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 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성과 용기를 최후까지 지켜 낸 201인의 이야기
피에로 말베치.조반니 피렐리 엮음, 임희연 옮김 / 올드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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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만 놓고 봤을때는 프랑스 레지스탕스들의 투쟁에 관한 책인줄 알았다. 하지만 레지스탕스는 프랑스에만 있는게 아니고 이탈리아에서도 파시스트와 독일군을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펼쳤다. 주로 공산주의에 몸을 바쳤던 사람들을 위주로 파르티잔 신분으로 목숨을 바쳤던 사람들은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모두 201명의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편지가 수록됐고 그들의 직업은 다음과 같다.

˝주조공, 회사원, 판매 대리인, 정비공, 재단사, 지방 관청 직원, 대학생, 가구공, 대장장이, 직공, 막노동자, 회계사, 직물공, 산업기사, 모자이크 세공사, 사서, 농민, 국가헌병대 대원, 대학 강사, 의대생, 자동차 수리공, 실내장식가, 배선공, 산업학교 학생, 초등학교 교사, 상인, 제빵사, 전기기계 조립공, 목수, 수습 기계공, 포병 중령, 중학생, 설계사, 제과제빵사, 잡화점 점원, 톱질꾼, 배관공, 농학자, 전투기 조종사, 군인, 화학 처리 기술자, 전자공학 기술자, 모형 기술자, 기계 수리공, 변호사, 하급법원 직원, 양모를 빗는 사람, 회사원, 구두장이, 식자공, 영화사 직원, 공학자, 주부, 신문 가판대 주인, 보일러 직공, 벽돌공, 요리사, 정육점 점원, 정육점 주인, 전기공, 경찰, 해군 소장, 사제, 선반공, 상공회의소 직원, 총참모 대령, 목각공, 양철공, 기업가, 선반기계공, 문학가, 측량 기사, 교사, 건설 노동자, 법대생, 해군 소속 잠수부, 창고지기, 견습생, 육군 소장, 토지측량 기사, 운전사, 건축가, 의사등 201명˝

이탈리아 레지스탕스의 역사적인 배경을 살펴보자면,

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의 상황은 복잡했다. ‘검은 셔츠단’을 앞세워 쿠데타를 일으킨 무솔리니는 파시스트 독재 체제를 구축한 후 독일, 일본과 손잡고 추축국이 되어 연합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다.

˝1943년 스탈린그라드에서 독일이 소련에 패배하고 같은 해 7월 연합군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 상륙하면서 본토 침공이 가시화되자 무솔리니는 얼마 못 가 실각하고 만다. 9월 8일, 이탈리아는 연합국과 휴전 협정을 맺게 되는데 이 일이 있은 직후 이탈리아 파시스트당의 도움을 받은 나치 독일 군대가 국경 내부로 들어와 이탈리아 북부를 장악하게 된다.

이탈리아 북부를 차지한 나치 독일은 이탈리아 사회공화국이라는 괴뢰정부를 수립하고 무솔리니를 구출해 내 공화국의 수반으로 앉힌다. 이 시기 몇몇 이탈리아 군대들은 연합국의 편에서 싸우기도 했지만 상당수의 이탈리아 군대는 여전히 무솔리니와 독일에게 충성을 바쳤고, 이탈리아 사회공화국의 편에 서서 연합군에 대항했다. 결국 이탈리아는 연합군에 의해 해방된 남부와 파시스트들이 장악한 북부 사이에서 전쟁이 계속되며 내전 상태에 돌입하게 된다.

이름 없는 민중들이 일어서다. 이 시기를 전후로 이탈리아 각지에선 북부의 이탈리아 사회공화국 군대와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우기 위해 다양한 파르티잔 그룹들이 생겨났다. 이후 각기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저항 그룹들이 연합하여 이탈리아 해방위원회를 결성하는데 여기엔 공산당, 사회당, 행동당, 기독교민주당, 자유당, 노동민주당 등이 모두 참여했다. 또한 휴전 협정 이후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던 반파시즘 분위기가 이탈리아 사회 전반으로 펴져 나가 수많은 시민들이 게릴라전을 펼치며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했다.

1945년 4월,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자 무솔리니는 북쪽으로 도주하려 하였으나, 결국 파르티잔들에게 잡혀 처형되었다.(소개글 발췌)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는 1943년 9월부터 1945년 4월 사이 레지스탕스 활동에 나섰던 이들이 사형을 선고 받고 죽기 직전 남긴 마지막 편지들을 모은 것이다. 편지를 쓴 사람들의 간단한 약력과 함께 그들이 주로 가족들에게 남긴 편지가 소개되는 형식이다. 대부분 신에게 몸을 맡기고 자신을 처형시키는 사람들에 대한 용서,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절절하게 글로 표현된다.

한국도 독립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바친 수 많은 무명 운동가들이 있지만 이런 역사적인 유산이 별로 남지 않았고 오히려 친일파들이 득세해 잘 먹고 잘 사는 현신을 매우 씁쓸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이탈리아의 레지스탕스가 죽음을 맞기 직전에 남긴 마지막 편지로, 절박한 상황에서 마음을 정리하는 유서다.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그들의 마지막 말은 다시 한 번 삶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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