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씨의 입문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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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니 드비토- 이게 무슨 뜻이지 생각하며 이야기 속에 발을 담금과 동시에 새까맣게 잊고 있다가 맨 마지막 장에서야 아하.. 사라지지 않는 부스러기 같은 존재로 떠돌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 남자를 다시 만나고자 일평생 그에게 붙어 있던 원령이 결국 마지막 순간에 원한 건, 그가 말끔히 사라지기를.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기를.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기를.
․ 낙하하다 - 관성적인 외로움. 떨어지고 있는 것인지 상승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빠져 나와지지 않는 그 영원하고도 고독한 나락에 대한 두려움.
․ 옹기전- 옹기가 나온다. 말하는 항아리라니.. 으스스 무섭다. 난 공포물은 별론데.. 게다가 물질인 척 하는 이 옹기는 인간의 형상을 닮아간다. 사람들은 자꾸 이 옹기를 묻으려한다. 이 놈의 세상에서 그나마 사라지지 말아야 하는 그것. 어제도 묻고 오늘도 묻고 내일도 묻고. 이렇게 묻고도 세상은 멀쩡하다. 그렇게 독 터지는 소리는 계속된다.
․ 묘씨생 - 다섯 번 죽고 살아난 고양이 몸의 이야기. 인간과 길고양이의 와의 경계가 모호하다. 묘-하고 우는 몸의 울음소리가 머리 속에서 계속 울린다. 끝나지 않는 생에 대한 두려움. 사노 요코의 <백만번 산 고양이>가 자꾸 오버랩 되며, 비루하게 반복되는 지루한 그 생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을 몸에게 알려주고 싶다. 디디의 우산과 뼈도둑의 그것.
․ 디디의 우산 - 디디가 돌려주지 못한 도도의 우산. 도도는 기억도 하지 못하는 디디의 마음의 빚.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베풀 수 있는 그것, 디디에겐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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