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80년 생각 - ‘창조적 생각’의 탄생을 묻는 100시간의 인터뷰
김민희 지음, 이어령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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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교수님이 암투병중이라는 소식을 듣긴 들었는데 혹시나 자서전 내지 회고록을 쓰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면서 그 분이 결코 그런 형태로 책을 내시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하셨다는건 처음 알았다. 따라서 이 인터뷰는 이어령 교수님 생전에 그의 육성으로 들어볼 수 있는 유일한 회고집 형태로 남을 책으로 보인다.

이어령 교수는 1934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치면 87세에 해당되신다. 한국전쟁 당시 서울대학교를 다니면서 임시 교사로 시작해, 교수, 장관, 작가 그리고 올림픽이나 각종 행사의 조직위원장등 정말 많은 일을 하신분이다. 정치적인색도 강하지 않아 보수나 진보 모두에게 인정 받는 그런분으로 특히 미래학에 관심이 많아 아직도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다양한 글을 쓰고 계신다.

인터뷰어는 이어령 교수의 제자로 이화여대에서 강의를 직접 들었던 조선일보 기자 출신의 작가다. 카피 문구에 놀라운 작가라는 말이 씌여져있는데 선생님의 배려심이 보이는 말이 아닌가 싶다. 전반적으로 이어령 교수의 중요한 업적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인건 분명하지만 살짝 평면적인 느낌인지라 뭔가 알맹이가 빠진것 같다는 생각이다.

책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100여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통해 구성됐다. 이어령 교수는 작가에 대해 ˝저널리스트로서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글을 쓰되, 유려한 문장을 구사하며,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문체를 지녀 한국의 츠바이크나 앙드레 모루아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평했다고 하신다. 츠바이크까지 간건 너무 과한 칭찬이 아닌가 싶다. ㅋ

이어령 교수는 20대부터 80대까지 각 세대별로 의미있는 업적을 이루셨다. ˝20대에는 우상의 파괴와 저항의 문학, 30대에는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로 대표되는 한국 문화론, 40대에는 일본 문화론인 축소 지향의 일본인, 50대에는 88서울올림픽 슬로건 벽을 넘어서, 60대에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 70대에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접목을 말하는 디지로그, 80대에는 생명이 자본이다, 그리고 88세인 2020년에는 마지막으로 눈물 한 방울이라는 키워드를 남겼다.(소개글 발췌)˝

책에서는 88올림픽과 장관 시절에 하셨던 일들이 비중있게 다뤄진다. 이어령 교수님하면 개인적으로 떠오르는건 [축소지향적인 일본인]이라는 책인데 중학교 시절에 접하고 그의 예리한 분석에 탄복했던 기억이 아직도 뚜렷하다. 인터뷰에서도 그 책을 쓰시면서 겪었던 에피소드가 수록됐다. 시대의 지성이자 석학으로 불리우시는 이어령 교수님의 생생한 육성을 듣고 싶다면 일독해보실것을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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