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당 (무선) - 개정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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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덮고 나서 사흘 동안 책장에 넣지 못하고 어딜가든 계속 가지고 다녔다. 그 말로만 듣던. ‘이건뭐지파’에 나도 합류. 나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들 간의 불통, 위로가 되어줄 가족 간엔 더더욱 불통, 알콜의존, 재기와 실패,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그 불운들. 그래 순탄치 않았다던 카버의 삶이 이렇게 묻어난 작품이군 하며 처음엔 방관적으로 읽었으나, 이건 나에게도 누구에게도 닥칠 뭣같은 인생, 남도 내게 상관 않고, 나도 남에게 상관치않을 그런 불운들. 기차에 앉아 밖을 내다볼 때, 창밖 세상들은 나와 동떨어진 채로 쌩쌩 지나가듯, 창 밖 세상 사람들에게는 나또한 지나가는 기차 한 칸에 지나지 않음을 떠올리니 다시금 냉랭해 진다.

나에게 분명히 ‘또’다시 불어닥칠 그 서슬퍼런 단절감에 대하여 다음 번 불운에는 당당하게 맞서게 해줄 수 있는 그 small good thing을 만날 수 있기를. 스스로 찾을 수 있기를. 타인에게 베풀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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