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돼가? 무엇이든 -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이경미 첫 번째 에세이
이경미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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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의 재미난 입담글담에 빠져 키키대다 나도 엄마아빠께 짧은 톡 하나를 투척해 보았다.

“엄마아빠! 늙으면 좋은 점이 뭐가 있어요?”

후에 불어닥칠 파장은 생각지도 못한 채, 조만간 도착해있을 엄빠의 재치있는 답을 기대하며 휴대폰을 침대위에 휙 던져 놓고 아들 봉봉이랑 식탁에서 옴뇸뇸뇸 웁쬽쬽쫍 열렬하게 저녁식사를 하던 중. 일 년에 두 번 울릴까말까 하는 집전화가 요란하게 울린다. 저거 분명 광고전환데 안받자니 넘나 시끄러워. 수화기를 들었다 바로 놓으려는 찰나. 많이 듣던 목소리.
무식아!! 무식아!!! 고래고래.
왜 소리를 지르고 난리세용.
입속에 밥을 한가득 물고 쩝쩝대며 말했다.
아니. 왜 전화를 계속해도 받지를 않아!!!! 이상한 문자 하나 띡 보내놓고오!!!! 걱정했잖아아!!! 울음반섞인 소리.
아뉘.. 아빠가 평소에 지하철도 꽁짜. 문화재 입장 꽁짜. 이런거 좋다고 했자나.. 난 그런 가벼운 얘기가 듣고싶어서 재미로 보낸거지.
머쓱해 하며 집전화를 끊고 그제사 침대에 팽개쳐논 휴대폰을 열어보니.. 답톡이 주르륵주르륵

- 아들딸이 행복하면 걱정이 없지.
- 좋아! 우린 행복해!
- 근데 왜 벌써 노인이 되는 걸 생각하니? (여기서 부터 뭔가 걱정이 시작되심 -_-)
- 지금 바쁘게 사는게 더 좋은데. (지금의 내가 싫다고는 안했는데..)
- 지금 할 일이 있어야 좋은거야!! (작년에 내맘대로 휴직한거 탐탁치 않아하셨는데, 올해 때려칠까봐 걱정이 커지심)
- 지금이 좋은 때야!! (이쯤되면 막 강요 )
- 엄빤 무조건 내리사랑이야! (이젠 당근효과, 사랑 등장)
- 너두 무조건 봉봉이(말안듣는 내 아들) 사랑이잖아! (최후의 수단으로 손자 들이밀기 )

그리곤 안되겠다 싶으셨는지 부재중 전화4통 ..

그래. 맞다.
우리엄마는 장난이 영 안통했다. 장난한마디 했다가 갑분싸. 그에 대한 피드백으로 연설(잔소리) 30분연속재생 되곤 했었지. 그래. 그걸 잊었네 내가. 그래도 아빠의 유머센스는 좀 믿었는데..
아빠도 늙으시니 감이 떨어지셨는지 카톡에선 묵묵부답이시더니. 통화할 땐 엄마 목소리 뒤편으로 머라머라 모기소리로 엄마편을 드신다.

이경미감독님의 부모님은 센스가 대단하신 거였다.

할아버지할머니 되신, 센스없는 우리엄마아빠.
아이고 어쩌지.
어쩌긴어째. 사랑하지요 ❤️
(흠흠. 결말은 훈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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