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들의 계곡 - 고대 이집트로 들어가는 문
오토 노이바트 지음, 이규조 옮김 / 일빛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어렸을때 실리이만이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읽고 트로이 발굴을 염원해 결국 이뤄냈다는 글을(실제 사실과 좀 다르다는건 나중에 알았다) 읽고 고고학자를 꿈꿨다. 대학 진학시 사학과를 목표로 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접고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역사 그중 특히 고고학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몇 년마다 그쪽 방면의 책들을 주기적으로 읽어주면 아쉬움을 달래곤 해줬는데 올해 역사책들이 땡기기 시작해 한권씩 읽어보기로 했다.

오래 전 구입해서 재미있게 읽었던 이 책이 기억나서 창고를 뒤져서 찾아냈다. 고대 이집트 역사를 한 권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으로 중요한 고고학적 발견과 함께 이집트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훑어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선원으로 지중해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가 전문적인 고고학 해설자가 된 독일인 오토 노이바트로 쉽게, 피라미드는 고왕국 시대를, 신전은 중왕국 시대를, 왕들의 계곡은 신왕국 시대를 대표하는 식으로 구성하여 이 책을 서술했다. 무엇보다 어렵지 않게 씌여졌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역사의 기본소양서다.

고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투탕카멘왕의 무덤 발굴에 대한 이야기가 비교적 자세하게 실려있다. 하워드 카터가 1922년 투탕카멘의 무덤을 3000년만에 찾아낸 순간부터, 발굴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본인이 직접 카이로 박물관 연구 객원으로 참가한 경험담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중요한 발굴물들에 대한 삽화와 간단한 이집트 왕조의 계보 그리고 오랫동안 밝혀지지 않은 이집트 문자의 해독 과정도 일목요연하게 그려진다. 이집트의 종교는 죽음을 매우 신성시여겼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는 피라미드와 여러 왕들의 무덤의 부장품들로 그 오래 전 역사적인 장면을 상상할 수 있다. 역시 과거는 현재에게 미래를 제시하는 과정임은 분명한것 같다.

책속에서 프롤레타리아의 기원을 알 수 있었던건 의외의 소득이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신관의 명령을 어기거나 교리에행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고문형이나 사형에 처해졌다. 이해서 죄인이 된 사람들도 채석장 인부로 동원됐다. 그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일했다.
사막 한가운데 있는 채석장 주위에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는나무 한 그루도 없었다. 고대 이집트에서 이미 하층 계급을 표현하는 데 프롤레타리아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들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하고 전혀 교육받지 못한 상태에서 신의 이름으로 착취당했다. 석공이나 조각가 같은 전문가들은 그래도 좀 나은 대우를 받았다.˝

아울러 역자는 이 책을 이렇게 규정짓고 있으니 읽어보시고 관심이 있다면 일독해보시기를 권해드린다.

˝왕들의 계곡은 고고학에 관한 전문 서적은 아니다. 고대 이집트 역사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가볍게읽을 수 있도록 쓴 책이다. 이 책의 한국어판에 일빛 출판사가붙인 고대 이집트로 들어가는 문이란 부제는 그래서 가장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독자는 왕들의 계곡을 통해 피라미드, 스핑크스, 미라 등이 말해 주는 이집트 고대사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그 수수께끼의 일부를 풀기까지 고고학자들이 쏟은 노고와 어느 시기, 어느 사회에나 있는 권력과 애욕의 에피소드, 흥망성쇠의 드라마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수수께끼의 일부라고 표현한 것은 많은 수수께끼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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