성찰하고 새롭게 맞이하는 제2의 인생을 어떤 방식으로 설계하고 보내고 있는지를 열 명의 저자가 진솔한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책은 각 저자가 걸어온 다양한 삶의 행로에서 얻은 통찰을 담았으며, 직장에서의 은퇴, 재취업, 건강 악화, 가족 문제, 그리고 제2의 꿈과 도전 등 실제로 우리 사회의 중년층이 직면하는 고민들을 가감 없이 다루었다. 저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도전하고 삶을 돌아본 기록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달한다. 이 책은 제2의 인생의 기로에 서 있는 내게도 큰 위로와 용기가 되어주었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는 말이 익숙할 정도로 평균 수명이 길어졌다. 한국에서는 80살이 넘어선지 제법 되었고, 더 이상 60대 은퇴 이후 십 여 년 동안 인생 종막을 준비하는 방식은 시대에 걸맞지 않는다. 국민 언니 김미경 코치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조상들보다 영양적으로나 사회적으로 15살은 더 젊다고 말하며, 나이를 단순히 물리적인 숫자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조언한 바 있다. 실제로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겉모습으로는 나이를 전혀 짐작하기 어려운 이들이 많다는 것을 체감하곤 한다. 내 시부모님께서도 90대에 가까운 연세이시지만 감사하게도 지금도 정정하시다. 이러한 점에서 4050을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부르는 것은 결코 이상할 것이 없다. 


나 역시 스무 살 한철의 공부로 20년 가까이를 살아왔으니, 이제야 내가 걸어보지 않았던 다른 길을 찾아보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나 참으로 다행이었다.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이미 안정적인 생계 수단을 포기하고 새롭게 도전한다는 일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계획대로였다면 나는 이미 올해 초에 일을 관두고 새로운 꿈을 위해 공부에 매진하고 있어야 했지만, 이사 문제로 일이 지연되면서 반년 가까이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키우던 아이들의 투병과 사고로 계획보다 지출이 늘어났고, 반복되는 인테리어와 이사 준비, 취소와 지연이 겹치다 보니 금전적 부담 또한 커진 탓이다. 먹고사는 현실에 발목 잡혀 도전이 미뤄지다 보니 처음 계획했던 일에 대한 두려움과 의심도 커지고 말았다.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처럼,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던 중 만난 이 책에서 저자들은 내게 이렇게 조언하는 것 같았다. ‘가장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되, 인생의 우선순위를 잃지 말라’고. 내 스스로가 건강하게 바로 서야 가정도 평화로울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나보다 먼저 인생이란 여행길을 걸어간 선배들의 진솔한 조언은 내게 온화한 격려가 되어 가슴을 따뜻하게 적신다. 


책에서는 거창한 서사가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이들이 정직하게 얻은 결과를 담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가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책 속에서 보여준 전업 주부, 자영업자, 새로운 자격증을 공부하여 새 사업을 시작한 사람, 나이가 들어도 끊임없이 배움을 이어가며 젊게 살아가는 할머니까지 다양한 중년의 삶은 모두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책은 ‘중년 이후의 삶은 축소와 소멸이 아닌, 새로운 도약과 재창조의 시기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나에게도 커다란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이 책은 지나온 삶을 반추하며 ‘라떼는 말이야’를 반복하는 초라한 삶을 긍정하는 방식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을 힘차게 살아가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따라서 현재의 나를 긍정하며 미래의 나를 기대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큰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쓰는 내 인생의 페이지>는 그리하여 모든 중년에게 자신을 돌아보며 인생을 새롭게 그려볼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따뜻하고 다정한 에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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