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에 출간된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책의 원제가 [아이들의 이야기]이고 동화에 가까운 문체지만 아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심오한 내용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지만 그런 제목을 달고 있는 이유를 역자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기이하거나 지나치게 과장된 캐릭터라서 마치 동화 속 주인공처럼 비현실적인 인물들로 비치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말한다.지구가 정말 둥근지 확인해보려고 직진하려는 남자, 책상을 사진이라고 바꿔 부르며 모든 사물을 자기만 부르는 이름으로 바꿔서 부르는 남자, 혼자 발명에 전념하는 남자, 요도크라는 사람 이야기를 하다가 이 세상 모든 사물을 요도크라고 부르는 할아버지, 열차 시간표를 전부 외우지만 기차는 결코 타지 않는 사람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2018년 12월 31일에 새로운 일러스트와 함께 위즈덤하우스에서 재출간했다. 스위스의 국민작가인 작가 페터 빅셀의 대표적인 소설집으로 산업화에 따른 현대인의 소외와 상실을 모두 일곱 단편을 수록했다. 이후 30년 이상이 지난 현재 우리는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세상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인테넷으로 고립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모두 연결되는 시대에 사는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루 종일 스마트 폰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메세지를 교환해도 우리는 오히려 과거보다 더욱 언어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며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지하철을 타고 둘러보면 고개를 숙인채 스마트폰에 집중해서 기계와 소통중인 사람들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심지어 나이 드신분들 조차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 원하는 정보만 습득하고 확증편향에 빠져 올바른 노년의 삶을 보내고 있지 못하는 사람들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외로운 현대인들의 사고 방식을 우화적인 수법으로 표현하고 위로하는 자세를 볼 수 있다.빅셀의 언어는 아주 단순하고 소박하다. 책상은 책상인데 사진이라고 부르며 고립에 빠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세상의 기준에 맞춰 고립된 삶을 살지 말고 세상으로 나올것을 말해준다. 특히 은퇴 이후 외로움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나이든 남성이 주인공이라는 점은 고집 세고 편협한 노인이라는 냉소적 시각이 아닌 인간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자는 작가의 사명감을 보여준다. 읽어볼만한 단편소설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