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한국인史 : 정치사회 - 분단, 병영국가, 공존을 위한 투쟁 미래를 여는 한국인사
박세길 지음 / 시대의창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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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십여년전 이역만리 타국에서 열심히 무역업에 종사하는 친구를 위문 차 중국 항주에 다녀왔다.(라고 쓰고 물론 음주가무 관광차..) 사실 음주와 음식섭취에 집중했던 3박 4일간의 여정이었는데 혹시나 싶어 책 두 권을 가져갔다. 역사책을 애정하는 지인한테 추천받은 책이었는데 미래를 여는 한국인사 시리즈로 정치사회와 경제편 두 권으로 나뉘어 발간된 현대사 관련 서적이었다.

거의 술독에 빠져 지냈지만 그래도 경제편은 여행기간내 휴식시간을 이용해 짬짬히 읽어줬고 박세길 작가의 날카로운 해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돌아오자마자 [정치사회]편을 읽어주려고 했지만 여러가지 일이 겹쳐 패스하고 지냈다가 불현듯 다시 이 시리즈가 떠올랐고 5년이 훌쩍 지난 시간에 다시 책을 잡았던지라 경제편을 먼저 읽고 드디어 십년만에 정치사회편을 클리어했다.

80년대에 대학교를 다녔던지라 저자가 책에 언급한 역사적인 순간들에 대한 생생하게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당시 대학에 들어가면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선배들에게 학습을 받았다. 나도 [해방전후사의 인식], [민중과지식인]등을 학회에서 읽었지만 학생운동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당시 학습을 하기도 어려웠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학생활은 일종의 공백기로 남았지만 그래도 독재권력이 얼마만큼 민중들을 호도하고 있는지 20대 시절에 뚜렷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1945년 이후 한국 현대사를 책이 나온 싯점인 2009년까지 현대정치사를 정리했다. 해방 후 왜 분단이 되었는지 이어 한국전쟁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국내외의 상황을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이후 박정희 정권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이후 신군부의 쿠데타, 민주화 항쟁까지 현재 한국 사회가 이뤄진 굴곡진 과정을 400여페이지의 지면에 녹여냈다.

목차를 통해 다뤄지고 있는 역사적인 순간들을 살펴보자면,

서 문
Chapter 1 왜 분단을 막지 못했는가
1. 자기 문제로부터의 완벽한 소외
2. 분단으로 치닫는 한반도
3. 친일파에게 맥없이 당한 그들
4. 좌익, 자멸의 길을 걷다
Chapter 2 최악의 선택, 한국전쟁
1.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2. 비극의 주인공이 된 민중
3. 극단적 대결의 끝
4. 극한으로 치달은 남북의 양극화
Chapter 3 공존의 조건을 파괴한 병영국가
1. 무혈입성에 성공한 5·16군사쿠데타
2. 그 시대 독재란 이런 것이었다
3. 저항, 억압 그리고 몰락
Chapter 4 피의 강을 건너다
1. 신군부의 반란과 통한의 ‘서울역 회군’
2. 어둠을 사른 광주민중항쟁
3. 무력화되는 독재 프로그램
Chapter 5 민주화 대장정
1. 학생운동, 그 찬란한 신화
2. 거세게 번지는 민주화 투쟁의 바람
3. 6월민중항쟁, 마침내 승리의 고지에 올라서다
Chapter 6 달콤 씁쓸한 시대
1. 민초들, 바람을 타고 일어서다
2. 시민이 국가를 통제하는 시대로
3. 엇박자를 반복한 민주정부들
Chapter 7 유쾌한 반란의 주역이 된 신세대
1. 신세대, 패러다임을 뒤집다
2. 여성, 세상의 중심으로
3. 미디어, 독점에서 공존으로
4. 대중문화계의 거침없는 도발
Chapter 8 사상 최고의 프로젝트, ‘통일’
1. 지독히도 불운한 나라, 북한
2. 북·미, 첨예한 협상과 대결의 드라마
3. 남북, 서로를 향해 가슴을 열다
4. 동아시아 공존의 허브, 한반도

현대사에 관심이 많다면 일독하실것을 권해드린다. 발간된지 십년이 훌쩍 지났지만 현재 복잡한 한반도의 상황을 고려해볼때 저자의 뛰어난 분석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마지막장 통일에 대한 분석은 저자가 얼마만큼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책의 난이도도 높지 않아 고등학생 이상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추천드리며 마지막으로 북소믈리에의 추천글을 올려본다.

˝수많은 사람들의 판단과 선택이 엮어져 역사를 만들어 내며, 역사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새로운 사회의 모습과 그에 다가설 수 있는 길에 대해 탐구해온 박세길은 올바른 판단과 선택으로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역사를 관조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개입하고 노력해 스스로 역사에 대한 해답을 찾기를 권한다. 더불어 역사적 성찰을 통해 민중이 주체로 우뚝 서서 역사를 새롭게 열어갈 수 있는 조건과 비전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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