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일요일은 정당하게 늦잠자는 날.
최대한 늦게늦게늦게까지 침대에서 뭉그적거리며 이 책을 넘기는게 게으른 일요일의 시작이다. 짧지만 큰 행복.

독서하는 여인이 등장하는 그림 몇편과 그와 잘 어우러진 독서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몇편 읽으며, 잠이 덜깬 몽롱한 상태에서 조용한 미술관에 또깍거리며 걷다멈춰 해박한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곧바로 들리는 소리. ˝엄마! 이제 놀아줘요!˝ -_-#

찗지만 매주 아침마다 접하게 되는 이름 모를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매력은 상당하다. (처음 알게된 작가들이 훨씬 많았다. 괜히 무식쟁이가 아니지. ) 그 중에 알게된 유명 사진가 앙드레 케르테츠. 그의 흑백의 세계를 내게 열어준 것만으로 이 책에 감사.

독서에 대한 다양한 정의들. 이 무식쟁이에겐 현란하다.

가장 편안하고 자유롭게 느껴졌던 두 작품.
장 자크 에네르(1829-1905)의 책 읽는 여자.
페테르 세베린 크로이어(1851-1909)의 장미가 핀 정원.

감동의 파동에도 불구하고 애석하게도 이 두 미술가의 이름은 나의 뇌에 저장불가. 그냥 감동만 저장하기로.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발견한 사실. 이 두 그림이 커버바로 안쪽에 있는 앞뒤 면지에 각각 크게 실려있다. ㅋ 이 평범하기 그지없는 미술감각.

암튼 이 유쾌한 고립행위는 항상 똥강아지의 개입으로 금방 끝이 난다.

케르테츠의 사진에서는 세계의 모든 장소에서 가능한 상황이나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책은 읽혀진다는 것이 드러난다. ...... 독서를 위해서 그리고 독서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를 주변 세계와 격리시키는 것처럼 고독한 대중 속에서 그는 내면으로 침잠해가는 개인이고 외면을 향한 소비자 무리에서 내면으로 시선을 돌린 게으름뱅이다.

인간은 다시금 자신과 관계를 맺고 육체가 휴식을 취하도록 놔두고 자기 자신을 세상 사람이 도달할수 없는 존재로 만든다. -알베르토 망구엘<독서의 역사>

p. 47 독서는 유쾌한 고립 행위다.

p. 256
통일 국가가 참아내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책을 읽는 국민. 책을 읽는 사람은 깊이 생각을 하게 되고, 깊이 생각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독자적 생각을 갖게 된다. 자신의 독자적 생각을 가진 사람은 대열에서 벗어나고, 대열에서 벗어나는 자는 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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