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 청목 스테디북스 15
심훈 지음 / 청목(청목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심훈 선생님의 상록수를 드디어 완독했다. 농촌계몽소설로 주인공 박동혁과 채영신의 헌신적인 노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고 널리 읽힌 소설이다. 저자는 1934년 [상록수]가 동아일보에 당선, 본격적으로 작가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하지만 아쉽게도 2년 뒤 장티푸스에 걸려서 요절에 가까운 나이로 사망하게 된다.  

이 책이 심훈 작가에 의해 당진군 송악면 부곡리 필경사에서씌여질 무렵 농촌의 상황은 그야말로 열악했다. 일제가 중국 침략을 위해 조선을 병참기지화하며 농산물 수탈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인데, 농촌은 당시 거의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상태였다. 바로 이때 심훈은 자신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부곡리에서 이 책을 저술했다.

가난한 농촌의 현실을 배경으로 한 [상록수]는 애향심과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계몽주의 문학의 전형을 이루지만 살짝 비판적인 시선도 있다. 뒷장의 작품해설에도 이러한 의견이 수록되었는데 잠깐 살펴보자면,

˝그러나 심훈의 [상록수]가 모든 면에 있어서 완벽한 작품인가 하는점에는 다소 회의를 갖게 한다. 그 하나는 주인공의 설정에 있어서, 박동혁의 우월의식과 채영신의 순교자적 죽음이 보다 영웅주의적 차원에서 다루어졌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당시 농촌과 농민 사이에 내재하고 있는 문제를 보다 정확하게 파헤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작가의 설득만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박동혁과 채영신이 영웅주의자적이고 순교자적 행동은 당시 모든 사람들이 계몽자의 인식을 보통사람과는 다른 차원에서 보아왔던 까닭에서였을 것이다. 농촌 계몽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은 모두 지식인층에 해당되는 인텔리 계급이었으므로 그들을 선구자적 관점에서본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하겠다. 

그리고 농촌의 실상과 농민의 생활상의모순을 구조적으로 파헤치지 못한 것은 일제의 탄압을 염두에 두었기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러한 구성상의 문제가 상록수를 문학사적 평가에서 상당히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남는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구성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읽어볼만한 소설이다. 특히 주인공 채영신의 순교자적인 태도와 박동혁의 투박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목표를 이뤄나가는 과정은 상당히 감동적이다. 일부 민폐형 캐릭터들로 인해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하지만 둘의 러브스토리도 상당히 숭고하다. 왜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힌 소설인지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소설에서 박동혁이 주로 사용한 구호를 올려본다.

- 갱생의 광명은 농촌으로부터!
- 아는 것이 힘, 배워야 산다.
- 우리의 가장 큰 적은 무지다.
- 일하기 싫은 사람은 먹지도 말라!
- 우리를 살릴 사람은 결국 우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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