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을 위한 책 - 펫로스, 남겨진 슬픔을 갈무리하는 법, 세종도서 선정작
이학범 지음, 김건종 감수 / 포르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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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개를 기르는 친한 후배가 있다. 이 친구도 원래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다가 우연한 기회에 입양을 해서 세 마리의 개를 애지중지하며 키우고 있었는데 얼마 전 그중 한 마리(차마 사람처럼 쓰기는 아직...)가 세상을 떠났다. 무척 마음이 아팠을 그 친구에게 적당한 책을 주려고 롤랑 바르트의 [애도일기]와 김형경 작가의 [좋은 이별]이라는 책을 먼저 읽어봤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떠나 보낸 사람들에게는 그닥 어울리지 않아 패스했다.

그러던 중, 딱 그 친구에게 선물해줄만한 책이 눈에 띄였다. 제목부터 목적이 분명한 바로 이 책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을 위한 책]인데, 반려견을 기르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지만 나 같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볼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냥 동물일뿐인데 왜 저렇게 유난을 떠는가 속으로 생각했던 마음이 살짝 부끄러워졌다.

역지사지해보면 나한테 소중하지 않다고 다른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것들을 폄하하는건 절대 옳지 않은 행동임이 분명하다. 서로 교감을 나누며 거의 십여년간 동고동락했던 반려동물을 다시는 못 만나게 된다면 당사자들은 정말 힘들것 같다. 심지어 자살을 고려할 정도라니 얼마나 고통스러운일이겠는가! 이 책을 읽고 나서 적어도 그 분들의 마음에 완전공감까지는 못하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저자는 현직 수의사로 반려묘를 키우는분이다. 수의사로 일하며 많은 반려동물을 보냈던 경험을 이 책에 녹여냈다. 아울러 정신과 전문의가 공저로 펫로스(반려동물을 먼저 보낸 사람들이 겪게 되는 슬픔을 총칭함)를 경험한 사람들이나 향후 닥친 사람들에게 상실의 아픔을 달래주는데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건넨다.

죽음에 대한 세계적인 권위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여사는 죽음을 받아들이는데 5단계의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1단계 부정, 2단계 분노, 3단계 타협, 4단계 우울 이러한 단계를 거쳐 마지막 5단계의 수용에 이르게 된다고 하는데, 펫로스를 겪은 사람들도 동일한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사람들마다 수용까지 시간의 편차가 있듯이 펫로스도 비슷하다고 하는데 이 책을 통해 좀더 의연하게 슬픔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반려동물과 관런해 다소 생소한 단어들을 접했는데 장묘시설, 동물 안락사, 메모리얼 스톤 등 여러가지 방법과 개체가 있다는걸 배웠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아직 반려동물 사체를 땅에 묻는 것은 불법임에도 수많은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을 땅에 묻는다고 하던데 그런분들에게도 가이드로 도움이 될만하다. 위에 언급된 후배를 만나게 되면 이 책을 꼭 권해봐야겠다. 아니 선물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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