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과 인간의 역사 -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애증관계
베른트브루너 지음, 김보경 옮김 / 생각의나무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베르너 헤어조크의 충격적인 다큐 [그리즐리 맨]을 보고 오래전에 구입한 이 책이 떠올랐다. 아쉽게 도산한 출판사인 생각의 나무에서 땡처리 형식으로 구입했던 책인데 인상적인 표지가 바로 생각나더라는....(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전에는 할인행사에서 많은 득템을 했지만 정가제는 왜 계속 시행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에서도 그리즐리맨 주인공의 에피소드가 언급된다. 곰에 푹 빠진 남자가 자기는 곰을 이해할 수 있다며, 그리즐리 베어와 같이 살아가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갈기갈기 찢겨서 죽은 뒤 먹히는 이야기다. 참, 무모하고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였다.

우리나라의 시조인 단군왕검의 어머니도 한때 곰이셨고 이름도 웅녀다. 곰은 지금은 동물원이나 아니면 지리산 깊숙한곳에 살고 있는 반달곰을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한때 인간과 매우 가깝게 살았던 동물이다. 전 세계의 설화나 신화에 곰과 관련된 일화가 많은걸 보면 곰이 인간에게 어떤 존재라는걸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다.

저자는 독일의 논픽션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로 100여 점의 희귀 도판과 역사적 자료, 그리고 저자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과 곰의 오랜 관계를 책에소 조명한다. 삽화와 곰에 관한 각종 자료를 보는 즐거움이 있었지만 번역에 좀 문제가 있어서 읽기 좀 힘들었다. 예를 들어 이런 문장은 뭘 말하는지 알겠지만 너무나 매끄럽지 않아 보인다.

˝오늘날 대다수 사람들은 이제 곰과 함께 사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것이다. 곰이 인간에게 접근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인간에게 나타난다는 사실은 인간의 목숨 혹은 그의소유물에 대한 위협이거나 아니면 당시 곰의 기분에, 아니면 둘 다에 해당된다고 흔히 이해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영화 그리즐리맨에서 알 수 있듯이 곰과의 거리를 통해 서로 존중하는 관계를 유지하자는 메세지를 전달한다.

˝인간의 특성을 곰에게 투영시키는 경향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공통된 것이며, 그 이유를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다. … 하지만 이런 친밀감은 양날의 칼처럼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인간과 곰의 동일성에 대한 생각은 곰을 소중하게 생각하도록 할 수 있는 반면, 곰이 어떤 동물인지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위해서는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에필로그」에서, 29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