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남자 Medusa Collection 2
로랑 테리 지음, 한정석 옮김 / 시작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이사를 하고 책장을 정리하면서 소위 말하는 장르문학의 소설을 은근히 많이 구입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눈으로 확인했다. 큰 책장 나를 가득 채우고 다른 책장까지 사용해야됐다. 최근 몇 년동안 장르소설 구입을 자제하고 궁금한 책들은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쌓아놨던 소설들을 클리어하기로 했다. 결심을 하고 나서 첫번째로 선택한 소설이다.

2008년 프랑스 제 1회 블로거문학상 수상작품인데 이후 블로거 문학상이 없는걸로 봐서 최초와 최후의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쥔 소설로 보인다. 아울러 저자인 로랑 테리도 이 소설이 데뷔작인데 이후 한국에서 발간된 소설은 없기 때문에 나름 유니크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프랑스 작가이지만 소설은 미국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나 소설중 어디선가 많이 봤던 플롯 구조의 작품이다. [트루먼 쇼]의 장르문학 버전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영화와 같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주인공 존 헬링은 정보통신 대기업의 중역으로 가끔 어린 시절과 관련된 악몽을 꾸며 심한 두통에 시달린다. 어느 날 우연히 TV에서 방영하는 아이큐 테스트를 따라 해본 그는 자신의 아이큐가 터무니없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테스트를 해본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아이큐가 163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놀라움보다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헬링은 아버지를 찾아가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물어보지만 별 소득을 얻지 못한다.

한편 그가 자신의 능력과 과거에 대해 알아보려는 시도를 하는 순간, 정부 정보기관에는 비상이 걸린다. 그의 모든 전화가 도청되며, 개인 이메일까지 해킹당한다. 며칠 후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그에게 갑작스레 아버지가 회사로 방문한다. 그가 아버지에게 들은 말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황당한 내용뿐이었다. 자신은 진짜 아버지가 아니었으며, 실험 대상이었던 주인공의 감시자였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양심의 가책 그리고 그동안 쌓인 애틋한 감정으로 인해 그에게 고백하게 되었다는 말을 하며 최대한 빨리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가빈는 경고와 함께, 미안하다라는 말만 남긴 채 사라진다. 그리고 얼마 후 아버지는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소설의 내용은 과거 소련과 미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냉전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CIA에서는 여러 가지 시도가 행해졌다. 군사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비밀스런 실험이 진행되기도 했는데, 소설 속에서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도 자행되었다. 인간이 가진 여러 능력들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군대에 적용하려는 계획이었다. 존 헬링은 그런 실험의 성공적인 결과였지만, 냉전의 종식과 함께 국가 기관은 윤리적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거의 사실들을 철저히 은폐해온다. 그 과정에서 헬링은 어렸을 때부터 주기적으로 전기자극을 통해 기억을 세척당했으며, 철저히 감시되었던 것이다.

기억은 사라졌지만, 남은 기록들을 하나씩 찾아내며 진실에 다가가던 헬링은 더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그가 맞닥뜨린 출생의 비밀은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아니 혼자만 알아서는 안 될 가공할 사실이었다. 정부기관이 주도해온 비밀스런 실험의 결과들은 이제 제약회사와 유전자 변형식품을 생산하는 회사에 제공되어 권력자들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주고 있었다. 그는 비윤리적인 정부기관의 수장을 상대로 싸움을 시작한다. 힘없는 한 개인으로서 그가 선택한 것은 언론이었다. 그는 〈뉴욕타임스〉 기자를 설득해 모든 것을 폭로할 준비를 한다.˝

소설의 밀도가 좀 약해서 긴장감이 덜한 느낌이지만 그런대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편이다. 영미,럽권의 장르문학을 소개하는「메두사 컬렉션」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으로 이후 소설들도 몇 권 구입한것 같은데 천천히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잘만 다듬어준다면 영화로 만들기에도 나쁘지 않은 스토리 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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