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 읽기
김의기 지음 / 다른세상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막연하지만 소박한 꿈 하나가 있다. 상업적으로 출판은 안 될지라도 내 이름을 건 책 한권을 죽기전에 내고 싶은데, 아직은 쓰기 보다 읽기가 훨씬 더 좋고, 필력 자체가 너무나 부족하기에 엄두가 나지 않지만 그래도 은퇴 즈음에 하나 써보고 싶다.


주제는 아무래도 책에 관한 독후감 내지 아니면 맛집 탐방 내지 그런 류의 주제를 다루지 않을까 싶다. 문학은 꿈도 못 꾸겠고, 자기계발 서적이나 그런것들은 체질에 맞지 않으니,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게 아무래도 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그래서 이런 류의 책들을 많이 본다. 연간 10권 이상은 봐주는데, 각 저자들의 책에 대한 이야기나 필체, 똑 같은 책이라도 어떻게 언급을 하는지에 대해 유심히 살펴보면서 읽다보면 그 어떤 책 읽기 보다 더 즐거움을 안겨준다. 이 책 다음에 대기중인 책들도 제법 되는데 로쟈 이현의 제법 두툼한 그래도 책 읽기는 계속된다는 매우 기대된다.


일종의 서평집에서 얻는 또 다른 즐거움중 하나는 내가 몰랐던 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런 정보는 꼬리에 꼬리를 물어 로쟈의 책 제목대로 책 읽기를 계속 해주게 하는 그런 매력이 있다.


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 읽기는 WTO등 세계기구에 근무하는 저자 김의기씨가 세계인들과 함께 독서소모임을 통한 읽기와 본인이 읽었던 책들중 인상적인 문학작품을 선별하여 줄거리와 작가의 느낌에 대해 소개를 하는 그런 스타일의 서평집이다.


일단 목록을 살펴보자면,


1부 사랑, 치열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러시아를 대표하는 여인을 만나다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닥터 지바고〉 
정열이 고갈된 시대, 청춘은 참혹하다 - 스탕달〈적과 흑〉
당신은 나르치스인가, 골드문트인가? - 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살아야 한다 -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채털리 부인의 연인〉 
성애의 기쁨을 유쾌하게 표현하다 - 조반니 보카치오〈데카메론〉 

2부 격동의 시대는 대작을 낳는다 
차가운 땅 위, 불같은 러시아를 만나다 - 톨스토이〈전쟁과 평화〉 
그 종은 조종인가, 기쁜 소식을 알리는 종소리인가? - 어니스트 헤밍웨이〈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향락의 시대, 재즈의 시대를 그리다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밤은 부드러워〉 
미국의 위태로운 낭만주의를 파헤치다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위대한 개츠비〉 
좌절을 겪을 때 이 책을 읽어라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호밀밭의 파수꾼〉 

3부 명불허전, 단 한 권의 책 
세상에서 딱 한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면 - 빅토르 위고〈레 미제라블〉 
인간의 의지에 따라 살아가는 법을 논하다 - 도스토예프스키〈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문학세계를 구축하다 -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서양 문명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 - 플라톤〈국가론〉 
내가 셰익스피어를 첫 번째로 꼽지 않는 이유 - 셰익스피어〈햄릿〉 

4부 작품을 음미하라 
톨스토이의 천재성을 만끽하라 - 톨스토이〈안나 카레니나〉 
헤밍웨이, 절망을 말하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무기여 잘 있거라〉 
어디를 펼쳐도 시보다 아름다운 산문이 있다 - 괴테〈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잔인하기까지 한 플로베르의 리얼리즘 - 귀스타브 플로베르〈보바리 부인〉 
악과 선이 섞여 만물은 아름답다 - 헤르만 헤세〈싯다르타〉 

5부 하늘이 처음 열리다 
최고(最古)의 문학이자 최고(最高)의 문학 - 호메로스〈일리아스〉 
방랑은 인간의 숙명이다 - 호메로스〈오디세이아〉 
인간은 운명을 벗어날 수 없는가? - 소포클레스〈오이디푸스 왕〉 

6부 생각하는 갈대가 되라 
뫼르소는 정말 이유 없는 살인을 했을까? - 알베르 카뮈〈이방인〉 
자유로운 인간은 정말 행복한가? - 장 폴 사르트르〈파리떼〉 
행복한 청춘이란 환상에 불과하다 - 서머싯 몸〈인간의 굴레에서〉 
진정한 교육은 무엇인가? - 헤르만 헤세〈수레바퀴 아래서〉 
플라톤의 이원론에 결별을 고하다 - 장 폴 사르트르〈구역질〉 
〈군주론〉은 왜 악마의 책이 되었나? - 마키아벨리〈군주론〉 
천재, 인간과 삶에 대해 자유롭게 논하다 - 파스칼〈팡세〉



총 30권의 책이 다뤄지는데 모든 책은 다 알고 있지만, 읽은 책은 부끄럽게도 6권이다. 위대한 개츠비, 호밀밭의 파수꾼, 햄릿, 일리아스, 이방인, 군주론을 읽었는데, 읽은 책에 대해 저자가 소개한 글을 보니 상당히 간결하면서도 중요한 포인트는 놓치지 않고 잘 쓰셨다는 생각을 했다. 전문 작가도 아니신데 데뷔작인 상당한 수준이라서 살짝 부러웠다.


책은 상당히 잘 읽히고, 한 편씩 읽을때마다 보고 싶은  욕구가 솟구치니 서평가로써의 역량은 충분히 발휘한 서평집이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소개한 책들중 사놓고 안 본 책들이 오디세이아, 오이디푸스왕, 구역질, 돈키호테, 레미제라블, 그리고 이북에 숨겨진 문학작품들이 상당할 것 같은데 어떤 책부터 볼까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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