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 '88만원 세대'를 넘어 한국사회의 희망 찾기
우석훈.지승호 지음 / 시대의창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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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시대의 창에서 나오는 책에 꽂혀서 제목만 보고 땡기는 책들을 왕창 구입했다. 아마 이 책도 그렇게 영입된것 같은데 대략 십년전에 구입한걸로 기억한다. 이 책은 인터뷰 형태로 구성되어있다. 전문 인터뷰어인 지승호 작가의 열네번째 인터뷰집으로 한때 88만원 세대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단 우석훈 교수와의 대담을 수록했다.

책의 제목에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것인가로 적혀있지만 희망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논하지 않는다. 책의 구할은 노무현 까기에 집중되어있다. 사실 노무현이라기보다는 위선적인 진보정권 그러니까 노무현과 정부를 구성한 386 진보세대의 무능함에 대해 질타한다. 사실 386 세대들이 사교육 시장에 대거 몸 담으며 오늘날의 교육현실을 만들어 놓은걸 보면 한숨이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못하는걸 까대기만 하고 거기에 대해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냥 술자리에서 대화하는 정도의 수준 정도로 여겨질것이다. 이 책이 딱 그런 수준으로 보인다. 이것 저것 말을 많이하기는 하지만 산만하고 그야말로 모두까기의 전형을 보는 느낌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옹호하는게 아니라 하나에서 열까지 비판만 가하니 읽는 내내 불편함 느낌이었다.

책은 이렇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둘만의 다섯 번(한 번의 인터뷰는 우석훈이 그의 가족 여행에 지승호를 동반하면서 이루어졌다)에 걸친 수다로 300쪽이 넘는 책 한 권을 만들어 냈으니, 이 책은 두 사람의 우리 사회에 대한 애정과 진보를 향한 열정이 얼마나 뜨겁고 간절한 것인지를 반증한다.˝ 책에서 우석훈 교수는 대담이나 인터뷰를 싫어한다고 책에서 밝히던데 본인을 위해서라도 안하셨으면 한다.

우석훈 교수의 신자유주의 비판에 대한 부분은 어느 정도 동의한다. 88만원 세대도 신자유주의 흐름에 따라 양산되었으며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결정적인 실책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 우석훈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책에서 우석훈은, 일그러진 욕망으로 빚어진 시장 만능 시대의 절망을 말한다. 시장 만능주의는 예술을 (재테크 개념에 따른) 돈값으로 질서정연하게 줄 세우고, 경제를 비용효율로만 재단하여 ‘사람’을 제거한 나머지 혼란에 빠뜨렸다. 오로지 ‘잘살아야 한다’는 담론만 남은 우리 사회의 파시즘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지만 브레이크가 파열된 욕망의 폭주 기관차를 멈출 묘안은 보이지 않고 절망만 깊어간다.

시가 죽어버린 자리에 개발복음만 넘쳐나는 건 우리 사회 절망의 상징이다. 자본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사회에서, 시는 전혀 돈이 되지 않고 끊임없는 개발만이 돈이 되므로 그것이 시대의 ‘복음’이라는 믿음은 “돈이 곧 행복”이라는 자본의 지속적인 꼬드김에서 비롯한다. 우리 사회의 절망을 가속화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눈에 보이는 현상에만 집착한 나머지 언제든지 그 현상을 촉발할 수 있는 근본을 외면해온 데” 있다.

˝기름으로 뒤덮인 태안반도는 하나의 현상일 뿐이며, 그 근본은 (개발이익에 현혹되어) 새만금의 숨통을 틀어막는 데 박수치고 경부운하 건설에 표를 던지는 우리의 일그러진 욕망”이다. 따라서 “태안을 걱정하는 마음의 10의 1만큼만 우리 안의 욕망을 걱정하는 데 썼다면 태안의 비극도 없었을 것”이며, 거슬러 올라가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의 참사도 없었을 것이다.(소개글 발췌)˝

우석훈 교수가 바른 말은 하는것 같지만 인터뷰집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이명박을 노무현보다 옹호하는듯한 뉘앙스는 도저히 참기 힘들었다. 어떻게 그렇게 비교를 할 수 있는지 참....ㅎ

˝국민들이 좀 사려 깊어지고 지혜로워지는 게 해법인 것 같은데요. 지금처럼 잘 속아서는 민주주의나 경제나 다 힘들죠. 우리나라 국민들 다 잘 속잖아요. 황우석한테도 속고, 노무현한테도 속고, 신정아한테도 속고, 하여간 잘 속아요. 속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도 속고나면 단단해져서 속이기 어려운 국민이 되어야 할 텐데요. 그렇게 되면 지금 이 상태보다는 훨씬 나아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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