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저녁 풍경. 차갑고 아름답다.
한때는 저 차가움 속으로 들어가는 게 낯설고 외로웠는데, 이제는 그 차가움이 평온하다. 차가워서 아름답다.

으따.. 등따시고 배부른 갑다. 아직 고단한 일터의 노동자들에게 브루주아적 낭만이라 질타받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어쩔수 없어요. 아름다운걸.

휘황찬란 네온사인 아래서 미친년처럼 놀고난 뒤 몰려오는 허망감과 딛고 있는 거대한 콘크리트의 양감에 압도되어 숨막히던 때가 있었다. 돌이켜보니 이 도시를 핑계로 내 스스로 배운 내 욕망이고 내 결핍이었다. 유령의 실체를 알고나니 그제서야 가위가 스르르 풀리고 편안해진 것 같다.

그래. 그동안 억울했겠다 도시. 그래서 내게 차가웠던거니.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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